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열여덟 계단 밑 백골, 덕성 63 부평 콘크리트 암매장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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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열여덟 계단 밑 백골, 덕성 63 부평 콘크리트 암매장 사건


2017. 5. 21.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공단, 2016년 4월,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보수공사를 해온 업자가 한 건물의 재래식 화장실을 철거하다가 우연히 백골을 발견하였고,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시신은 속칭 공구리당한 상태였으며 매장된 위치는 재래식 화장실 바로 왼쪽이었다. 현장에서는 시멘트 포대자루 일부와 농심 보글보글 컵라면 스프, 하나로 담배갑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백골 시신은 몽골로이드 인종 계열의 키 160cm대의 20대 여성으로 감식 결과 밝혀졌으며, 그 이외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얼굴위에 배게가 덮여져 있었으며, 생전에 오른쪽 첫번째 어금니가 빠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현재는 강화군의 한 무연고지 묘지에 봉분도 없이 '덕성63'이라는 임시 분류명으로 묻혀져 있다. 



의심이 가는 사람을 기억하고 있는 주변인중 어떤 사람은 피해자가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고, 공단 식당내 사장은 '가영'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염색한 다방 레지(?)라고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콘크리트에 매장된 시신은 사망시기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특성 상 정확한 매장 시기를 알기 힘들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굴된 콘크리트에 중성화 검사를 시행한 결과와 주변 유류품인 라면스프와 담배갑의 단종시기를 종합해보니 매장된 시기는 2006~2008년으로 좁혀졌다. 라면 스프 봉지와 담배갑이 콘크리트 더미에서 같이 발견된 것에 대해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일부러 시멘트에 섞어 넣기엔 범인의 범행 수법이 아마추어적이기 때문에 실수로 담배갑과 스프 봉지가 시멘트에 섞였을 것이란 가정하에 시체를 매장한 시간이 밤에서 새벽시간대였을 것이란 추측도 내놓았다. 또한, 매장 방식은 시체를 뉘인 다음 일일이 시멘트를 개어 시신위에 펴바르지 않고 시간 절약을 위해 시체위에 시멘트 가루를 붓고 그 위에 물을 붓는 방식을 3회 정도 반복적으로 시행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주변인들은 보통 건물에 관계된 건물주나, 사장같은 이들이 저질렀을거라고 확신했다. 만약 직원이 그랬다면 건물주가 누가 공구리를 쳐놨냐고 물었을 테기 마련. 그리고 시신을 주변 야산에 암매장한것이 아닌 이런 공단 가운데에 공구리친것에 대해서 권일용 (전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는 살해한 시기가 겨울이라서 사체유기에 장애가 있고,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공단 주변의 경비견들이 신경쓰이기 때문에 오히려 익숙한 장소를 선택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았다.
문제의 건물은 1973년에 건립된 이후 건물주가 총 3번이나 바뀌었으며, 2003년에 서○○, 이○○이 공동명의로 이 건물을 매입했다. 이 시기 건물 2층은 식칼 공장으로, 3층은 기숙사로 사용했다고 한다. 


일련의 추리 속에서 범인이 건물주였을 가능성으로 좁혀지자, 당시 공동 건물주를 인터뷰했는데 이씨는 인터뷰를 단박에 거절했고, 대신 그의 아내가 수사 피로증을 호소한다. 그다음 서씨를 인터뷰했는데, 처음에는 흔쾌히 맞아주었지만 백골 얘기를 하자 특히 아내쪽에서 엄청나게 신경질을 부리는 반응이 나왔다. 콘크리트로 타설된 구조물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서씨는 경찰에 진술한것과 마찬가지로 모른다고 말했고, 그 와중에 아내는 "아 진짜 미치겠다"식의 말을 써가며 히스테리 증세를 나타냈다. 서씨는 아내의 행동을 자제시키면서도 신경질을 부릴만하다고 이해하는 투를 보인다.

