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주의해야 할 풍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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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주의해야 할 풍습들


2017. 8. 21.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 각 국가 여행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번엔 터키 여행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자.


1. 집에 들어갈 때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대한민국과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터키인들에게) 신성한 사원에 들어갈 때에도 신발을 벗어야 한다. 대한민국과 달리 터키의 집은 현관이 움푹 패여 있지 않고 평평한데, 신발은 벗어서 다른 신발들이 놓여 있는 카페트 위에 놓으면 된다.

2. 신발을 벗을 때 절대로 신발을 겹쳐 놓으면 안된다.
터키인들은 집에서 신발이 서로 겹쳐져 있으면 그 집 주인에게 불운이 따른다고 믿는다. 마찬가지로 집 문지방을 넘을 때도 왼발부터 넘으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젊은 터키인들보다는 기성세대 터키인들이 믿는 미신이긴 하지만 주의할 필요는 있다. 몇 가지 미신을 더 소개하자면, 터키에서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거나 좋은 말을 하면 이를 시기하는 지니(악령)가 훼방을 놓는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러한 말들을 하기 전에 항상 'Maşallah(마샬라 - 알라의 보호가 깃들기를)'라고 말한다. 이러한 진들을 쫓아낼 수 있는 것은 푸른 눈동자를 가진 사람으로, 푸른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 드문 터키에서는 푸른 눈동자 모양의 부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기념품으로도 판다. 무언가 위험한 일을 할 때 '알라의 이름으로' 라는 뜻의 "Bismillah"(비스밀라)라고 말하고 오른발부터 딛는 풍습도 있다. 그리고 손님과 작별할 때 주인은 안전한 여행이 되길 바라며 물 한 바가지를 땅바닥에 쏟는 풍습이 있다. 한국인의 경우 '소금 뿌리는 것'과 연관지으며 오해할 수 있지만, 집주인은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일 뿐이다. 얘네는 건조 기후라 물이 상당히 귀중한 문화라서 그렇다고 생각하자.

3. 터키에서는 존경의 뜻으로 웃어른의 손이나 이마에 키스를 하는 관습이 있다.
웃어른을 보면 그렇게 하자. 특히 손등에 키스하고 그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갖다대는 것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존경을 의미한다. 동성 간에 서로 뺨에 키스하거나 손을 잡고 걷는 모습도 볼 수 있지만, 그냥 친한 사이일 수 있으니 연인관계로 단정할 수 없다. 사실 터키에서는 이성 간의 키스를 공공장소에서 노출시키는 것이 금기시된다.


4. 물건을 줄 때나 악수를 할 때, 항상 오른손만 사용해야 한다.
터키어로 왼쪽은 '거짓된', '그릇된'이라는 부정적인 뜻도 갖고 있고 전통적으로 왼손은 불결한 손으로 여겨 왔다. 이건 인류 문화 전체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어에서도 현대국어에서는 사어화 되었지만 '외다'라는 말이 '그릇되다'란 말로 쓰이던 용법은 조선시대까지 남아 있었고, 오른손이나 오른쪽을 '바른손', '바른쪽'이라 부르는 관습은 아직도 남았다.("옳은→오른"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인도에서도 왼손은 볼 일 보고 뒤 닦는 손이다. 영어에서도 'right'와 'left'의 의미 중 방향을 제외한 의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똑같이 방향을 의미하는 라틴 계열의 영어인 'dexter', 'sinister'도 마찬가지.

5. 아직까지 터키는 보수적인 생활 습관이 남아있다.
관광지에서는 별 상관 없을지 몰라도 이스탄불, 앙카라를 벗어난 시골에서는 커플 간 스킨십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여자들의 경우 히잡까지는 할 필요 없지만 시골 지역의 경우 핫팬츠나 미니스커트 차림은 눈치보일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카파도키아나 에페소 지역도 터키 내에서 굉장히 보수적인 지역으로 유명하다.

6. 터키에 유학하거나 살 사람들에게만 해당되겠지만, 처음 이사를 오면 이웃집에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인사를 하면서 한국에서 떡을 돌리는 것과 같이 보통은 사탕이나 과자, 간단한 음식을 돌린다. 이러한 음식을 받을 경우, 빈 접시를 돌려줄 때 접시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실례고 사탕 같은 것을 담아서 돌려주면 된다.

7. 터키인들과 말하다보면 턱을 들어올리면서 입을 내밀고, '쯧' 하는 소리를 낼 때가 있다.
이것은 아니다/없다 라는 뜻의 부정형 표현이다. 고개를 가로젓는 것은 '모른다'는 뜻이다.

8. 결혼한 부부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절대로 아내의 외모를 칭찬해서는 안된다.
터키 남자들은 손님이 아내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믿을 수 있다. 아내를 칭찬하되, 요리 솜씨나 바느질 솜씨 등으로 돌려서 칭찬하는 것이 예의바른 행동이다.

9. 이슬람 사회에서는 무신론자에 대한 경멸이 심각한 편이다. 
터키는 비교적 세속적이라지만 대다수의 터키인들은 무신론자에 대해 경멸까진 아니더라도 '세상에 뭐 저런 놈이 다있어?' 같은 표정으로 쳐다볼 확률이 매우 높다. 앙카라는 세속주의의 중심지이며, 오래전부터 정착한 지역이라 그렇겠지만, 비이슬람 국가와 비교했을 땐 여타 이슬람 국가와 마찬가지로 종교색이 강한 편이다. 터키인들의 생활 습관부터가 이슬람 전통에 따라 움직이며, 때때로 사고방식에서도 이슬람적이다. 터키의 정치 풍토에서도 좌우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종교일 정도. 현재 터키의 집권정당인 정의개발당은 보수주의 중도우파 영역에 속하는 정당이며, 그들이 종교색이 없다고 주장할지라도 실제로 터키에서 종교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중이다. 가령 사립 종교학교인 이맘 하팁학교만 해도 2009년 이해 몇 년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에르도안 총리가 한 이맘 하팁학교에 가서는 "공화인민당은 쿠란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드립을 칠 정도.


