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9.
아름다운 눈, 매혹의 입술을 노래한 시인은 많아도 코를 붙잡고 노래한 시인은 없다.
하긴 눈동자 들여다보듯, 콧구멍을 들여다 보아도 거긴 그저 컴컴하고 콧물이 뭇은 코털 몇 가닥만 엉성하게 자리하고 있을 뿐 입술에 입술을 대 듯 코에 입술을 대봐도 낯설은 냉기만 섬뜻할 뿐이니 시인이 코를 찬양할 까닭은 도무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얼굴의 딱 한가운데 위치한 코 역시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이다. 크게 보면 첫째는 공기가 드나드는 숨길이요, 다음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기계요, 소리를 제대로 내게 하는 의사 전달의 일꾼이다.
기막힌 사연이 있어도 콧구멍이 두 개라서 숨을 쉬고 살 듯, 아닌게 아니라 좌우의 콧구멍은 3-4시간마다 활동을 교대로 한다.
한 콧구멍이 냄새를 맡거나 숨쉬고 있을 동안에 다른 콧구멍은 쉬고 있다.
잠자는 사이 옆으로 누울 때는 아래쪽에 있는 콧구멍 하나는 중력에 의해 점막이 충혈되어 기도가 좁아진다.
갑갑증을 느끼면 무의식중에 잠자는 자세를 바꾸게 되는데 이로 인해 아래쪽 신경과 혈관등이 장시간 눌려져서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코가 하는 역할이다.
또 코 안에는 적은 양의 철이 있어서 이게 나침반 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
이같은 이유를 근거로 사람도 철새처럼 선천적으로 방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숨길로서의 역할도 하루 2만3천40번의 숨을 쉬면서 그저 1만3천5백L의 공기가 들락거리도록 하는 튜브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찬 공기가 들어가서 폐를 상하지 않도록 코는 공기의 온도가 항상 32도 가량을 유지하도록 하는 난방기 역할을 한다.
코의 외측벽에 있는 갑개골이라는 세 개의 돌기가 이 일을 맡는다. 여기에는 모세혈관이 풍부하다. 찬 공기가 들어오면 모세혈관의 혈액량이 증가하게 되며(혈액은 난방기의 증기 역할을 한다), 혈액량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열을 방출하는 표면적을 넓혀 공기를 데우게 된다.
코는 가습기 역할도 한다. 폐는 75-80%의 습도를 좋아한다. 건조한 공기는 코안의 점막에 의해 습기를 얻은 후 폐로 들어간다. 이 일로해서 점막은 하루 1L 이상의 수분을 공기로 방출한다.
코는 또한 정화기 역할도 훌륭히 해낸다. 큰 이물질은 코털에 의해서 일차로 걸러지고 털이 걸러내지 못한 세균과 미립자 등은 코안의 점액이 파리잡이 끈끈이 처럼 작용해서 잡아낸다. 점액은 몇시간 쓰고나면 부패해서 20분마다 새로운 점액이 만들어진다.
세균이 묻은 점액은 표면에 있는 섬모의 운동에 의해 안으로 옮겨져 목으로 넘어가고 밥통으로 들어가 강력한 위산에 의해 파괴된다. 점액에는 또 항바이러스 물질, 면역글고부린, 리소자임 등이 들어 있어서 항균작용을 한다.
날씨가 추우면 섬모의 일부가 마비되어 점액이 과잉 생산되고 안으로 쓸어내는 활동이 중지되어 이것이 앞으로 흘러나와 콧물이 된다. 세균이 묻은 점액과 일부 먼지가 그대로 말라서 굳어진 것이 꼬딱지다.
냄새를 맡는 것도 코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이다. 비강의 안쪽위에는 직경 약 2cm의 후갑대가 있고 여기에는 약 6백만-1천만개의 후각신경이 있다.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으면 자율신경을 통하여 저절로 입안에 침이 고이도록 하고 위액을 분비시켜 음식을 소화할 준비를 미리해 놓는다. 사람은 대개 4천여가지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고 훈련을 받으면 약 1만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엄청나다 하겟지만 인류의 조상에 비하면 그동안 많이 퇴화한 감각중의 하나이다. 사냥꾼으로서의 재능이 감소하면서 사람의 후각도 점점 퇴화됐다. 지금도 사냥을 주업으로 하는 시베리아의 사냥꾼들은 밤에도 냄새로 나무를 피해다니며 숲속을 종횡무진할수 있다.
