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360 (Moto 360)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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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360 (Moto 360) 후기


2014. 10. 19.

무려 한달만에 받았습니다.
최근 품절사태 때문에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 걸 알면서도, 스마트와치는 예전부터 눈독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습니다.
다만 명시가격 약 25만 원 -> 국내배송시 49만 원이라는 가격이 이해되지 않긴 하네요.

제 생각엔 눈독들이시는 분이라도 지금 당장 사시기보단 40만 초반이나 30만 후반으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모토360 (Moto 360) 후기 

물건 자체는 누군가 3일 정도 사용한 것을 재포장된 물건으로 받았습니다.

얼리어답터로서 굉장히 꺼림칙한 일입니다만, 일단 받았고 정상 작동 확인했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개봉했습니다.

모토360의 그 유명한 원형 시계 테두리는 확실히 예뻐요.
이게 누군가 개봉했던 중고품이라는 사실에도 괜히 예쁩니다 -_-♥

내부 부속품은 '무선충전기', 110볼트 충전기(...), 안내서가 전부입니다.
무선충전기는 집안에 남아도는 USB 충전기로 해결했습니다.

220볼트짜리로 지금 2주일째 사용중인데 오히려 해외 평보다 빨리 충전되는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처음 기기를 켜면 (딱 하나 있는 버튼 롱-클릭) Android Wear를 설치하라는 화면이 뜹니다.
말대로 구글에서 다운받아 설치하고 페어링을 시켰습니다.
별다른 절차는 필요하지 않고, 
휴대폰에서 안드웨어를 실행 후 시계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알아서 페어링해 줍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시계와 휴대폰의 모든 데이터 통신은 블루투스로 진행됩니다.

구글 나우와 동기화되었다가, 잠깐 휴대폰 블루투스를 껐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 dpi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육안으로 화소 하나하나가 보일 정도로, 그렇게까지 고급스러운 디스플레이는 아닙니다.
다만 걱정했던 '원형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안도했습니다.

픽셀을 원형으로 깎아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혹시 원형 모양으로 디스플레이 화소들을 배치한다는 건가? 그럼 외곽 쪽에 계단현상이 남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시계의 디스플레이 마감 때문에 무지개 현상은 생기더라도
화면 바깥에 화소가 각져 있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디스플레이가 시계통을 꽉 찰 만큼 만들어져 있고

그걸 시계유리 굴곡으로 가린 것 같더군요.

충전 사진입니다. 충전 중에는 자동으로 최소밝기가 되면서 배터리를 절약합니다.



실사용 1일째:

-시계가 생각보다 무겁진 않습니다만, 신경은 쓰이는 정도입니다. 무거운 시계를 싫어해서 가죽이나 천 끈으로 된 얇은 시계를 차 왔던 저로서는 약간 신경쓰이는 무게입니다만, 평소에 메탈 시계를 차 오신 분들은 그것보다는 가벼우니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구글 나우와 연동이 빠릅니다. 아시다시피 구글 나우는 '내가 서 있는 위치, 이동 경로'를 탐색해서 자동으로 집까지 남은 시간, 이용해야 하는 교통편, 현 장소의 날씨 등을 보여주는데, 딱히 휴대폰에서 구글 나우를 켤 필요 없이 사진처럼 바로바로 정보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가끔 이게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시계 디스플레이가 정전식 터치입니다. 다만 그 터치감은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화면 알림을 끄기 위해 몇 번 스와이핑을 해도 잘 안 지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 모토360의 기본적인 조작 방법은 '좌/우 스와이핑'. '롱-터치', '짧은 터치'. '버튼' 네 가지입니다. 이 네 가지로 모든 동작을 수행하며, 왼쪽->오른쪽으로 밀면 삭제/앱 종료를, 오른쪽->왼쪽으로 밀면 연결된 기타 동작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터치는 아시다시피 화면 터치이고, 롱-터치를 통해 앱 상세 설정이나 화면 시계 모양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말씀드렸던 110볼트 충전기를 어렵게 찾아 충전 시간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30%에서 100% 채우는 데 110볼트에서는 1시간 40분 가량 걸렸지만 (이게 공인된 충전 스펙입니다.) 220볼트에서 20% ~ 100%를 채우는 데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220볼트 만세 :D 실제로 데스크에 무선충전기를 두고 시계를 올려다 보면 충전되는 속도가 미세하게 눈으로 보일 정도로 충전속도가 빠릅니다.

-손목을 흔들면 시계가 켜집니다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좀 많았습니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손목을 뒤집은 채로 1초, 손목을 돌리고 1초'로 시계 화면을 켭니다. 하지만 시계 화면이 항상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불편한 것은 여전합니다.



