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발표된 신중현의 명곡 '아름다운 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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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발표된 신중현의 명곡 '아름다운 강산'


2017. 4. 4.


제3공화국 시절, 지금은 대한민국 록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신중현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라고 정부에서 강요하였다. 수 차례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신중현이 이를 거절하자, '미인' 등 신중현의 히트곡들이 줄줄이 금지곡이 되었다. 그러자 신중현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 노래를 만들어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되었다.


건전가요처럼 취급받는 경우가 많지만 건전가요들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물론 신중현은 70년대부터 한국 대중음악을 좌지우지하던 오버그라운드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민중가요로 분류되기도 어렵다. 그냥, 신중현이라는 거장이 특정 개인 및 박정희 정권을 포함해서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한민족 전체에게 바치는 의미로 만들어 낸 회심의 역작이라고 보면 된다.


1972년 '장현과 더 맨' 앨범에 수록되어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신중현은 더맨의 노래를 담은 앨범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한 면엔 다른 가수의 노래를, 다른 면에 더맨의 노래를 담은 스플릿 앨범을 주로 냈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장현이 부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더 맨은 신중현 사단의 전속 밴드에 가까운 위치였기 때문에 애초에 이 곡은 장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곡. 당연히 메인보컬도 신중현. 신중현은 본인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앨범명이 만들어져 발매됐던 것에 대해 꽤 불쾌해 했던 듯, 본인이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신중현과 더 맨'이라는 이름으로 재발표했다.


이후 신중현 본인도 여러차례에 걸쳐 리메이크하여 발표하는 등 상당한 애착을 보였고, 이선희를 비롯한 수많은 가수들의 음반 및 공연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현재까지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시대의 명곡이라 할 수 있다. 감히 '대한민국의 비공식 애국가'라고 얘기할 수 있는 노래.

이러한 배경이 있기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친박근혜 성향 단체가 집회에서 이 노래를 쓰는 데에 신중현의 아들인 신대철이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결국 신대철은 2016년 12월 31일 박근혜 퇴진 10차 집회 때 '아름다운 강산'을 공연하였다. 전인권 밴드, 신대철의 동생 신윤철 등이 연주하고 국악도 협연하는 20분짜리 곡으로 편곡을 하였고, 보컬은 전인권이 맡았다.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 마음
나뭇잎 푸르게 강물도 푸르게
아름다운 이 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손 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해보자 새 희망을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마음

우리는 이 땅 위에 우리는 태어나고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태양이 비추고
파란 물결 넘치는 저 바다와 함께 있네
그 얼마나 좋은가 우리 사는 이곳에
사랑하는 그대와 노래하리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
봄 여름이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온다네
아름다운 강산
너의 마음은 나의 마음 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
너와 나는 한마음 너와 나
우리 영원히 영원히 사랑 영원히 영원히
우리 모두다 모두다 끝없이 다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