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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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장점과 단점


2017. 2. 15.

[장점]

비트 코인은 타 화폐에 비해 높은 자유성과 투명성에서 가치를 지닌다.

기존의 화폐는 국가에 의해 통제되어 왔다는 점으로,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른 환율조작이나 양적완화, 금리조정 등의 정책이 경제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나 이웃국가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즉 기존의 화폐들은 정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가치가 조작될 리스크에 항상 처해 있으며,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런 이해관계가 아니라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생산되며, 그 생산량도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기존의 화폐로서는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인 발행주체에 의한 가치조작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큰 메리트를 가진다.
물론 비트코인의 이런 특성으로 인해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지만, 이런식의 임의적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반대로 비트코인만의 장점이기도 하므로, 장단점의 비교가 필요하다. 만약 비트코인이 한 나라의 화폐를 대체한다 하더라도 또한 지급준비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통화승수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완전히 통화정책에서 손을 떼는 것도 아니다.

비트코인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투명한 발행과정은 새로운 기축통화 혹은 주요 통화로의 발전 가능성 또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경우 전 세계로 퍼져서 결제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달러가 기축통화로 사용되면서 미국은 상당한 시뇨리지를 얻고 있는데, 이에 대해 각국은 어느 정도 분명 반감이 존재한다. 결국 달러화를 이용해 결제를 진행할 때마다 미국에 일정부분 수익이 돌아가는 셈이 되며 또한 미국의 경제적 의도에 어느 정도 종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반감을 가진 국가의 대표격으로는 중국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이런 달러 패권을 싫어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웬만하면 해보고 있는 중이다. 비록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보다는 덜 좋은 결과지만, 비트코인이 기축통화가 된다면 적어도 미국에 끌려다니는 일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주도로 이루어지는 활동 외에도 중국의 민간기업 측에서는 비트코인 대량 채굴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채굴자도 존재한다.

만약 세계경제가 충분히 통합된다면 현재처럼 특정 국가에 좌우되지 않는 중립적인 통화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존재하며, 비트코인은 이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대안이 된다. 이에 관해서는 최적통화지역 이론을 참고.

2016년 10월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총 가치는 100억 달러에 달한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들 중에는 유명 헤지펀드도 다수 존재하며, 헤지펀드 뿐만이 아니라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페이팔같은 결제업체도 관련하여 투자를 하고 있다.


흔히들 비트코인을 빗대어 말하는 온라인 게임들 내의 화폐 가격을 생각해보라. 만약 비트코인이 아무런 값어치도 없다면, 왜 값이 하락하지 않을까? 결국 비트코인 경제권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그것도 지수적 성장을 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수학적으로 증명된 알고리즘을 이용한,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환율조작에서 자유로운 화폐'이다.

