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J. 쿤디츠 박사가 전하는 <멈춤>의 실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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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J. 쿤디츠 박사가 전하는 <멈춤>의 실천 방법


2016. 3. 16.



1. 1초라도 좋으니, 순간 정지를 하라



정지의 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하던 일을 멈추고, 앉아 있든 서 있든, 눈을 뜨든 감든,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집중하고 기억해야 할 일을 기억하면 된다. 멈추고, 숨을 쉬고, 기억하는 것. 이것이 전부다. 여기서 어떤 삶의 계기가 되었던 믿음이나 사건을 회상할 수도 있고, 힘이나 평화를 달라는 기도, '난 할 수 있다'와 같이 순간 순간 듣고 싶은 어떤 메시지, 혹은 ?그래, 난 괜찮아?와 같이 혼자 다짐하는 격려의 말을 할 수도 있다.



2. 휴식시간엔 완전히 일을 잊으라



어느 회사의 직원의 말이다. 전 휴식 시간의 일부를 활용해요. 휴식 시간이 되면 먼저 혼자서 잠시 걸어 다녀요. 걷다가 몇 차례 심호흡을 하고는 잠시 멈춰요. 그런 다음 자리로 돌아와 동료들과 차를 마시지요. 하루는 동료가 그렇게 걸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얘기했죠. 그랬더니 굉장히 재미있다며 자기도 해보겠다고 나서더군요.



3. 일하면서도 걸을 수 있다면 걸어라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규모가 큰 병원입니다. 일 주일에도 여러 차례 병원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환자를 돌봐야 하죠. 대개는 저 혼자 돌아다닙니다. 그렇게 걸어다니는 것이 운동이기도 하지만 또한 정지를 수행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움직이면서 말이죠. 의식적인 호흡을 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기억해내는 일이 그 때 이루어집니다. 물론 그렇게 하고 나면 큰 차이가 나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걱정이 되거든요. 내가 다음엔 뭘 해야 하지? 지난 번에 이 환자 만났을 때 뭐라고 했지? 이런 걱정 말입니다.



4. 출퇴근 시간은 '멈춤'의 황금시간이다



"저는 그 시간을 '풀어지는 시간"이라 부릅니다. 퇴근할 때 걸리는 시간이 교통량에 따라 20분에서 45분 정도 되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제가 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변화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겁니다. 넥타이를 대충 풀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테이프를 틉니다. 뉴스는 절대 듣지 않아요. 그리고 제 집과 제 가정에 대해 생각하죠. 아내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 집에 도착하면 내 직장과는 다른, 내 가정의 세계에 아주 쉽게 동화될 수 있거든요.



5. 짧은 여행도 좋다



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오래 전에 은퇴한 L.씨는 어느 날 딸네 집을 방문하기 위해 3일 동안 버스여행을 하였다. 그가 나에게 이런 글을 보내왔다. ?내가 그 여행을 짧은 멈춤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었소. 헌데 당신 글에서 그와 관련된 부분을 읽고는 아, 이것이 바로 그 짧은 멈춤이라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다오. 확실히 보통 여행하고는 다른 여행이었소. 나는 버스 안의 어느 누구에게도 말을 붙이지 않았다오. 그냥 지난 세월의 많은 순간들을 떠올렸을 뿐이라오. 그런데 그렇게 기억을 떠올리다 보니 분명해지는 게 하나 있었소. 지난 세월, 내가 제대로 보낸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소.



6. 긴 여행을 떠나라



R은 열심히 노력하여 작은 회사의 마케팅 팀장까지 올랐다. 괜찮은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좋은 사람 밑에서 열심히 배우고, 타고난 재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일에 충실하여 대학원 졸업자 이상의 지혜와 능력을 갖춘 여성으로 평가받았다. 정말 일을 잘 했다. 그런데, 똑똑한 그녀는 역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 동안 세계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했다. 3개월 뒤 여행에서 돌아온 그녀는 자기 분야에서 가장 큰 회사의 마케팅 팀장으로 취직할 수 있었다. 그녀의 긴 멈춤이 그녀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밝은 눈을 주었고, 결국에는 더 나은 직장을 선물한 셈이었다.







< 멈춤>은 평화와 고요를 준다. <멈춤>은 한 마디로 의식적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굉장히 이로운 어떤 일을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멈춤>은 태만, 게으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멈춤>이 지향하는 것은 살아 있는(깨어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또한 <멈춤>은 느리게 살기와도 사뭇 다르다. 속도를 늦추려고 노력해도 우리의 속도는 늦춰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움직이기 때문이다. <멈춤>은 삶을 늦추려는 것이 아니라 급속히 움직이는 세상을 보다 평안하고 고요하게 살아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선물한다. 그럼 어떻게 <멈춤>을 실천할 것인가.



< 멈춤>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의 삶에서 유리되지 않고 현실에 녹아 든 삶의 한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를 고단한 현실에서 달아나라고도 모른 체 눈감고 책임을 회피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라고 충고한다. <멈춤>은 실제하는 모든 순간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그 속에서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많은 현대인들이 무미건조한 가정생활과 따분한 직장생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며 맹목적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죽이며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퇴근 시간만 기다리지만 막상 집에 들어서면 지치고 맥빠져 TV 앞에 죽치고 앉았다가 잠이 들고, 다음 날 또다시 맥없이 출근하는 것이 현대인의 삶의 전형처럼 굳어졌다. 간혹 가족과 친구와 친지들과 웃고 떠들고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보지만 그것도 그뿐, 왠지 모를 공허와 상실감이 뼈저리게 몰려든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지금 하고 있는가? <멈춤>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