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와 하켄크로이츠 철십자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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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와 하켄크로이츠 철십자 비교


2018. 4. 28.

일본 제국 군부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체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일본군을 상징하던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국들에게는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따라서 문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하켄크로이츠, 철십자와 욱일기는 자주 비교대상이 된다. 욱일기의 상징성을 하켄크로이츠와 철십자에 비유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나치는 자신들의 상징으로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였고, 전후 나치가 해산된 독일에서는 반나치법이 제정되면서 이와 관련된 상징 역시 함께 금기시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프로이센이 패한 후 등장한 나치는 출신부터가 근본 없는 이레귤러들이기도 한지라 전통적인 독일의 국가지도층들은 나치와 독일의 연관을 부정하고자 했던 것이다. 일본의 경우 2.26 사건 등을 통해 193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군부가 문민 정부를 밀어내고 권력을 잡아 급속도로 군국주의화, 파시즘화 되어 중일전쟁, 태평양전쟁(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나치가 정권을 잡고 전쟁으로 이어진 것과 비슷하지만, 독일과 다르게 기존의 기득권층이 군부의 요직을 차지하였고 전범 재판의 처벌이 나치 독일에 비해 약한 편이여서 이들 중 많은 수는 전후에도 계속 권력을 잡고 있는 등 차이가 있었다. 결과 독일과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반나치법과 같은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었고, 욱일기를 전후에도 금지하는 일 없이 계속 사용하는 차이가 발생했다. 전후 두 상징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는 있지만, 나치와 일본 군부의 경우 전쟁을 주도한 집단으로 2차세계대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등, 정치적,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일본의 욱일기와 하켄크로이츠는 제국주의, 2차세계대전과 이 때 벌어진 전쟁범죄등의 비슷한 상징성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동아시아에서의 주된 시각이다.

대정익찬기 역시 이러한 논란에 함께 언급되는데, 중국 및 한국등에서 욱일기가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거부하려는 넷 우익과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일빠들은 "욱일기는 단순한 군의 상징이며,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당의 깃발이니 전범기라고 칭할 수 있는 것은 도조 히데키가 소속된 대정익찬회의 깃발인 대정익찬기이다."라며 책임전가식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일본의 전쟁범죄와 제국주의적 행보는 대정익찬회 설립 이전부터 발생해왔고, 일본 제국은 욱일기를 일장기와 함께 그들의 상징으로 사용했지만 대정익찬기는 그러한 용도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기에, 대정익찬기를 하켄크로이츠와 동일시 하며 침략전쟁의 상징을 대정익찬기에 넘기는건 부적절 하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욱일기와 철십자는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철십자는 독일제국시대부터, 욱일기 역시 1차세계대전 이전부터 일본군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과거부터 군대를 상징하던 문양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욱일기와 철십자 모두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하켄크로이츠의 비록 이전에도 사용되어 오던 문양임에도 독일등에서는 이 문양을 보고 우선 히틀러를 연상하며, 철십자의 경우 나치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독일군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되어 왔고, 나치를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문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현재도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욱일기와 철십자는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각각 태평양 전쟁과 1, 2차세계대전 이라는 인류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전쟁에 책임이 있고, 많은 전쟁범죄를 자행한 군대의 상징이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욱일기와 마찬가지로 철십자 역시 폴란드와 네덜란드 같은 나치에 의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은 나라에서는 떨떠름한 시선을 받는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힘들고, 현재까지도 해외 웹에서는 가끔씩 뜨거운 감자가 되곤 한다. 최근에는 네오 나치 및 인종차별주의 단체가 철십자를 종종 자신들의 상징으로 쓰고 있기에 철십자 역시 '헤이트 심벌'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욱일기와 철십자는 모두 제국주의, 전쟁 등을 상징할 수 있는 문양임에도, 현재 공식적으로는 그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으며 군대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욱일기는 2차세계대전의 추축국, 그 당시의 전쟁범죄, 식민지배, 과거로 부터 사용되어오던 군대의 상징,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극우파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 자위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일본 자위대가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다. 철십자나 하켄크로이츠는 욱일기와 일대일로 대응되는 관계가 아니며, 서로 어느정도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의 욱일기가 어떠한 상징성을 가지는지는 결국 개인이 판단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