세계 경제는 기본적으로 자유화를 지향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후퇴하는 부분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자유도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상승하고 있다. 자금 유동성이 높고 자본의 자율성이 높을수록 시장은 새로운 접근 가능한 실물(?!)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에 관여하는 여러가지 법칙 중 하나를 파악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규모 자본의 이동에 있어서 중앙정부 등에서 제동을 걸게 되는 순간 자유화가 감소한 것으로 여겨져 가치가 하락하고, 제동을 받지 않고 자유화가 심화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트코인 블럭에는 '모든 거래가 기록된다.' 즉 기존의 현금거래 등이 가지는 불투명성과 그에 따른 부패 등의 비용이 비트코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지금은 마약거래 등에 쓰이고 있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면 결국 그 마약 판매자의 비트코인이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는 기록으로 영원히 남는다. 물론 새로운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어서 거래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것도 기록에 영원히 남으므로, 사실상 모든 거래가 유리지갑(?!)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또한 비트코인의 근간인 블럭체인이 이미 인터넷상의 수많은 채굴자들과 비트코인 지갑 사용자들에게 퍼져 있으므로, 인터넷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리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 시스템을 없앨 수도 없다!! 만약 백번 양보해서 반대론자들 말대로 비트코인 자체에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시스템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있어서 비트코인은 '진짜 화폐'이므로, 이들 사이의 거래에서 비트코인은 분명히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제 당신이 '반대론자' 입장에서 이 '찬성론자'와 거래를 한다 치자. 그러면 어떻게 거래하는게 가장 좋을까? 당연히 나에게는 가치가 없지만 그에게는 가치가 있는 비트코인을 줘야 한다. 즉, 찬성론자의 존재로 인하여 비트코인은 반대론자에게도 가치를 가진다! 비트코인 찬성론자가 없어질 일도 없고 비트코인이 없어질 일도 없으므로, 결국 비트코인은 기축통화는 못 되더라도 통용되는 통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존재하는 인터넷이란게 선진국의 전유물임을 감안하면, 단순 통용을 넘어서 주류 통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보안성 측면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는 아직까지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체제를 유지시키는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에는 문제가 없다고 여겨지나, 거래소는 지속적인 해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말하자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안전하다는 것은 즉 원화를 가지고 물건을 사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 원화를 훔치는 도둑은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같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정성은 비트코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진 연산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에서 기인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연산력은 2016년 9월 기준으로 20,080,812.13 페타플롭스(!!!)에 달한다. 참고로 2015년 시점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중국의 텐허-2가 33.8 페타플롭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Top500에 드는 슈퍼컴퓨터의 계산성능을 다 합해도 363페타플롭스이다. 국가적으로 비트코인을 조작하려 한다 해도 1천만 페타플롭스는 커녕 300페타플롭스를 동원할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으니, 원칙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상당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문제 난이도는 지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위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의 예를 들면서 선택과 집중이 일어나는 인터넷 특성상 50% 이상의 연산력을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쉬울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흔히 '51% 공격'(51% attack)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실제로 2014년에 전체 네트워크의 50% 이상의 연산력을 한 집단에서 가진 적이 있었다. 문제의 단체는 Ghash.io라는 마이닝 풀로, 최장 12시간 가량 50% 이상의 연산력을 보유했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비트코인 안티들의 주장이 맞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2016년 까지도 달러화로 표시한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으며, 2016년 10월 25일 비트코인의 총 가치는 105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약 11조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알고리즘을 통해 통화가 가져야 하는 세가지 요소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알고리즘이 통화로서 작동하기 위한 대전제는 전체 네트워크 연산력의 50% 이상을 좌우할 수 있는 주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꿔말하면, 50% 이상의 연산력을 가질 수 있는 집단이 있다면 통화의 기능이 상실된다. 그러면 그 집단이 비트코인의 화폐 기능을 정지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대체 무엇인가? 비트코인으로 이득을 얻는 집단이라면, 자신의 연산력이 50%에 가까워질수록 연산력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투자한 엄청난 연산력이 전부 가치 없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를 망가뜨리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존속에서 이득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네트워크를 망가뜨리겠다는 일념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까? 위에도 나와 있지만 2015년 7월 기준 전세계 Top 500 슈퍼컴퓨터의 연산력을 다 모아도 겨우 300페타플롭스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2016년 9월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 연산력의 절반인 1000만 페타플롭스에 비교하면 0.003%밖에 되지 않는다. 슈퍼컴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답은 매우 간단하다. 여전히, 네트워크 자체를 망가뜨리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역사를 보면 2014년에 잠시나마 50% 이상의 연산력을 가졌던 Ghash.io는 신규 가입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다. 또한 자신들의 기여도를 39.99% 이하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리고 풀에 가입했던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Ghash 마이닝 풀을 떠났으며, 심지어 해당 마이닝 풀에 대한 DDoS공격도 이루어졌다.(!!) 2016년 10월 25일 기준으로 연산력 분포를 보면 1등인 Antpool은 20%만을 가지고 있으며 2등 F2Pool 15%, 3등 BTCC pool 12.5% 등으로 꽤 골고루 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문제의 Ghash.io는 겨우 0.3%를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좌우할 수 있는 연산력을 가진 것은 마이닝 풀밖에 없으며, 그 마이닝 풀은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탈퇴가 가능하고, 그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마이닝 풀이 50%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반대론자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건재하고, 한 번 겪어본 이상 똑같은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비트코인의 매우 빠른 송금 속도와 제로에 가까운 송금 수수료도 외국에서는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이 점이 잘 부각되지 않지만, 미국같은 나라는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면 송금 수수료만 1만원이 넘고 송금 기간도 주말에 보내면 3일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낙후된 은행 시스템 때문에 외국의 인터넷 결제는 대부분 신용카드, 페이팔과 함께 비트코인이 사용되고 있다.

[단점]

비트코인은 실물의 부재와, 법적 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비트코인이 문제점은 그것이 법정화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물화폐인 것도 아니다. 실물화폐(예컨대 쌀이나 면포, 금, 은)는 그 자체가 가진 효용가치에 의해 화폐의 가치가 보장되고, 법정화폐는 그것이 액면가에 해당하는 모든 채무관계에 대한 정당한 지불수단임을 국가가 보증함으로써 가치가 보장된다. 반면 비트코인은 그런 가치 보장의 원천이 전혀 없고, 그 가치는 순전히 시장참여자들의 변덕에 달려 있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문제점의 원천이다. 

