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튼 존' 두번에 걸친 자살시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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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 두번에 걸친 자살시도 사건


2017. 7. 3.

1968년


엘튼존은 1967년 12월부터 1968년 6월까지 린다 우드로라는 여성과 교제했다. 엘튼 존보다 두 살 더 많고 키도 더 크고 재산도 더욱 많았던 중산층 여성. 두 사람은 1967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났고 엘튼 존이 밴드 블루솔로지에서 활동하던 시기(사실상 막바지였다. 1968년 5월 7일 스코틀랜드 공연을 끝으로 밴드에서 탈퇴했다.)에 셰필드의 한 카바레 클럽에서 공연을 했을 때였고 당시 클럽에서 한 DJ가 린다 우드로를 때리던 광경을 목격해 엘튼 존이 이를 막으면서 린다 우드로를 구한 계기였다. 곧바로 서로 눈이 맞아 엘튼 존은 다음 블루솔로지 공연에도 보러 오라고 하면서 한동안 사이좋게 지내었다. 엘튼 존이 DJM 음반사에서 버니 토핀과 함께 작사/작곡가 직원으로 일하던 시기 때 린다 우드로는 그의 비서로 몇 개월 동안 일하기도 했다. 린다 우드로는 셰필드에, 엘튼 존은 런던에서 지내고 있었고 어느날 둘 다 집에서 나와 런던 북부 이즐링턴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 갔다. 자비는 엘튼 존이 내는 일이 없었고 전부 린다 우드로가 댔다고 한다.

하지만 린다 우드로는 자신의 미래 계획에서 엘튼 존의 음악적인 부분까지 고려하지 않은 데다 엘튼 존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아 했다. 특히 린다 우드로는 엘튼 존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의 불안감을 가졌다고 한다. 200파운드(한화로 28만 원)나 하던 약혼반지를 린다 우드로의 돈으로 사면서 결혼 케이크도 주문했고 1968년 6월로 예정된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는 등 린다 우드로는 결혼식에 대한 계획들로 내세웠지만, 엘튼 존은 이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아 했고 그 시점부터 혼란만 가지기 시작했다. 엘튼 존의 음악 경력이 몇년 간 침체되어 이어지던 무명과 그저 그런 연주자로만 살 것 같은 불안감, 곧 펼쳐질 예정이던 가정생활에서 느낀 갑갑함과 음악이 아닌 안정적인 직장을 종사하도록 원하던 린다 우드로의 생각 등으로 편하지 못한 마음을 지내고 있었다. 엘튼 존의 부모님과 주변인들도 이 결혼에 대해서 크게 반대했다고.


결국 복잡한 생각들로 이기지 못해 1968년 6월 초, 버니 토핀이 지내던 아파트의 부엌에서 오븐을 열고 가스를 틀어놓은 채로 자살을 시도했다. 가스 오븐에 머리를 집어넣고, 불을 약하게 킨 채 누웠고, 오븐 안에 베개를 집어넣고 창문을 죄다 열어놓은 이상한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 당시 버니 토핀은 부엌에서 가스 냄새가 나는 걸 느껴 침실에서 나왔는데 21살의 다 큰 남성이 오븐에 머리를 처박고 누워있는 광경이 우스꽝스러워서 처음에는 놀랐다기보다는 폭소했다. 누가 봐도 우스운 상황이긴 하지만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서 버니 토핀은 서둘리 그를 일으켜 엘튼 존의 부모에게 연락을 했고 엘튼 존의 의붓아버지 프레드 페어브라더의 트럭에 탑승하고 병원으로 떠났다.

