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의 발칙한 고백 <엘르 인터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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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발칙한 고백 <엘르 인터뷰中>


2014. 3. 14.

정우성의 발칙한 고백 <엘르 인터뷰中>



elle: 시나리오 고르는 안목이 없다는 평이 있어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죠?

그래요? 왜 그러지?… 내가 고른 <비트>나 <태양은 없다>는 아직까지 청춘 남자들에게 좋은 영화로 꼽히고 있잖아요. 아니 그보다는 요즘 한류열풍이 거센데, 그 열풍 안에 끼어있어야 할 배우가 안 끼어있다 보니 왜 그런 작품을 안 하는 걸까, 그런 시각 아닐까요?
elle: 좀 더 파격적이거나 좀 더 망가지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건 어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객의 절대 기준치가 있거든요. 관객이 정우성을 보기 위해 극장에 올 때는 정우성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어요. 배우와 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정우성도 저런 모습이 있네?’ 아니면 ‘그렇지, 정우성도 저런 거 해야지’라고들 평가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우성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려요.






elle: 당신의 외모가 형편없었더라도, 당신이 성공했을까요?

그런 생각을 왜 쓸데없이 하죠? 나는 이렇게 생겼는데. 그런 생각 진짜로 안해요. 이렇게 생겨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있고 그건 또 아무나 흉내 낼 수 없죠. 다른 배우들이 가진 모습을 내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처럼 말예요. 난 다른 배우들의 모습도 좋아하고 지금의 내 모습도 좋아요.






elle: 성형한 곳은 없나요? 아니면 보톡스를 맞았던 경험이라도?

진짜 없어요. 주변에서 피부 관리 좀 받으라고 해도 안받아서 지금 이렇게 얼굴에 뭐 나잖아요.







elle: 그럼 언젠가 바로 잡는 김에, 더 손대고 싶은 곳은 없나요?

난 보신탕도 먹을 수 있는데 안 먹어요. 왜냐면 굳이 그거 안 먹고도 먹을 게 많잖아요. 고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게 더 예쁜 거거든요. 자연스러움을 잃어가는 건 정말 안타까워요. 작지도 않은 가슴을 ‘수술하려구요’ 하는 여자애들 보면 정말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나 싶어요.











elle: 여배우들마저 당신에게 열광한다고 들었어요. 왜 그렇게 인기가 많죠?

멋있으니까. 하하(귀여운 말투로 대답하고 쿡쿡 웃는다)





elle: 여배우들은 당신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고 말도 건넬 수 있는데, 외모 뿐 아니라 내적 매력도 상당한가 봐요?

모르죠, 난. 내가 어떤 내적 매력을 풍기는지는. 하지만 스스로도 그런 걸 더 중요시 여기긴 해요. 여자도 가슴크기나 쌍꺼풀 유무 이런 것 보다는 내적 매력이 중요해요. 그런 걸 말 한마디로 툭 던질 때 흘러나오는 향기는 정말 진하거든요. 그건 어떤 망사 스타킹보다 더 섹시한 거예요.




elle: 20대에는 그런 생각 안했을 거 같아요.

여자를 그렇게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 때는 외모 뿐 아니라 분위기도 중요하게 봤어요. 그래서 여자의 내면을 보기보다는 그저 한순간에 느껴진 매력 때문에 동침을 했던 기억도 있는 것 같네요.




elle: 지금까지 같이 작업한 여배우랑 잠자리를 가졌던 회수를 말해주세요.

하하하. 그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인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타깃이 갈 수 있는 질문이네요. 이런 건 곤란해요...어쨌든, 손예진은 아니에요.



elle: 만약 배우생활이 끝난다 해도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할 건가요?

감독도 할 거고, 제작자도 할 거고. 이도저도 안 되면 조용히 사라져서 초라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고 어디 해외에서 살 수도 있고, 모르죠 그건. 하지만 마음 같아선 영화와 관련된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elle: 드라마 출연은 왜 안하는 거죠?

영화를 일년에 한편씩 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요. 영화 이외 보여주는 건 광고뿐이고. 배우니까 연기를 보여주고 욕심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근래에 든 적은 있죠. 하지만 내게 가장 많은 사랑을 준 건 한국 사람이고, 내가 그 사람들한테 영화배우라고 고집을 폈으니, 좀 참고 영화로 보여드려야지 하는 생각이 아직은 지배적이예요.



elle: 감독 정우성절대 기용하고 싶지 않을 남녀배우를 꼽아주세요.

모든 캐릭터를 자기 스타일화 시키는 배우들 싫어해요. 기용하고 싶은 배우라면 정재씨. 근데 개런티 많이 부르면 고려해 봐야죠.




elle: 여자배우는 누가 신뢰할 만 하죠?

심은하가 왜 컴백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 은하랑 친한데, 계속 얘기를 해봐도 안한대요. 모르겠어요, 마음이 없대요.




elle: 침대 이외의 장소에서 섹스를 해본 적 있나요?

많아요. 하하. 아니 그보다는, 판타지가 많아요. 바 같은데 있잖아요. 거기 화장실에서 해보고 싶어요.




elle: 2세는 어때요? 딸을 원하나요, 아들을 원하나요?

아들을 원하는 것 같아요. 딸은 너무 애지중지 키울 것 같고 가슴도 아플 거예요. 남자친구 생겼어요, 그러면 그래라, 하고는 막 가슴 아플 거 같아요.





elle: 한 배우가 말하길, 당신처럼 청춘스타로 출발한 부류들은 허름한 선술집에서 술잔 기울이는 일이 없다던데 사실인가요?

왜요, 좋아해요. 그런 곳에 자주 갈 기회가 없을 뿐이죠. 하지만 청담동에서 마실 때가 많아요. 어느덧 그렇게 돼버렸죠. 공인이라는 신분은 자연스럽게 하나둘 선을 긋게 만들어요.




elle: 사람들이 알아봐서 불편한 건가요?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해 불편한 건가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거야 좋은 거죠. 만약 그 사람들이 나를 외면해 봐요. 얼마나 슬프겠어요. 근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는 게 불편해요. 비 오는 날 혼자 소주 한잔 하면 얼마나 좋아요. 근데 못해요...(중략)




elle: 누군가 곁에 있어도, 늘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외롭죠. 외로움에 지쳤어요.



elle: 준비한 질문은 이 정도가 끝이군요.

왜 이렇게 적어요? 마흔 몇 개라고 하지 않았어요? 다 한거 맞아요?




elle: 아뇨. 하나 더 있어요. 지금까지의 질문을 듣고 화가 나진 않나요?

재밌어요. 나 자신 역시도 오픈 마인드로 좀 더 얘기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아쉽기도 하구요. 언젠가는 ‘누구랑 잤나요?’라는 질문에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 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