개의 코는 약 2억 2천만개의 후각세포를 갖고 있어 사람의 코보다 약 1백만배쯤 더 예민하다.
열살부터 환갑때까지는 냄새를 맡는 능력이 별로 변하지 않는다. 60세가 되면 감퇴하기 시작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후각은 훨씬 빨리 쇠퇴한다.
기체를 통하여 후각세포가 받아들인 냄새를 대뇌의 센터에서 어떻게 판독하여 구별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설이 없다.
냄새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농도에서 지각된다. 냄새를 희석시키면 냄새를 지각하는 정도도 약해진다.
지각세포는 지각관계를 주장하는 열쇠와 자물쇠 이론에서 처럼 자물쇠 구멍에 열쇠를 집어 넣는 순간에만 흥분했다가 곧 다시 진정된다.
그래서 사람은 냄새를 맡기 시작할 때나 냄새가 더 강해지는 순간에만 냄새를 지각하고 같은 농도의 냄새가 지속될 때는 후각세포는 작동을 중지한다.
지저분한 공중화장실에 들어갔을 때의 악취도 조금 있으면 견딜만하게 되는 것도 이 이유에서 이다.
하긴 냄새를 피하려고 코를 쥐면 곧 기도가 막힐터이니 이 또한 오묘한 자연의 조화가 아니겠는가.
코 주위의 뼈 안에는 부비동(剖鼻洞)이라는 다섯 종류의 빈 공간이 있다. 이것은 코를 축축하게 해주고, 소리를 울리게 하는 현악기의 울림통 역할을 한다.
소리를 이용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인류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부터 소리를 다양하고 개성있게 내게하기 위해서 발달한 기관이다.
생후 일곱살까지는 발달이 완만하나 그후 급속하게 발달하여 변성기에 맞춰 12∼14세가 되면 거의 완성된다.
부비동은 코안에 출구가 있어 서로 통하기 때문에 코안의 염증이 곧잘 부비강으로 퍼진다. 만성으로 부비동에 염중이 생긴것이 축농증이다.
모든일이 그러하듯이 코는 특히 외양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내용뮬, 구조가 더욱 중요하다. 높고 오똑한 코에 목을 매는 요즘이지만 국보급이라는 어느 여가수가 낮은 코를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것도 밖을 손대어 높이면 안의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양은 그저 부모가 물려준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코를 높인답시고 망둥이 뛰듯 하다간 합병증으로 평생을 후회할 수도 있다.
그저 생긴대로 살고 바꿀 생각이 있으면 먼저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것이 현명한 사람의 행동이 아닐까 한다.
코는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만능 탤런트다.숨을 쉬고 냄새를 맡으며 또 발성을 돕는 기능도 한다.코는 얼굴 중앙부분에 돌출돼 있는 외비와 내부인 비강으로 나뉜다.외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콧등을 이루고 있는 비골과 비연골.이들이 어떻게 생겼느냐에 따라 오똑한 모양이나 뭉툭한 모양 등으로 코의 모습이 달라진다.가끔 이들 코뼈가 한쪽으로 구부러져 숨을 쉬는 데 힘이 드는 경우도 있다.
비강을 구성하고 있는 두개골 주변에는 약간의 빈자리가 있다.이곳을 부비동이라고 하는데 내부는 점막으로 덮여있고 공명기 역할을 한다.점액이나 농(고름)이 여기에 고여 염증이 생기면 공명효과가 떨어져 콧소리가 난다.코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비강.내면은 혈관이 많이 들어있는 두꺼운 점막으로 덮여있다.점막은 호흡부와 후각부로 나눠져 있다.호흡부는 아랫부분으로 혈관이 많이 있어 담홍색을 띄고 있고 내부에 비선이 들어있어 점액을 분비한다.콧물이 흘러나오는 곳이 바로 이곳.
이 점액은 들이 마신 공기 속의 먼지나 세균을 걸려내는 기능도 한다.또 섬모가 달려있어 몸에 해로운 먼지들을 몰아내거나 기도로 넘기는 일을 한다.코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바로 냄새를 구별하는 것.이일을 하는 곳이 바로 비강의 후각부다.공기중에 퍼져있는 냄새분자가 외비의 외비공(콧구멍)을 통해 들어와 비강 상부에 있는 후각부로 전달된다.이곳에 있는 후신경들이 냄새분자를 모아 뇌에 전달하면 냄새의 정체가 판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