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 세이메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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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 세이메이에 관하여


2015. 3. 5.

온묘도의 전설 아베노 세이메이


1.영광과 전설로 채색된 인생


아베노 세이메이는 최강으로 평가받은 온묘지며, 일본 주술사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실로 온묘도의 상징으로도 할 수 있는 존재이며, 그의 활약은 많은 전설로 남아 있다.



921년에 태어난 아베노 세이메이는 오사카 시 아베 구에 있는 아베노 세이메이 신사가 탄생지로 되어 있다. 후에 일본 최강의 온묘지가 되는 그는 출생시점 부터 남다른 일화가 있었다.



야스나(保名)라고 하는 세이메이의 아버지는 어느 날 시노다(信太) 숲에 살고 있는 여우 한 마리를 도와주었다. 야스나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던 여우는 얼마 후 구스바라는 젊은 여자로 변신해 야스나 앞에 나타났다. 이윽고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결혼을 했다. 이렇게 태어나 아이가 세이메이였다. 가족은 사이좋게 살았다.




그런데 방심하고 있던 구스바가 우연히 자신의 정체를 남편과 아들에게 알리고 말았다. 원래 화생(化生)한 자는 정체가 발각되면 떠나야 하는 법이다. 구스바는 "내가 그리워지면 시노다 숲에 만나러 오세요" 라는 의미의 시를 남기고, 울면서 아베노 집안을 떠났다. 남겨진 세이메이는 그리움에 못 이겨 시노다 숲을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어미 여우를 찾아냈다. 그러나 집에 돌아갈 수 없었던 어미 여우는 안타까운 마음에 강한 주력을 세이메이에게 주었다.



아베노 세이메이는 85세로 사망했지만, 그의 신비한 주술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오랫동안 전해졌다. 그와 관련된 일화는 고전 '지금과 옛날 이야기(今昔物語)' 나 그 밖의 일화집 등에 많이 실려 있다. 에도 시대가 되고 나서도 세이메이를 소재로 한 죠루리 작품이 만들어졌다. 아베노 세이메이는 후세 사람들로부터도 주목받은 위대한 술자였던 것이다.



2 .온묘지로서의 수행



세이메이는 어린시절부터 온묘도의 대가인 카모 타다유키 밑에서 온묘도를 배웠다. 처음에 그도 온묘지를 목표로 한 소년들 중의 한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그 재능을 인정받아 고명한 온묘지로 군림하게 되었다. 세이메이의 재능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스승인 카모 타다유키였다. 카모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세이메이를 귀여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어린 세이메이가 어느 날 밤 소 수레를 끌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앞을 보자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이상한 모습을한 자들이 세이메이 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었다. 그는 당황하여 스승에게 사실을 알렸다. 수레안에서 자고 있던 카모는 눈을 뜨고 밖을 내다봤다. 그러자 정말로 여러명의 괴물들이 오고 있었다. 그것들은 악귀로서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귀는 사람에게 달라붙어 재앙을 일으키는 법이다. 이를 염려한 카모는 주술을 사용해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고 귀들을 그냥 지나치게 했다. 결과적으로 세이메이가 귀신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알려준 덕분에 카모 일행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카도는 어린 세이메이에게서 천부적 재능을 느끼고 아낌없이 온묘도의 모든 것을 가르쳤다.



이윽고 세이메이는 그때까지 카모가가 맡고 있던 온묘도의 일 가운데 천문에 관한 일을 담당하게까지 되었다. 이리하여 달력은 카모가가 담당하고 천문은 세이메이의 자손인 츠치미카도가가 맡게 되었던 것이다.




3.도마 법사와의 싸움




아베노 세이메이와 동시대의 온묘지 중에 아시야 도만(芦屋道滿)이라는 술자가 있었다. 둘 모두 뛰어난 술자였으며 늘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했다. 귀족끼리의 분쟁이 일어나면 두 사람은 반드시 다른 세력에 고용되어 주력을 다퉜다. 하지만 도만은 언제나 세이메이에게 한 발 뒤졌다. 이 숙명의 라이벌에 얽힌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어느 날 도마(道魔) 법사라는 인물이 아베노 세이메이를 찾아왔다. 세이메이는 법사가 데려온 두 명의 동자가 시키가미의 변신임을 금방 간파했다. 법사가 자신을 시험하러 왔다는 것을 눈치챈 세이메이는 몰래 주문을 외어 동자를 숨겨버렸다. 당황한 법사는 세이메이에게 사과하고 자신이 부리고 있는 동자를 돌려받았다. 도마 법사, 그것은 아시야 도만의 별명이었다.