실사용 3일째:

-기본적인 조작 방법과 함께 모토360을 쓰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블루투스 반경이 넓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 자리에 휴대폰을 두고 시계를 찬 채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10m 정도의 반경이면 전화나 문자 등의 데이터 수신을 모두 할 수 있더군요. 직선거리라면 15m까지 되는 것을 학교 운동장에서 확인했습니다.

-초기 설정값으로 계속 사용하면 각종 알림이 매번 시계로 들어옵니다. 이 알림은 안드로이드 웨어로 끌 수 있지만,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구별을 하지 않습니다. 뭔 소리냐면, 앱 알림을 하지 않을 앱을 일일이 추가해 줘야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즉 자신이 원하는 알림만 내보내는 기능(문자, 카톡, 전화만 받길 원하는 저로서는 짜증-_-)은 구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계 배터리 수명은 정말 공인헀던 대로 'Daily-life'에 딱 맞습니다. 시계로 2048이나 toc toc toc 게임을 하지 않는 이상 하루 종일 알림받고 시계를 들여다보아도 저녁때쯤 되면 60% 정도의 배터리가 남아 있습니다. 제 사용습관대로 했을 때 충전을 안하면 대략 34시간 정도 견디는 것 같더군요. (언제 한 번 친구들과 논다면서 날밤을 까고, 깜박하고 충전을 안하고 그대로 집에 와서 잤더니 배터리가 9% 남았었습니다.)

-다만 피트니스 기능이 저에게 전혀 쓸모가 없다 생각했기에 이걸 끄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아보다 포기했습니다. 피트니스 기능은 시계 흔들림과 맥박을 통해 사용자의 활동량을 알려주는 앱인데, 굳이 이게 기본 제공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성으로 명령을 보내는 기능에 대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인식률은 딱 좋다.', 그러나 '시끄러운 곳에서는 무용지물.' 정말 그냥 말 그대로 흘려내다시피 'XX에게 언제 오냐 문자보내'라고 하니까 바로 보내지더군요. 유효한 명령이 아니면 구글검색을 실행해 내가 말한 것을 서칭해 주고, 그 서칭 화면을 클릭하면 휴대폰에 정보를 표시해 줍니다. 심지어 카톡도 답장할 수 있습니다! (신기한 건 음성명령으로 답장을 보내면, 읽었다는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은 채 답장을 보낼 수 있더군요. 상대 왈: 이시끼 읽지도 않고 답장보내네...어, 어떻게?) 전화의 경우 왼쪽으로 스와이핑하면 받기, 오른쪽으로 스와이핑하면 거절이니까 직관적이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통화는 휴대폰을 들고 해야 합니다. ㄷㄷ;
 다만 문제는 시끄러운 곳에서 시계를 켰을 경우, 주변 시끄러운 소리가 'ok 구글!'이라는 소리로 인식되는지 음성 탐색 명령이 종종 켜집니다. 술자리에서는 시계를 보았으면 꺼야 하는 상황이 연출...



실사용 6일째:

-슬슬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대폰도 루팅하는데 안드로이드 웨어는 루팅 안되나?' -해서 xda포럼을 뒤져봤더니, 안드로이드 웨어의 루트 권한을 해제하는 방법까지는 나왔습니다만 이걸 휴대폰을 통해 블루투스로 시계에 데이터 전송하는 경우,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시계를 루팅하는 경우 별도의 root 폴더를 생성하지 않고 모든 데이터를 포멧한다는 포럼 게시물이 있더군요. 즉 시계에도 USB를 연결해 데이터 전송을 유지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모토360은 기본적으로 뭐든 '꽂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블루투스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긴 했는데, 모토360을 재부팅하는 동안에는 블루투스가 동작하지 않는다더군요. -_-...그럼 안드로이드웨어 OS는 어떻게 깐 거지??

-그래서 다른 앱을 깔아보기 위해 구글마켓을 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기본적으로 '휴대폰에 시계 관련 앱이 깔리면, 그 앱을 블루투스를 통해 시계로 전송합니다.' 즉 앱을 깔고 난 후 별도의 설정을 하실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앱을 실행하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앱이 동기화되지 않은 경우 휴대폰 안드로이드웨어 맨 밑에 '앱 다시 동기화' 항목을 클릭하고 1~5분만 내버려두면 됩니다.