10. 제스처에 주의할 것.
한국처럼 엄지손가락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는 제스처는 같은 뜻의 욕설이고, 엄지와 검지를 고리모양으로 만드는 모양 또한 마찬가지 뜻의 욕설이다. '훌륭하다, 좋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다섯손가락을 한데 모아 위쪽을 가리키면 된다.
이 동영상을 참고할 것.

11. 아타튀르크를 비난하지 말 것.
터키인들의 아타튀르크 사랑은 정말로 극진한지라, 조금의 험한 소리도 용납하지 못한다. 특히 아타튀르크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현지법으로 처벌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터키인들 앞에서는 쿠르드족, 키프로스, 아르메니아 문제를 꺼내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신상에 이롭다. 정 꺼낸다면… 아르메니아도 악랄하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지들도 똑같이 굴었고, 터키를 비난하는 유럽 다른 강대국들도 식민지에서 똑같이 저지르곤 터키만 욕한다든지 터키인들 생각이나 주장과 비슷하게 말하길.

12. 길거리에 여기저기 있는 전통적인 느낌의 찻집(Çay evi / Çay bahçesi)이나 커피집(Kahvehane)은 남자 전용 공간이다.
여자가 들어가지 말란 법은 없지만, 주변 남자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은 감수해야 한다. 터키 남자들은 시간여유가 날 때마다 찻집이나 커피집에 가서 이웃사람들과 수다를 떨거나 체스, 백개먼 같은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여자들은 하맘(Hamam)이라고 부르는 목욕탕에 가서 다른 여자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낸다. 장성한 아들을 둔 아줌마들의 경우 하맘에서 며느리감을 찾기도 했다.

13. 선물을 받았을 때, 절대로 거절하거나 선물을 되돌려 보내지 말 것.
명예와 겸손을 중요시하는 터키인들에게 이만큼 무례한 행동도 없다. '자신의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 그렇다고 무언가를 대접받았을때 무조건 덥석 받아먹는 것도 실례이다. 체면치례로 하는 말도 있기 때문에. 보통은 몇 번 어정쩡하게 거절을 하고 3번째에야 "괜찮은데, 정 그러시다면…" 식으로 받는 것이 예의이다. 선물을 받을 때에도 "뭘, 이런 걸 다…" 식으로 대꾸하고, 손님이 가고 나서 열어 본다. 또한 선물을 줄 때에 칼 같은 물건을 피하는 것은 한국의 풍습과 같지만, 선물로 절대로 돈이나 상품권 같은 걸 주어선 안 된다! 이 나라 사람들은 심지어 물건을 사고 나서 돈을 건넬 때도 직접 주지 않고, 테이블 위에 놓고 상대방에게 가져가게 할 만큼 돈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린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수입이 얼마인지 묻는 것도 매우 큰 실례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어른들로부터 무언가를 받을 때 처음에는 사양하는 게 예의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담이지만 선물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자면, 터키에서도 칼을 선물로 주는 때가 있긴 하다. 바로 남자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시골지방에서는 아직 남아있는 풍습으로, 아버지가 갓 성년이 된 아들에게 칼 혹은 총과 함께 화대(!)를 선물로 준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까 남자답게 살라는 의미라고. 이 동네에서는 마법사 그딴 거 없다. 나이 25살까지 여자랑 자본 적 없는 남자는 남자 구실도 못하는 병신 취급 당하기 딱 좋다. 헌데 여자들에게는 결혼 전까지 순결하길 기대하는 남자들이 절대다수인데, 가령 결혼 첫날밤에 신부의 혈흔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걸로 이혼 사유가 되기도 한다. 한편 여자아이가 어른이 되면 어머니가 새 옷을 사 주는 풍습이 있으며, 여자아이를 둔 집안에서는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결혼식날 새 살림 차릴 때 쓸 혼수품을 조금씩 조금씩 사 모으는 관습이 있다.

14. 터키 남성들은 '남자다움'을 상당히 중시하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심하다. 
덕분에 남자답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 상당히 언짢아 한다. 그리고 마초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집안일은 요만큼도 할 줄 모르는 걸 당연시한다고 한다. 근데 사실 이런 남성성 중시 풍습은 불과 얼마전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도 닮아 있다. 보수적인 사회가 변화하는데에는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 어찌될 지는 지켜볼일. 물론 모든 터키인들이 다 마초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도 일반화의 오류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15. 터키를 칭하는 'Turkey'라는 영단어는 가급적 사용을 피할 것.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이건 칠면조를 뜻하는 단어이다. 근데, 이거, 터키 현지인들이 매우 싫어하는 단어다. 당장에 입장을 바꿔봐도, 자신의 나라 이름을 고작 칠면조로 말장난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을까? 따라서 가급적이면 영어로 터키인들과 회화해야 할 상황이라면 'Turkey'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하기 보다는 'This country', 'Here' 같이 터키를 뜻할 수 있는 단어 선택을 하는 것이 낫다. 여기서는 제품 원산지 표시도 Made in Türkiye 라고 쓰거나 EU용제품의 경우 아예 프랑스어로 Fabriqué en Turquie라고 쓴다. -. 물론 한두번 말하는 것으로 화내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남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