취재를 계속하면서, 공단내 식단 사장에게서 해당 건물에서 굿이 있었다는 증언을 듣는다. 이 동네에서 돼지머리 가져다 놓고 고사를 지내는 정도는 있어도, 그 공장처럼 무당까지 데려다가 굿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과거 임대인의 말로는 돼지내장을 빼서 통째로 놓고 굿을 했는데, 기가 세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러한 굿이 5번 있었으며 슈퍼주인 말로는 '삼지창 꽂았다'라는 표현까지 해가면서 해당 굿이 예사가 아님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무속인에게 자문한 결과, 이러한 굿은 '타살 군웅 굿'이라면서, '그 터에 사는 사람들 꿈자리가 뒤숭숭하고, 그 터가 사실 시신이 묻어있던 자리라든가 객사해서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종류의 굿이라 하며, 이러한 굿을 '현장에서 계속한 것은 공장터의 기운이 좋지 않다든가, 터가 터줏대감에 달래도 안먹히자 계속한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 서씨의 자택을 찾아갔는데, 서씨 부부는 취재진의 방문을 완강히 거부하기 시작한다. 또한 취재진들은 그의 집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집 문짝 위 그리고 그가 청천공단을 벗어나서 새로 운영하는 공장자리에도 엄나무 가지가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 시기 이후, 2016년 현장이 발견될 때까지 찍힌 사진은 서씨가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2013년 11월경에 찍혔다고 알려진 사진이다. 이 사진은 서씨의 부탁으로 화장실 주위를 청소했던 청소업자가 찍은 사진이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청소업자를 인터뷰하면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바로 부정한다. 그리고 그 청소업자가 찍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찍었대요?'라고 의문까지 하며 문제의 사진은 오히려 자신이 서 사장에게 받은 사진이었다라고 까지 한다. 게다가 찍었다고 알려진 날짜에 청소업자의 거취를 물어보자, 그땐 일이 없었고, 정작 문제의 장소에 청소하러 간 것은 그 이후인 2013년 12월이었다라고 한다. 또한 더 의미심장한 증언은 그 추운날 그가 청소작업을 할때 "내가 어디까지 치워요?"라고 서 건물주에게 물어봤더니 "여기 큰것만 보이는것만, 앞에 있는 쓰레기만 치워달라"라는 부탁을 했다고 증언한다. 
서씨가 굳이 이 현장사진을 찍은 이유에 대해 이수정 박사는 콘크리트 안에 있는 시신 때문에 사진을 꼭 보관해야만 했다는 어떤 심적무게 때문이라는 분석을 하였다. 그리고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사진의 의도가 후회스러운 감정보다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모습이다보니, 아직까지도 내가 죽여서 유기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겠지?', 즉 드러나지 않는것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우위에 있을거라는 분석을 한다. 

그리고 다시 서씨를 인터뷰해서 청소직원의 진짜 증언에 대해 물어보니 이에 대해서도 대답을 회피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엔 인터뷰를 거절했다.

한편 피해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지문을 겨우 채취했는데, 가출소녀나 외국인 노동자 두 케이스중 하나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속 수사중이라 한다. 그리고 당시 인천 지역의 주민등록 미등록자 1000여명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서 어떤 살해후 암매장사건이 연관사건으로 나오는데, 청주지역에서 어떤 남성이 동거녀를 암매장했다. 이 암매장된 시신도 처음에는 거의 불명상태였으나, 피해자는 가출소녀 출신이었으며, 가출생활도중 피해자를 알던 얼마 안 되던 지인이 사건을 제보해서 범인이 검거될수 있다고 한다.

클로징 멘트는 피해자가 외국인 노동자든 가출소녀든 그 죽음의 무게는 같으며, 사회에서 낮은곳에 있는 모든 억울한 죽음들이 덕성 63이라는 이름의 그늘아래 있다면서, 이러한 신원미상 시신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멘트를 했다. 연출진의 의심은 방송 내용으로 미뤄볼 때 서씨 부부가 무언가를 알면서도 숨기고 있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고, 진행자인 김상중의 입을 빌어 "경찰의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으며,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범인에게 자수의 기회는 없을 것"이란 말로 어딘가에 있을 범인에게 자수를 독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