현재 시점에서 통화로서의 비트코인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바로 가치의 급격한 변동성이다. 통화란 가치가 급격히 올라도 문제고 급격히 떨어져도 문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가 상승하면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므로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이것이 좋은 일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기업의 매출이 급감하고 자산 가격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이는 고용, 투자 전반의 위축을 불러온다. 반대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 구매력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자연히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당연히 해당 화폐에 대한 선호도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급격한 화폐가치의 변동성은 전술한 문제점들을 극대화시킬 것이고 이는 자연히 경제적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즉 비트코인 가치의 급격한 변동성과 불안정성은 보유자에게 막대한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3년 12월 중국 정부가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고 뒤이어 바이두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지하자마자 3일만에 $1200에서 $600까지 떨어졌다가 $800으로 올라왔다. 이런 급락은 특히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에 중국인들의 투기 수요로 인한 거품이 많이 끼어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시 비트코인의 해외 송금에 수수료가 거의 없고, 구입 및 송금 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투기 및 재산 도피 및 세금 탈루의 목적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플라자 합의 때와 같이 정치적 의도로 인해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사례가 존재하기는 하나, 최근 들어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고 조정되는 경향 때문에 이런 문제는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내세우는 정치적 중립성에서 얻는 이득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일반의 근거, 그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가 "비트코인 가치가 처음에는 1달러였는데 지금은 300달러가 넘어요~" 라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비트코인이 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의심할 여지가 있다. 또한 투기적인 수요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고 일종의 버블이 형성될 가능성도 자연히 뒤따른다는 점 역시 염려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반대자들은 "튤립"이라고 폄하 하기도 하지만 튤립버블 현상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합의가격'으로 수렴해서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합의가격이 얼마나 될지, 실제로 수렴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 외에도 대표적인 문제점을 들자면, 전체 코인 생산력의 절반 이상을 한 집단이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될 경우, 비트코인 내에서 환율조작을 손쉽게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어느 한 집단이 전체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는 코인 생산(을 위한 계산)력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이다. 이는 분산 네트워크 기반의 비트코인에서 새로운 코인을 채굴, 검증하는 메카니즘 때문. 비트코인은 채굴자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최신(최종) 체인의 값을 토대로 일종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해쉬값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채굴되는데, 이를 체인이라고 하며, 가장 먼저 일정 길이의 체인에 도달한 값이 진짜 코인으로 인정되고 나머지는 무시된다. 만일 두명(이상)의 채굴자가 거의 동시에 서로 다른 해쉬값을 찾아낸다면, 이렇게 새로이 "채굴"된 코인(해쉬값)은 네트워크상의 노드들을 타고 전파되면서 서로 누가 진짜 새 코인이 될지를 경쟁하게 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수많은 독립된 개인/단체들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매우 높은 확률로 조금이라도 먼저 답을 찾은 사람에게 최종적으로 승리가 돌아가겠지만, 만약 한 개인 또는 단체가 연산력의 상당부분을 장악했을 경우 자기네가 찾아낸 코인의 체인을 우선시함으로서 위 확률을 조작주작하며 "정당한" 채굴을 교란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100명이 각각 1이라는 연산력을 가진 네트워크의 경우, 어느 한명이 혼자서 8번 연속 나머지 99명보다 더 빠르게 해쉬값을 찾아낼 가능성은 0에 수렴하므로 이러한 교란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명이 50의 연산력을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 오십명이 각각 1씩의 연산력을 가진 네트워크의 경우, 과반을 차지한 쪽은 자기가 먼저 해쉬값을 찾아낼 확률이 무려 50%이기 때문에, 나머지 50명 중 한명이 먼저 해쉬값을 찾아낸다 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자기 자신이 찾아낸 해쉬값이 들어간 체인을 이어가다 보면 가장 먼저 코인이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체인길이에 도달하는게 가능하다. 즉 연산력으로 찍어 누르는 것.

