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총선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지난 21일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비례대표 투표용지 6장을 건네준 '제보자'는 개표 참관인 이 아무개씨라는 주장이 28일 나왔다.
민 의원은 한 제보자로부터 문제의 투표용지를 건네받았으며, 제보자는 자신이 경기 구리시 투표소의 개표참관인이라고 밝혔다. 투표용지는 자신이 직접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라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칭 '제보자' 이씨와 함께 "이른바 '구리시 투표용지 6장 탈취 사건'의 전모를 밝히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름을 밝히지않은 이씨는 개표 참관인으로서 개표 과정을 지켜보던 중 현장에서 색깔이 다른 투표 용지를 발견하고 선관위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제보한 추가 의혹 증거 중 하나가 해당 무표용지였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4월15일 오후 5시쯤 구리체육관에서 개표참관인으로 참석했다"며 "오후 10시쯤 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에서 두 가지 색으로 된 투표용지가 나온 걸 발견하고 경찰에 '개표중지' 소리를 지르고 (경찰에)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선관위 직원들의 제지로 경찰이 쫓겨났고, 구리시 선관위원장에게 직접 확인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구리시의)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의 (투표용지) 색이 확연히 달랐다"면서 "선관위원은 '인쇄소가 달라 용지 색이 다를 수 있다'고 답해서 내가 (다시)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투표용지를 건네준 사람의 신원에 대해 "개표사무원쯤 되는 사람이었다"며 "나이는 50대 중반쯤이고 남성이었다"고만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투표 용지 반출 행위에 대해 "대의적 차원에서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결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나로 인해 민 의원 등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목격하고, 내가 발표를 하는 게 낫지 않겠나 해서 공개한 것"이라고 이날 민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행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자신이 정당 추천으로 투표 참관인으로 선정됐다면서도 어느 당 추천인지에 대해서는 "당에 누가 될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지난 21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에 대해 "공익제보자는 보호하게 돼있어서 신원(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의 투표용지가 구리시 선관위에서 분실된 것이라면서 민 의원에게 전달된 경위와 과련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의정부지검에서 현재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