-현재 마켓에 나와 있는 시계용 앱 목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대개 이런 종류가 있었습니다.
 =Watchface: 시계 모양을 바꿔주는 엡입니다. 방식이 정착되어 있지 않지만 유형은 크게 '잠금해제 화면식'으로 시계 화면을 덧씌우는 방법과, 모토360의 롱-터치 시 나오는 시계화면 변경 항목에 앱을 추가하여 그 시계 화면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방법이 마음에 들더군요. 단순히 시계 화면을 바꾸는 것을 넘어 시계 표시 시간이나 그림자 효과 같은 자잘한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각도계, 나침반: 각도계는 생각보다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화면에 표시된 일직선에 재려는 부분을 맞추고 터치를 해 줘야 각도값을 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상술했다시피 터치가 불편한 편이라 별로 효용성은 없었습니다. 대신 나침반은 꽤 유용했습니다. 가로/세로로 변경할 수 있으며 실제 나침반과 2도 정도 차이를 내는 것 빼고는 방향을 아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LED light: 네, 흔히 아시는 조명 앱입니다. 물론 시계에 별도의 조명기능이 달려 있는 건 아니고, 시계 화면 자체를 하얗게 만들어 LED 라이트 기능을 수행하게 합니다. 휴대폰을 키는 것보다는 편리했습니다. 조도도 적당하고요. (기본적으로 휴대폰으로 쓰려면, 한 손을 쓰지 못하게 되잖아요? 시계는 그런 거 없음 :D )
 =2048, toctoctoc 미니게임류: 게임류도 조금씩 나오는데, 그 터치감 때문에 사실상 조작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 악명높은 OMAP칩 때문에 매끄럽지도 않고, 시계로 겜할 바에야 휴대폰으로 하지...라는 생각이 들자 바로 지웠습니다.
 =작업 관리자: 현재 실행하고 있는 앱 리스트를 제공하는, 휴대폰의 Task Killer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용 방법도 쉽고, 배터리 소모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깔아서 득도 보고 했습니다만, 애당초 웨어 쪽은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프로세스도 바로 종료되는 모양이더군요. 사용할 일은 없어서 그냥 냅두고 있습니다.
 =browser: 시계로 인터넷을 보는 앱입니다. 입력은 오직 알파벳만 지원합니다. 그냥 단순, 정말 급한 서치용으로는 좋더군요. 입력이라기보단 지금 상황을 확인하는 정도? (가령 태풍주의보라는데 무슨 태풍인지 궁금할 때, 네이버로 들어간다든지 등)
 =계산기: 사칙연산과 C, CE 정도만을 지원하는 아주 간단한 계산기입니다만, 보험금 계산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습니다. 터치가 약간 불편하지만, 휴대폰보다는 시계가 확실히 편합니다.
 =원격카메라: 사람들이 제일 신기해 하는 기능입니다. 휴대폰이 꺼져 있어도 시계로 실행하면 원격으로 카메라를 작동시킬 수 있으며(심지어 휴대폰 화면은 꺼져 있습니다!) 시계화면 클릭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찍은 사진들은 시계 데이터에 저장되는 모양인데, 이걸 어떻게 꺼낼지 고심하는 중...
 =웨어 미니런처: 안드로이드 웨어의 기능들을 사용하려면 밑에 스와이핑하고 옆으로 넘기고 더 보기...를 눌러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건 깔끔한 2x2 목록으로 현재 웨어에 깔려 있는 기능들을 위->아래 스와이핑 한 번으로 보여줍니다. 필수 유틸.
 =Find my Phone: 시계가 휴대폰 블루투스 범위를 벗어났을 때 이를 진동으로 알려줘 경고하는 앱입니다. 이 때 시계를 오른쪽->왼쪽으로 스와이핑하면 알람이 활성화되며, 시계가 다시 블루투스와 연결되면 요란한 알람이 울립니다. 보험용으로 깔아뒀다가 한 번 실제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는(...) 필수유틸 확정.

-이 앱들은 비록 시계에 깔리는 앱이지만, 상세 설정은 휴대폰으로 제어해야 합니다.



실사용 10일째:
-이제 거의 익숙해지는 날짜였습니다. 자기 전에 무선충전기에 꽂아놓고 애니 한 편 보면 24분만에 완충이 되어서, 그 시계를 차고 잠을 잡니다. 아침에 시계 진동을 통해 잠을 깨니 시끄러운 알람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져서 좋았습니다. (대신 지각이 많아졌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기상 정보를 시계로 보내오는데, 최대온도와 최저온도를 확인하고 알림을 끕니다. 전날에 온 카톡에 답변한 후 씻으러 갑니다. 아참, 방수/방진은 당연히 탑재입니다. :)




총평: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습니다. 솔직히 34시간 배터리는 불만족스러울 때가 종종 있고, 터치감과 픽셀 화소의 dpi는 확실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웨어'로서의 기본은 충실히 지키면서도 다른 앱을 깔아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부분은 질적으로 '아날로그 시계와 다른 특징'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일반 시계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 (물론 그 기능을 쓰기는 쓰겠냐고 물어보시겠지만) 전 그냥 하루에 한 번, 30분씩 충전해 주는 일상 사이클을 유지하렵니다. 
그만큼 만족스럽습니다. 덧붙여 사각사각한 디자인보다 원형 디스플레이가 역시 이쁘긴 이쁘네요. :)   셋별 헬G시계 ㅂㅂ-_-.

좀 비싸게 주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돈 값 이상은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