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속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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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속의 새


2014. 9. 28.

가루다(迦樓羅,garuda)


모습은 독수리와 비슷하고 날개는 봉황의 날개와 같다. 한번 날개를 펴면 360리나 펼쳐진다고 한다. 머리와 날개가 황금빛인 탓에 황금빛 날개라는 뜻의 새 수파르나(suparna)와 동일시하여 금시조(金翅鳥)라 부르며, 묘한 날개를 지녔다 해서 묘시조(妙翅鳥)라고도 한다. 사는 곳은 수미산 사해(四海)로 전해진다.

신화에 따르면 매일 뱀을 한마리씩 먹는데, 자신의 어머니를 속여 노예로 만든 뱀족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감로수를 구해 어머니를 구하고, 그 감로수를 다시 인드라신이 가져가게 하였다. 그 보답으로 인드라신은 뱀을 일상적인 음식으로 먹을 수 있게 해주었다. 또 창조신 비슈누의 탈것이 되어 주고 대신 불로불사의 새가 되었다고도 한다.

뱀뿐만 아니라 용도 잡아먹을 수 있어서 풍우를 그치게 하고 번개를 피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졌다. 불교에 수용된 이후에는 수명을 늘리는 능력이 더해졌고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신중의 하나가 되었다. 문수보살의 화신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데, 《지풍다라니경(止風陀羅尼經)》에 따르면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으며, 얼굴은 천신과 같고 입은 독수리 부리, 오른손에는 9두 4족, 왼손에는 3두 4족의 용을 잡은 채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또 《아사박사(阿娑縛沙)》에는 가릉빈가의 모습과 같고 부리가 있으며, 양손에 뱀을 잡고 양다리로는 뱀을 밟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우리나라의 신중탱화에도 이러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얼굴 형태는 독수리와 같고 용을 게걸스럽게 씹어먹고 있거나 손에 쥔 모습이 자주 나온다. 대개 사찰 벽화에 많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석굴암 전실에 있는 가루라상을 들 수 있다. 이 상은 왼손에 삼지창을 들고 있고 날개가 달려 있는 투구를 쓰고 있다.



피닉스(불사조,phoenix)


이집트 사람들은 기념비와, 돌로 만든 피라미드와, 미라를 통해서 영원을 추구하였다. 비록 훗날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피닉스를 신화화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고는 하지만, 영원히 죽지 않고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새에 대한 신화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곳은 이집트이다.
에르만은 헬리오폴리스의 신화에서 피닉스가 50년 혹은 그보다 더 긴 주기로 순환한다고 밝혀놓았다. 헤로도토스는 자신의 책 제2장 73절에서 이 전설의 초기 형태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회의를 표하고 있다.

"또 다른 종류의 신성한 새가 그곳에 살고 있었다. 나는 단지 그림으로만 그 새를 보았을 뿐이다. 그 새의 이름은 피닉스이다. 한마디로 그 새가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몹시 드물다. 헬리오폴리스의 사람들에 의하면 이 새는 500년에 단 한번, 그 새의 아비새가 죽었을 때 이집트에 나타난다고 한다. 만일 그림에 그려진 것이 사실이라면 피닉스의 형태와 크기는 어찌 보면 독수리와 비슷하다. 그리고 깃털은 황금색 아니면 진홍색을 띠고 있다. 그 새에 대해서 우리가 들은 이야기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믿기 어려웠지만 다시 하번 거론하고자 한다. 피닉스는 아비새의 시체를 아라비아에서 태양의 신전으로 옮길 때에 다음의 방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향료로 단단한 알을 만든다. 그 알의 무게는 그것이 가까스로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무거워야 한다. 알을 만든 다음에는 자신의 한계능력과 비교하기 위해서 알의 무게를 달아본다. 그런 다음에 알 속에 든 내용물을 끄집어내고 그곳에 아비새의 시체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다른 향료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 시체를 집어넣었을 때의 알의 무게와 원래의 알의 무게를 똑같게 만든다. 그런 다음 덮개를 덮는다. 그리고 알을 짊어지고 이집트에 있는 태양의 신전으로 운반한다. 이 이야기가 진실된 것이든 아니든, 내가 들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다."

500여 년 이후, 타키투스와 플리니우스는 이 엉뚱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반복하였다. 타키투스는, 오래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희미할 수밖에 없으나, 이 전설은 1,461년라는 피닉스의 수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였다('연대기', 제6장 28절). 그리고 플리니우스는 피닉스의 연대기에 대해서 제10권 2절에 이렇게 기록해놓았다.

"마닐리우스에 의하면 피닉스의 수명은 플라톤적인 개념에서의 1년이다. 플라톤적인 개념에서의 1년은 태양과 달, 그리고 다섯 개의 행성이 원위치로 돌아오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타키투스는 '웅변가들의 대화록'에서 이러한 플라톤적인 개념의 1년은 우리들이 사용하는 시간으로 환원하면 12,994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고대인들은 이와 같은 우주의 대순환이 이루어지면 우주의 역사는 행성들의 영향이 다시 반복됨에 따라서 세세한 면까지 똑같이 다시 반복된다고 믿었다. 덕분에 피닉스는 우주의 반영 혹은 이미지가 되었다. 대부분의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주는 불길 속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불길 속에서 탄생하고 그 과정은 처음도 끝도 없다고 가르쳤다. 시간의 흐름으로서의 1년의 피닉스의 생식에 대한 메커니즘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다. 헤로도토스는 알 이야기를 하였다.

