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5.
2016년 12월 18일 주간경향이 단독으로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 김정일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하여 공개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거대보수정당의 대표였고, 현직 대통령 자리에 있는 인물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 용의자였다는 심각한 안보 문제다.
주간경향의 보도에 의하면 한 건이 아니라 여러 차례 편지가 오고 갔다고 한다.
참고로 내용은 주간경향에서 공개한 부분을 원문 그대로 올린 것이다. 박근혜 본인의 어휘 능력이나 최순실과의 관계를 봤을 때, 이것도 남이 적어준 거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주체91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2005년 7월 13일"
정준희 대변인은 21일 "그런 서신이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남북 문제를 행정적으로 총괄하는 정부 부처다.
정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그것과 관련된 어떠한 결과 보고도 없었다"며, "재단 관계자들에게도 확인한 결과 그런 서신을 북한에 보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 12월 21일, 경향에서 추가로 박근혜의 편지에 대한 김정일의 답장을 공개하였고, 2002년 북한과 오고 간 편지 내용이 드러났다.
통일부가 거짓말을 했거나 실상 파악도 못할 정도로 무능하다는 걸 보여준 것.
2017년 2월 11일 경향신문 측에서 이 편지 전달에 김정일의 아들이자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과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이러한 라인이 실제로 구축되어 있었고, 이 라인이 가동 되고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문제시 되었던 박근혜의 국보법 위반 문제를 넘어서 장성택의 숙청과 박근혜가 연관 되었을 가능성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기사가 나온 지 겨우 3일 만에 2017년 2월 14일 김정남이 암살된 것으로 추정된 사건이 발생하며 해당 기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요약하자면 국보법 폐지를 막기 위해 거리로 나오기까지 했던 북풍몰이, 안보팔이의 달인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지켜낸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박적박이다.
[문제점]
이중잣대
박근혜 정부와 그 지지층은 평소 자신의 반대파들에 대해 자주 종북몰이, 공안몰이를 하며 각종 공작을 한 경력이 있는데, 정작 본인은 북한에 이런 편지를 보내는 이중적인 모습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하다. 새누리당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자나깨나 종북척결만 생각한다는 김진태 의원님 뭐하십니까. 한마디 하셔야죠" 라며 강성 친박계 의원인 김진태를 비난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정동영도 편지가 북한으로 갔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데, 이 경우 북한 주민과 접촉할 때는 반드시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국가보안법, 교류협력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이건 정청래 전 의원도 본인 트위터에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 부분이다. 즉 통일부의 공식 채널을 통하지 않고 북한으로 간 모든 서신-팩스-화물은 국가보안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참고로 국가보안법은 썰전의 유시민-전원책 듀오가 한 번 짚었듯이 유일하게 의도만 있어도 처벌받는 형법(의 특별법)이다. 대한민국 형법의 모든 조항들은 행위-부작위 두 개만 일차적으로 본다. 의도와는 관계가 없다. 저 편지는 2005년에 보낸 것으로, 국보법상 회합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인데 대통령 임기 기간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었므로 편지 건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노무현 대통령 때 국가보안법을 폐지 혹은 수정하려고 했을 때 제일 앞장서서 반대를 주장했던 이가 박근혜 본인이었다. 이것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이라면 자기 발등을 찍은 격이다.
김정일 찬양
북한의 연호인 주체91년을 사용하거나 김정일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쓴 것, 남북이 아닌 "북남"으로 쓴 것 등이 문제다. 2002년 남북친선 축구대회 경기 당시, 김정일은 이것을 "북남통일 축구대회"라 불렀고, 참고로 이때 관중들이 태극기를 흔들었다고 심기가 불편해 했던 것은 박근혜였다(당시 국회의원 자격으로 참관했었다). 또한 과거 18대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이정희가 "남쪽 정부" 발언으로 종북논란이 일었었는데, 만약 박근혜의 "북남" 언급이 사실이라면 일개 후보자였던 이정희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파문이 일 것이다. 때문에 당시 방북을 위한 분위기 속에서 '건강을 기원한다' 정도의 말이야 쓸 수 있겠으나, 편지의 뉘앙스는 완벽하게 아랫사람이 고위직의 인물에게 하는 태도로 말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보낸 시점
2005년 7월 13일 해당 편지를 보낸 시점이 당시 북한이 핵 무기 보유를 선언하고 영변의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 완료를 발표한 지 두 달 뒤였다. 때문에 북핵이 위협이라고 강조해 온 것도 무색해졌다.
정청래 전 의원은 만약 사실이라면 간첩죄라고 하였다.
2016년 12월 17일 한 주갤러가 박사모 카페에 "문재인이 청와대 비서실장일 때 김정일에게 간 편지"라는 식의 제목으로 낚시를 시전했다. 대놓고 사기를 친 건 아니고 잘 읽어보면 '문재인이 보낸 편지'가 아니라 '문재인이 청와대에 있을 때 김정일에게 간 편지'인데 일부러 낚시를 위해 헷갈리게 쓴 것. 본문에는 주어 없이 '이런 편지를 보냈다니 빨갱이'라는 말만 적어놓았다. 글을 쓰며 편지 전문을 실은 게시물을 썼는데, 박사모 회원들이 여기에 낚이는 바람에 당연히 문재인이 보낸 편지라고 오해하고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비난하는 댓글이 속출했다. 나중에 편지를 쓴 사람이 문재인이 아니라 박근혜 당시 대표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박사모에서 해당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박사모는 인터넷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박사모는 여전히 편지가 문재인의 것이라고 우기거나 이번 일을 덮어야 한다며 난리를 쳤다. 또한 이 사건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트위터에 올렸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큰 웃음 준 박사모에게 감사드린다는 트윗을 남겼다.
문재인 편지가 아니라 박근혜 편지인 것이 드러나자 박사모 회원들은 "업무상 편지 좀 주고 받은 것 가지고 뭐 이리들 난리냐? 좌파를 소탕하자!!!"며 국보법 위반이라는 명백한 범죄 사실은 외면한 채 내로남불을 보여주고 있다.
TV조선은 김정일이 박 대표가 방북했을 때 자신이 아끼던 방탄 벤츠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