4.카잔 천황의 출가를 미리 알다




아베노 세이메이는 천문과 소환술에 뛰어났다. 특히 시키가미 사역에 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게다가 장시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를 증명하는 이야기 중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이것은 그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후의 이야기다.



카잔(花山) 천황은 후지와라(藤源)의 음모에 걸려들어 천황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했다. 밤중에 천황이 소 수레를 타고 궁중을 나와 세이메이의 집 앞까지 왔을 때, 집 안에서 세이메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황이 양위된 듯하다. 시키가미여, 궁중에 입궐하라."



이 말에 놀란 천황이 주변을 둘러보자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천황은 집 앞까지 와 계십니다"라는 목소리가 대답을 했다. 아무도 없는 듯이 보였지만 사실은 시키가미가 있었던 것이다.



이 일화를 통해 두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세이메이는 천문의 이변을 통해 천황의 양위를 미리 알았으며, 집에서 시키가미를 하인 대신 부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5.수 많은 전설




시키가미 사역은 온묘도 중에서도 최고의 술법이며, 시키가미의 컨트롤은 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세이메이는 시키가미를 마치 수족처럼 간단히 다뤘다. '시키가미를 부리는 술자'로서의 높은 재능이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6.집안일을 돕니 시키가미




세이메이의 집에서는 아무도 없을때도 창이나 문이 열리고 닫히고 했다. 이것은 세이메이의 명령으로 시키가미가 한 일이었다. 이처럼 세이메이의 집에서는 시키가미가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듯하다. 그러나 집안 사람들이 이상한 현상과 때때로 모습을 나타내는 시키가미의 괴상한 모습에 겁을 먹었다. 결국 세이메이는 시키가미를 집에서는 부리지 않게 되었다. 그 뒤로 시키가미는 다리 밑에 갇혀 있다가 필요할 때만 소환되었다고 한다.



7.종이 새




세이메이는 종이 시키가미를 사용하는 데도 뛰어났다. 세이메이의 주인인 후지와라노 미치나가(藤源道長)가 호죠지(法成寺)를 건설할 때의 일이었다. 미치나가가 애견과 함께 절을 짓는 모습을 보러갔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애견이 경내에 들어가려는 미치나가의 옷을 물고 놓지않는 것이었다. 누군가 자신에게 주문을 걸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미치나가는 세이메이를 불러 그 자를 찾아내도록 명했다.



세이메이는 품에서 종이를 꺼내 새의 형태로 만들고 주문을 외어 던져 올렸다. 그러자 종이는 한 마리의 백로가 되어 날아갔다. 하인이 추적하자 백로는 아시야 도만의 집에 떨어졌다. 도만은 미치나가 앞에 끌려와 심문을 받았다. 결국 도만은 정적의 의뢰를 받고 미치나가에게 주술을 걸려고 했던 사실을 자백했다.



8.숙적과의 대결



당시 천황이 아베노 세이메이와 그의 라이벌인 아시야 도만을 불러 힘 대결을 시킨 적이 있었다. 그들은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맞힘으로써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상자가 나오자 두사람은 똑같은 대답을 했는데, 물론 둘 다 정답이었다. 이 승부는 몇 번이나 반복되었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승부에도 끝이 찾아왔다.



귤이 든 상자가 나왔을 때 아시야 도만은 "귤"이라고 대답했지만, 세이메이는 "쥐"라고 말했던 것이다. 상자 속에 귤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던 황제는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이메이는 상자를 꼭 열어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상자를 열자 안에서는 귤이아니라 쥐가 나왔다. 이대로는 승부가 나지 않으리라 생각한 세이메이가 주력을 사용해 귤을 쥐로 바꿔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