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권총 '콜리브리' 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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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권총 '콜리브리' 권총


2017. 4. 27.

2mm Kolibri 권총

사진의 권총 오른쪽의 큼지막한 탄은 .45 ACP
191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시계 기술자인 Franz Pfannl이 설계한 초소형 권총으로, 이름은 독일어로 벌새를 뜻한다. 이름답게 총의 전체 크기가 겨우 3인치(76.2mm)도 안 될 정도로 작아 성인의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온다. 손이 약간 크면 주먹 속에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 그런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쥘 수가 없고, 탄창이나 슬라이드 등의 부품도 너무 작아 조작이 좀 까다로웠다. 게다가 제아무리 정밀함의 대명사인 시계 기술자라지만 내부 공간이 2mm를 간신히 넘는 막대 내부에 강선을 새기는 건 당시의 기술로는 불가능해 포기하는 바람에 총열은 문자 그대로 쇠막대에 불과했고, 엄청 짧은 길이와 맞물려 정확도가 매우 낮았다.


사용탄은 1910년에 동일인물이 개발한 2.7×9mm Kolibri인데, 이 탄은 기네스북에 기록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센터파이어 탄약으로, 탄환이 너무 작은 나머지 위력이 고작 4J에 불과하다. 운동에너지만 보면 어린아이가 던진 돌 수준에 불과하며, 그나마 꼴에 총탄이라고 총구초속이 200m/s이라지만, 총탄의 세계에선 굼벵이 수준의 저속이라 고작해야 나무판 10~40mm를 뚫는게 고작이다. 당연히 대인 살상력은 없다고 봐도 좋다.
탄약의 크기 때문에 취급에도 주의해야 했는데, 크기 때문에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당연했고, 탄창에 적재하기도 어려웠으며, 탄피가 얇아 내구성이 약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탄약이 손상될 수 있었다.


얼핏 보면 이따위것을 대체 왜 만들었나 싶을텐데, 이 총의 목적은 바로 포켓 사이즈 호신용 권총이었다. 당시의 길거리 범죄자들 다수가 너클, 짧은 몽둥이 등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제아무리 작더라도 총이었기에 어쨌든 충분한 위협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시계 공장을 운영하던 Georg Grabner에게서 재정적 지원을 받아 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었지만, 하필 얼마 안 가서 대재앙이 터진지라 고작 약 1000정만 생산되고 일시적으로 생산중단되었다.
게다가 막상 만들고 보니 여러 단점들이 바로 체감되었기 때문에 성능에 실망한 Pranz Pfannl은 크기를 좀 더 키운 3mm, 4mm급 호신용 권총을 개발해냈는데, 이 중 4mm는 그럭저럭 성공했다.
하지만 2mm Kolibri를 생산하던 Georg Grabner의 공장은 전후 오스트리아가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그 영향 때문에 휘청거리다 얼마 안 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Kolibri가 가장 성공적인 상품이 되고 말았다. 완전한 생산 중단 시기는 1938년.


총기 역사에서는 그렇게까지 옛날은 아닌 1910년대의 물건이지만, 하필 생산지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몸소 겪은 유럽이었기 때문에 가뜩이나 얼마 안 되는 생산 물량이 혼란 와중에 많은 수가 유실되거나 파괴되었다. 더불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권총이란 타이틀로 유명한 총기라 고전 총기 수집가들에게 정말 인기가 좋은 물건 중 하나. 2010년에는 이 물건이 4000달러라는 거금에 거래된 기록이 있다.

배틀필드 1에서 보조무기로 등장한다. 성능은 제정신으론 못 쓸 물건. 같은 게임 내에서 감지용 신호탄으로 불태우는 게 훨씬 더 치명적일 정도로 안습한 대미지를 자랑하기 때문에 치열한 1차대전 속에서 고작 이런 무기를 들고 다닌다는 괴리감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