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영세상인 죽이는 '홈플러스'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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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영세상인 죽이는 '홈플러스' 너무해...


2018. 4. 28.




홈플러스는 재래시장 인근에 출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해당 상권 상인들로부터 원성을 많이 듣고 있다.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해당 주민들은 흥정도 귀찮고 발품팔기 피곤한 재래시장이라든가 가짓수가 적고 가격 메리트가 없는 구멍가게들은 외면한 채, 쾌적하다는 이미지가 있고 알뜰쇼핑이 가능한 홈플러스로 쏠리기 때문.


예를 들어 포항시에서는 거의 반세기 동안 포항 시민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에서 불과 300m 거리에 버젓이 입점하였고, 안동시에서는 송현동으로 이전한 안동터미널이 있던 운흥동 부지를 통째로 사들여 그 곳에 점포를 냈는데, 구 안동터미널 맞은편에는 몇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구시장과 신시장이 있음은 물론이요, 비록 작기는 하지만 안동시에서 유일하게 번화가라고 부를 만한 거리가 있는 곳이다. 물론 홈플러스 입점으로 인해 해당 상권의 상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심지어 구시장/신시장은 안동의 대표 명물인데도...

인천광역시에서는 입점 저지 활동을 펼쳐온 중소 상인들을 상대로 3억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했으며, 강원도 강릉시 역시 비슷하게 이미 몇 십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래시장 옆에 점포를 내었으며, 울산광역시 남구의 홈플러스는 야음시장과 수암시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수암시장과의 거리는 약 200m 정도.

심지어 삼척시에서는 중심지 한복판에 대놓고 입점해 버리는 등, 보통 외곽지에 마트를 만드는 경쟁업체와 달리 홈플러스는 재래시장 근처에 점포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넣는 편이다. 경쟁업체들도 마찬가지지만 분쟁이 났다 하면 단골손님마냥 등장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심지어 앞으로는 중소 상인들과 상생하겠다며 신규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뒤로는 신규점포 개설을 신청했다. 그것도 약속한 당일날. 지금의 홈플러스와 별 관계는 없지만 인수대상이었던 홈에버의 막장성은 더 이상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마포구의 망원시장과 670m 떨어진 곳에 합정역점을 기어이 개점하였다. 개점을 막기 위해 인근 상인들이 주한영국대사관 앞에서 테스코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소용없었다.

중랑구 망우동의 우림시장 인근에도 홈플러스를 개점하려고 하고 있다. 우림시장 안 디스플레이에 홈플러스 개점을 규탄하는 문구를 계속 틀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에 SSM이 오픈 예정이었으나 주민과 홈플러스 간에 마찰이 수개월 동안 지속되자 결국 오픈조차 못한 채 그 자리는 개인 마트가 이어 받아서 장사 중이다.

밀양시의 경우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개점했다. 직접 가 보면 주변이 논밭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시내버스조차 없는 건 물론이고 일체의 대중교통이 없는 위치라 접근성이 꽤 떨어지는 편. 덕분에 개점 전 안그래도 죽어가던 밀양 상설시장 및 재래 상권을 한방에 끝장낼 거라는 우려와 달리 그렇게 압도적인 소비층 흡수는 일어나지 않았다. 걸어가자니 멀고, 택시 타자니 그돈으로 그냥 동네 마트에서 사면 되고... 게다가 밀양은 부산, 경남을 본거지로 하는 지방 중~대형 마트인 탑마트가 이미 오래전부터 주요 입지들을 차지하고 있어서 더하다. 

부산, 경남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경우 탑마트 쪽이 더 할인율이 높은 경우도 있어서 지역 주민들이 굳이 발품 팔면서 홈플러스까지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편. 단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밀양시의 다른 곳에서는 팔지 않는 상품같은게 있어서 주말에는 붐빈다. 사실 왜 이런 한적한 곳에 개점했는지 의아한 부분이 있는데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 전국적인 부동산 붐은 밀양에도 영향을 미쳤고, 당시 논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롯데 인벤스가 세워지고, 그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는 홈플러스도 들어서면서 주변 논밭이 대대적으로 주택지로 개발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안습



대전광역시에서는 재래시장인 도마시장 내에 SSM을 오픈했다가 망했다. 상설시장인데다가 꽤 큰 시장이여서 저녁에도 홈플러스에 오는 손님이 10명 남짓이었고 덕분에 유통기한 얼마 안 남은 상품들이 가득했다.

대구광역시 칠성동의 제1호점은 의외로 마찰이 적다. 도보로 10분 안쪽에 칠성시장이 있어서 입점 당시에 재래상권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입점 당시의 상인들 반응은 오히려 호의적. 오죽하면 근처 칠성시장 상인들도 팔때 물건 없으면 차라리 홈플러스 가라고 등떠밀어 줬었다. 다만 1호점에서 서쪽에 있는 남침산네거리에, 홈플러스와 아파트 단지 반대편에서 서로 마주끼고 이마트 칠성점이 있는데다가 이마트 칠성점 바로 건너편에 롯데마트 칠성점도 들어와서 이 일대는 빼도박도 못하는 전쟁터 확정....

청주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데, 청주성안점은 예전 청주고속버스터미널 자리에 위치해 있다. 까르푸 시절부터 있었던 유래깊은 매장인데, 문제는 후문 바로 앞에 서문시장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서문시장은 언제부턴가 삼겹살 거리가 되었지만, 그밖에도 1km 반경에 청주시 내 시장중 최대 규모인 육거리시장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미 오픈한지 한참 된 매장이기 때문에 지금은 별다른 의견차는 없는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