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 대표 겸 방송인 홍영기가 '갓트' 공동구매 사기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사업 파트너가 갓트와 사적 관계가 얽혀있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는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일 홍영기는 다이어트 보조제 '갓트' 공동구매 사기 논란에 대해 "갓트 상표 출원인에 밀크터치로 동업 중인 이○○, 이△△ 대표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홍영기 해명 글을 요약하면 이렇다.
1. 홍영기는 올리브인터내셔널 이○○, 이△△ 대표와 뷰티 브랜드 '밀크터치'로 동업 관계에 있다.
2. 이△△ 대표는 2019년 10월 '갓트' 상표권을 출원했다.
3. 성분에디터 기○○ 대표가 다이어트 보조제 제품을 출시하며 '갓트' 상표권을 요구했다.
4. 평소 친분이 있던 이△△ 대표는 기○○ 대표 제안을 수락했다.
5. 이△△ 대표는 '갓트' 상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지분은 없다.
6. 홍영기는 '올리브인터내셔널'과 '성분에디터'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걸 알지 못했다.
7. 홍영기는 '밀크터치'에만 관여하고 있다.
이를 본 팬들은 "언니를 믿고 있었어요", "누구나 실수는 해요", "이렇게 깔끔한 해명문은 처음 봐요",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 부탁해요"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그는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를 내돈내산으로 홍보하고 공동구매를 진행, 수천만 원대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워○○' 채용 공고 캡처>
<밀크터치 상표권 / 특허청>
홍영기는 “난 몰랐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먼저 이△△ 대표와 기○○ 대표의 관계다. 두 사람은 2012년 10월 화장품 도매업 '워○○' 창업 관련 기사에 나왔다. 당시 이△△은 대표로, 기○○은 팀장으로 소개됐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16년 10월, 기○○ 대표는 상품 종합 도매업 '성분에디터'를 설립, 상표권은 이△△ 대표가 출원했다. 그는 2018년 7월에도 '워○○' 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밀크터치 상표권>
여기서 이○○ 대표가 등장한다. 이○○ 대표는 2018년 11월 화장품 도매업 '올리브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홍영기는 2019년 4월 이○○, 이△△ 대표와 함께 올리브인터내셔널에서 뷰티 브랜드 '밀크터치'를 론칭했다. '밀크터치' 상표권은 홍영기와 이△△ 대표가 보유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성분에디터' 후기 글>
<성분에디터 '갓트' 후기 글>
홍영기와 기○○ 대표는 2019년 8월부터 얽혀 있었다. 한 소비자가 '성분에디터'에서 판매 중인 에센스 제품을 주문했는데 '밀크터치' 박스에 포장돼 왔다는 후기 글을 올렸다. 이와 같은 후기 글은 홍영기가 '갓트' 공동구매를 시작하기 전인 2020년 5월 31일에도 올라왔다.
<밀크터치 / 성분에디터>
이뿐만이 아니다. 홍영기는 2020년 2월 밀크터치에서 자체 제작한 '안티코로나 핸드 클리너(손 세정제)'를 출시했다. 상품 설명에는 '에탄올 62%'라고 적혀 있었다. 이후 이 제품은 '성분에디터'에서도 같은 제품명으로 판매됐다. 역시나 '에탄올 62%'였다.
<갓트 인스타그램>
<홍영기 인스타그램>
<갓트 상표권 / 특허청>
이제 '갓트' 사건이 시작된다. 기○○ 대표는 2020년 2월 13일 성분에디터 '갓트'를 출시했고 홍영기는 2020년 2월 28일 다이어트 보조제 리뷰 콘텐츠를 시작했다. 이중 가장 좋은 제품을 골라 공동구매를 진행하겠다는 취지였다. '갓트' 상표권은 이○○, 이△△ 대표 소유다.
<홍영기 인스타그램 히스토리>
홍영기는 2020년 3월부터 5월 말까지 약 2개월간 10여 개의 제품 리뷰를 진행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히스토리에 남아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 관련 글은 79개다. 이중 '갓트'를 언급한 글은 40개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갓트'가 아닌 다른 제품을 먹고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다.
홍영기가 다이어트 보조제 리뷰 콘텐츠를 한참 진행하고 하고 있던 2020년 4월, 기○○ 대표는 카카오 스토리(공동구매)에서 '밀크터치' 제품을 두 차례 판매했다. 홍영기는 '밀크터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고 해명하면서도 기○○ 대표를 '옆 사무실 대표님'으로 표현했다.
홍영기는 2020년 6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갓트' 1차 공동구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3분 만에 완판. 홍영기는 1억 원대 매출을 올렸고 수익 또한 배분 받았다. 이후 2020년 8월 3일 2차 공구를 진행해 수천만 원을 챙겼다.
<홍영기가 올린 해명 글>
홍영기는 해명 글에서 자신은 밀크터치에만 관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밀크터치 상표권은 자신과 이△△ 대표가, 화장품책임판매업은 올리브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다며 성분에디터와 선을 그었다. 성분에디터 상표권은 이△△에게 있지만 화장품책임판매업은 본사에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올리브인터내셔널 자사 브랜드 '변지점프를 하다', '로이트', '라이프글램' 유통전문판매원은 '가○○○○'에 있다는 추가 설명과 함께 "난 이런 내용들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이로 인해 오해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가○○○○가 쿠팡에서 판매 중인 밀크터치, 성분에디터 제품>
<가○○○○에서 운영 중인 쇼핑몰 커○○ 고객센터 번호>
그러나 '가○○○○'는 옥션, 쿠팡, 위메프 등 각종 소셜 커머스에서 밀크터치뿐만 아니라 성분에디터 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 해외 쇼핑 사이트에 등록된 밀크터치 고객센터 번호는 '가○○○○'에서 운영 중인 쇼핑몰 '커○○'과 동일했다.
홍영기와 이△△, 이○○, 기○○ 대표, 그리고 올리브인터내셔널, 밀크터치, 성분에디터는 얽히고 설켜 있다. 서로 공통된 분모는 공동구매를 주력으로 하는 사업가라는 것이다. 이 모든 관계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홍영기가 위 내용도 인지하지 못했다면 밀크터치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말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신이 운영 중인 브랜드임에도 불구, 유통이나 마케팅적인 부분은 모른 채 카메라 앞에서 제품을 들고 사진만 찍었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올리브인터내셔널, 밀크터치, 성분에디터 사업장 주소지는 서울 중구 한강대로 416 서울스퀘어 14층으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