며칠 뒤, 엘튼 존은 런던 킹리 스트리트에 위치한 백 오네일스 술집에서 버니 토핀, 롱 존 볼드리와 함께 술을 새벽까지 퍼마셨다. 당시 롱 존 볼드리는 엘튼 존에게 직설적이면서 솔직한 충고를 말했는데 그날 밤 존 볼드리가 엘튼 존에게 했던 충고는 본인의 삶을 구했다고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새벽 4시에 술집에서 나온 엘튼 존은 린다 우드로의 아파트로 들어가 결혼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청천벽력 같던 소식을 들은 린다 우드로는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싶어서 자신이 임신했다고 말했지만 이런 거짓말에 넘어가지 않았다. 이후 린다 우드로의 아파트에서 떠나 아버지의 트럭을 타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다. 엘튼 존이 린다 우드로를 만난 마지막 순간이며 이후 서로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삶에서 엘튼 존을 빠져나오게 만든 존 볼드리의 조언이 엘튼 존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어 그를 생명의 은인으로 뜻깊게 생각하면서 그에게 감사했다. 1975년 9집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의 5번 트랙 "Someone Saved My Life Tonight"에서 당시의 일을 다룬 내용을 담았다.

린다 우드로는 40년 뒤, 영국의 언론 사와 인터뷰를 하며 엘튼 존과 지냈던 시기를 여러 차례 회고했다. 2010년 11월 인터뷰 영상 레지 드와이트 시절의 엘튼 존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듯하지만 엘튼 존은 린다 우드로와 지내던 시기를 인터뷰에서 회고한 경우는 손에 꼽을 수준이고 자신의 어두웠던 시기 중 하나로 회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

1975년

한창 전성기였던 1975년 10월 22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했던 자신의 Benedict Canyon 맨션에서 수면제 60알을 삼켜 수영장에 뛰어들면서 자살을 시도했다. 다량으로 한 번에 복용한 것도 위험한데 당시 엘튼 존이 알코올 중독자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술에 수면제를 탈 경우 죽을 수 있다. 부교감신경 억제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즉사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위스키, 와인, 스카치 등을 몇 병이나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던 상태에서 수면제 60알이나 먹었던 행동은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다.


수면제를 다량으로 삼켰던 엘튼 존은 수영장에 뛰어들기 직전 2시간 뒤면 죽어 있을 거야!!라고 소리치면서 어머니와 외할머니, 엘튼 존 밴드의 3기 멤버들이 보는 앞에서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동료 중 한 명이 즉시 911을 불렀고 엘튼 존을 수영장에서 꺼내 인공호흡을 했다. 그렇게 엘튼 존은 10월 24일까지 2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그를 보살펴 주었다. 미국 방문이 처음이던 외할머니 아이비 해리스는 손자의 이런 모습을 보고 큰 실망을 느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등 상황이 난리였다.

이때는 West Of The Rockies 투어를 진행하던 시기였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하고 바로 다음 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고작 다음 날인 25일부터 26일까지 다저 스타디움에서 두 공연을 진행했고 26일 공연을 끝으로 1975년 투어를 마치고 몇 개월 동안 휴식을 가졌다. 당시 엘튼 존은 1975년 8월부터 1975년 10월 26일까지 투어를 계속해서 진행해 스케줄이 빡빡했고 며칠간의 쉬는 간격 조차 두지 않았다. 그런 시기에서 10월 21일과 25일 사이에 4일간의 간격이 있는 이유가 바로 자살소동으로 인한 것.

이 일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다가 2000년대에 와서 뒤늦게 밝혀졌고 엘튼 존이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것이나 911 대원에게 인공호흡을 받았다는 것은 케일럽 퀘이 등의 동료들이 30년쯤 지나서 밝힌 내용이다. 이 때문에 충격받은 사람들도 다수 있다. 당시 촬영된 다저 스타디움 공연 다큐멘터리를 잘 보면 전반적인 상황이나 분위기가 그리 밝지 않은 데다 엘튼 존의 어머니가 공연 중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그대로 수록되었다.

이 사건은 같은 해 발매된 "Someone Saved My Life Tonight"과는 상관없다. 상술했듯이, 1968년의 사건에 대해서 묘사된 곡이고 이 곡이 수록된 9집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는 자살소동이 생기기 4개월 전인 1975년 5월 19일에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