이 경우 50을 가진 사람(또는 50이 모인 연합체)은 전체의 50%의 연산력을 가졌지만 사실상 새로 채굴되는 코인의 100%를 독점하게 된다. 또한 사람이 짠 프로그램이라 프로그래밍적 오류도 있어 한번씩 비트코인 가치가 급락할 때도 있다. 또한 위에서처럼 환율조작을 벌이게 되면 작전을 벌인 세력은 합당한 처벌을 받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흔히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작게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터넷의 발전사를 보면 다양한 소규모 기업들이 아니라 구글이나 야후, 다음, 네이버같은 거대 기업이 독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채굴을 위해 풀(pool)을 만들어 자원을 분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굴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풀이 클수록, 즉 '자기 집단이 채굴을 독점한다면' 좋은 것이 아닌가? 전체 연산력의 50%를 초과해야만 가짜 거래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은 얼핏 보면 아주 큰 장벽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채굴자들이 담합하게 된다면(그리고 그럴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의외로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사실 채굴 풀이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면 풀의 크기가 클 필요도 없다. 채굴을 목표로 한 악성 스크립트를 지금도 넣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처럼 채굴 과정에서 생성되는 비트코인이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시스템은 2100년경에는 멈출 것이고, 그러면 그 때는 거래 수수료만으로 먹고 살 것이므로 채굴의 연산력 부족, 그리고 그에 따른 변조 장벽의 저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는 비트코인을 과연 누가 쓸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어떤 화폐가 화폐의 기능을 하려면 널리 통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는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를 뛰어넘어 널리 통용될 유인이 적다. 비트코인을 받는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화폐가 훨씬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일종의 관성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뛰어넘으려면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며, 동시에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비용보다 비트코인 도입으로 인한 이득이 커야 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새로운 화폐에 대한 호기심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랜섬웨어를 유포하는 해커들이 흔적이 덜 남는 비트코인을 요구하거나 마약거래 등의 불법 밀거래를 위한 검은 돈 세탁용으로 쓰이기도 하고 있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다수의 시민 및 기업이 비트코인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드는 어떤 임계점에 도착하기 이전에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이 계속 채굴 중임에도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화폐공급이 불충분하며,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유통속도가 낮다는 뜻이다. 이는 비트코인 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도 관련된다. 비트코인 자본시장에는 현재 BTC JAM같은 peer-to-peer 대여 네트워크만 존재한다. 다시말해 은행처럼 투자에 전문화한 투자주체가 아니라, 돈 가진 사람들이 제각각 돈이 필요한 사람을 검색해서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BTC JAM의 대여금회수율은 70~80%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 즉 자본시장에서 상인의 역할을 할 주체가 없이 온라인 중고마켓처럼 시장이 굴러간다는 뜻이다. 


또한 비트코인은 아직 법적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한 가상의 통화라는 문제가 있다. 즉 결제상의 실수 등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법적인 틀 안에서 조치를 받기 어려우며,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에 쏟아부은 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지갑이 해킹으로 털릴 경우, 이를 되찾을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은행계좌가 해킹을 통해 털릴 경우, 은행은 계좌가 법적 절차에 의해 생성되고 사용되기 때문에 거래내역을 추적할 수 있고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하거나 사태가 심각할 경우 은행에 피해보상을 청구하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돼서 변제변재를 받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비트코인은 이러한 안전장치가 현재 전무한 수준이다. 시스템이 투명하고 거래내역이 만천하에 공개되어있다고는 하나, 해커 입장에서는 자신이 지목당하지 않는 공공장소의 PC를 사용하거나 TOR등으로 감춘 접속을 이용해서 판 익명 지갑(들)에 이체시켜버리면 땡이므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의 발행량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경기안정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쓰지 못한 국가가 겪는 문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래의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이다. 중앙은행에 의해 적절히 통제되고 관리되는 안정적인 통화가 있기에 지금처럼 경제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며 중앙은행이 이런 통제력을 잃는다면 경기안정을 도모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실질적으로 각각의 나라가 자신만의 통화를 버릴 가능성은 적다. 만약 비트코인이 널리 사용되어 기축통화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원화나 달러화 등은 자국내 거래에서 꾸준히 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즉 비트코인이 세상의 모든 법정 화폐를 전부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비트코인이 안정적으로 달러를 대체하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된다고 치자. 그러면 과연 누군가들의 꿈처럼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거래와 운영이 이루어질까?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공공성 대신 채굴 풀을 좌우하는 소수의 금전적 이익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애초에 비트코인이 기축통화 역할을 할 가능성은 별로 없기는 하지만, 비트코인 계 안에서 주도권을 잡을 사람은 나름대로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문제는 바로 거래소의 심각한 보안 부재 및 안정성 부재의 문제에 있다. 이미 2014년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마운트 곡스가 해킹으로 파산하여 해당 거래소의 모든 비트코인이 휴지조각으로 변한 사건으로 현재의 비트코인 체제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현재 비트코인의 제대로 된 통화로서의 가치는 사실상 사라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애초에 제대로 된 통제 장치가 존재하지 않고 시장의 논리만으로 움직이는, 극도로 민감한 유동성을 가진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순진한 발상이지만, 고작 해킹 하나에 자신의 재산을 전부 날려버릴 수도 있는 취약한 안정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비트코인으로서는 절대 기존의 화폐를 대신하는 대체 화폐가 될 수 없다.