플리니우스는 새끼를 이야기하였고, 4세기 말에 클라우디아누스 재 속에서 부활하는, 그리고 곧 자신의 후계자이자 시대의 증인인, 영원히 죽지 않는 새에 대한 송가를 지었다. 피닉스의 신화처럼 널리 알려져 있는 것도 드물 것이다. 다음에 열거하는 작가들은 모두 이 새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오비디우스('변신', 제15장), 단테("지옥편", 제24곡), 셰익스피어('헨리 8세', 5막 4장), 펠리세르('피닉스와 피닉스에 관한 자연사'), 케베도('에스파탸의 파르나소', 6), 밀턴('번민하는 삼손'의 결말부분) 등이 그들이다. 락탄티우스에게 바쳐진 "피닉스에 대해서"라는 라틴 시와 8세기 경에 지어진 이 시의 모방작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성암브로시우스와 예루살렘의 시리아쿠스는 피닉스를 육신의 부활의 증거로 여겼다.
플리니우스는 피닉스의 둥지와 재에서 추출하였다는 약으로 처방을 내린 의사들을 무척 비웃었다.



봉황(鳳凰)


봉황은 널리 알려진 새인데 원래는 조류 3백 60종의 수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중국의 신조다. 중국에서는 호랑이, 봉황(봉), 용, 거북이의 네 동물을 4령이라고 부르며 귀하게 여기고 있다. 이 4령은 나중에 4방위를 상징하는 사신이 되었으며 봉황 대신에 주작이 들어가게 된다.
봉황은 성인이 탄생할 때 세상에 나타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수컷을 '봉(鳳)'이라고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봉'이라는 한 글자만으로 이 새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황'이 더해져서 '봉황'이 되었다.

봉황은 사이좋게 오동나무에 살면서 예천(醴川:甘泉)을 마시고 대나무 열매를 먹는다. 5색의 깃털을 지니고, 울음소리는 5음(音)의 묘음(妙音)을 내며, 뭇 새의 왕으로서 귀하게 여기는 환상적인 영조(靈鳥)이다.
봉황은 종종 악기의 음과 관련지어져서 문헌에 나타난다. 아마도 그 지저귀는 소리가 악기의 음색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그럴 것이다. 또한 '봉의 율음으로 울며 황은 여음으로 운다'고 한다. 율음과 여음은 중국의 음율로 12음계 중에서 홀수는 율음이라고 하고 짝수는 여음이라고 한다. 이 두종류의 음계가 조화롭게 울리는 것처럼 암수 두 마리의 봉황이 다정하게 같이 우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과거 중국의 천자(天子)의 궁문(宮門)에 봉황을 장식하여 봉궐(鳳闕) ·봉문(鳳門)이라 하였고, 천자의 수레에 장식하여 봉거(鳳車) ·봉련(鳳輦) ·봉여(鳳輿)라고 한다. 그 밖에도 천자의 도읍인 장안(長安)을 봉성(鳳城), 궁중의 연못을 봉지(鳳池)라 하여 천자를 미화하는 상서로운 상징으로 여겼으며, 나아가서는 모든 경사스러운 일에 봉자(鳳字)를 썼다. 이를테면, 높은 벼슬을 봉경(鳳卿), 좋은 벗을 봉려(鳳侶), 아름다운 누(樓)를 봉루(鳳樓), 피리 등의 묘음을 봉음(鳳音)이라고 하는 등 봉자가 들어간 나쁜 말은 없다. 또한 평화로운 세상을 상징하여 봉황내의(鳳凰來儀)라는 말도 썼다.

봉황문(鳳凰文)은 봉황을 새긴 무늬를 말한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머리의 앞쪽은 수컷의 기린, 뒤쪽은 사슴, 목은 뱀, 꽁지는 물고기로, 용과 같은 비늘이 있고, 등은 귀갑(龜甲)과 같으며, 턱은 제비, 부리는 닭과 같다.”고 쓰여 있다. 이 설(說)에 나오는 것과 같은 새 ·짐승 ·물고기의 부분을 합친 모양의 봉황문은 유품(遺品)에는 보이지 않으나, 이 가운데 닭 ·뱀 ·용을 합치면 가장 일반적인 봉황의 모습이 될 것 같다. 이러한 봉황의 정형(定形)은 중국의 후한(後漢) 시대에 나타난다. 한국에도 불교와 함께 전래되어 예로부터 서상(瑞相)으로서 장식회화 등에 흔히 쓰인다.





주작(朱雀)


남쪽을 지킨다고 믿는 상징적인 동물이다. 주조라고도 하며 붉은 봉황이라고도 한다. 그 때문인지 형태는 봉황과 거의 비슷하다. 또는 주작의 모습에 공작과 비슷하며 은빛을 띄고 있어 불새라고도 불리며 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봉황이 왕을 상징하는 것과는 달리 재주를 수호를 담당으로 하는 새로 현자나 기술자 등 재주를 가진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4신중 심판을 담당하는 재판관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풍수용어(風水用語)로 사용된다. 이들 4신은 하늘의 사방(四方)을 지키는 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작은 남쪽의 수호신(守護神)이다. 남쪽에는 28수(宿) 중 정(井), 귀(鬼), 유(柳), 성(星), 장(張), 익(翼), 진(軫)의 7개 성좌(星座)가 있다.
그 형상은 시대마다 약간의 양식적인 변화는 있지만 현실과 상상의 동물이 복합된 봉황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무덤과 널의 앞쪽에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