또한 비트코인의 시간당 총 발행량은 정해져 있으나 유통되는 비트코인이 소실/분실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총량이 100BTC인 경우에 50BTC를 소실할 경우 전체 총 BTC 발행량은 50BTC로 고정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발행량을 임의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전체 발행 비트코인은 50BTC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전자화폐라서 하드디스크 포맷과 같은 현상이 발행하면 우발적인 통화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 현금 거래를 대체하기엔 거래의 승인(confirmation)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것도 문제다. 물론 국제 송금의 경우,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5 confirmation에 3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SWIFT망이나 Western Union 같은 기존 시스템에 비해 획기적으로 빠른 게 맞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전자결제나 현금 거래를 대체하기엔 미묘하게 느리다. 특히 한국은 금융공동망 등 전산이 잘 정비되어 타 은행 간의 송금에 소요되는 시간이 초 단위이다 보니, 이런 단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거대한 컴퓨팅 자원을 소모한다는 것도 단점으로 간주될 수 있다. 비트코인은 특성상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해시 연산에 기반해 성립된다. 이 연산은 모두 컴퓨터나 전자 회로에 기반해서 이루어지니, 즉 존재 자체만으로 엄청난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게다가 채굴기도 문제다. 비트코인 채굴 이외에는 사실상 아무 쓸모도 없는 채굴 전용 하드웨어가 엄청나게 생산되고 있는데,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므로 이들은 채 몇 년 만에 전자쓰레기 신세가 된다.  꾸준히 수익을 거두기 위해선 꾸준히 새로운 채굴기를 구입할 필요가 있고, 이는 추가적인 자원소모로 귀결되게 된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연산을 통해 안전한 거래 환경을 얻을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고 주장하지만, Mt.Gox 사태에서 알 수 있듯, 비트코인 자체가 안전하다고 해도 이를 다루는 시스템(웹 지갑, 거래소 등)에 허점이 있으면 해킹은 이루어진다. 

[결론]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몇 가지 조건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지금의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는 특이한 투자자산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받는 매장은 소수이며, 비트코인을 단위로 하여 회계장부를 작성하는 곳도 없다. 또한 역사적으로 가치의 변동성도 상당히 높아 정상적인 화폐의 기능을 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은 화폐보다는 투자자산으로 인식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즉, 화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말 그대로 '가상의 데이터'가 되어 버릴 위험이 존재한다.

비트코인은 실물자산이 아니라 신용자산이라는 것을 염두해두자. 당장 비트코인을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없다고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겠는가? 물론 모든 화폐가 다 신용자산이긴 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제도권의 영향을 받지 않아 제도권의 신용 역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신용은 수요공급의 법칙 정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의 알고리즘상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없다는 의견이 있지만, 화폐수량방정식에 대입하면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비트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는 화폐나 실물 자산이 제약될수록 인플레이션은 가속된다. 그런데 2013년말까지의 현실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비해 디플레이션이 훨씬 크다. 즉 화폐의 가치가 올랐다는 이야기. 그동안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랐다는 것은 이론적 예측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다. 이게 화폐 유통의 증가로 인해 실제 가치가 증가한 건지, 아니면 투기나 거품에 의해 증가한 건지는 훗날 봐야 알 것이다.

화폐수량방정식의 특성상 화폐발행량 뿐만 아니라 화폐유통속도가 전체 통화량을 결정하므로, 채굴에 의해 비트코인이 계속 공급됨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유통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채굴되는 화폐가 누군가들의 지갑속에 고이 잠자고 있다는 뜻.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 화폐로서가 아니라 투기수단으로서 파악하여 값이 오르기를 기대하며 풀지 않고 쌓아두는 것이다. 또는 쓸 데가 없어서 쓰지 않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 자체의 미래는 경제학 이론상 밝지 못하더라도, 비트코인에 사용된 기술들은 유망성이 있다. 특히 중앙집중된 서버 없이 네트워크의 여러 노드들이 거래, 결제결재를 검증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은 화폐로서의 비트코인 그 자체와는 무관하게 현재의 온라인 거래 공인인증 시스템의 대안으로서 가치가 있으며, 현재 관련 시도들이 존재하고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