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 '빅토르안' 그가 러시아에 귀화하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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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 '빅토르안' 그가 러시아에 귀화하게된 이유


2018. 5. 23.

<전(前)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현(現)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

대한민국 출생의 쇼트트랙 선수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한국에 있을 때의 이름은 안현수로 귀화 후 빅토르 안으로 개명하였다.

한국인으로서 활동했던 2011년까지 금메달, 1위가 아닌 것을 찾기가 더 힘들다. 한국 선수였을 때만을 기준으로수상 기록에 적힌 1위만 56회 1위 쇼트트랙 월드컵 29번, 아시안 게임 5번, 세계 대회 9번, 국제 주니어 대회 3번, 유니버시아드 1번, 전국 대회 6번, 수상한 게 69번인데 1등 못한 게 13번이다. (러시아 훈장까지 받았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나이로 34살이지만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다.

김기훈만큼 현대 쇼트트랙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기도 하며 1980년대생 선수들이 김동성을 보고 자랐다면 대다수 1990년대생 선수들의 롤 모델은 안현수다. 대한민국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수많은 선수들에 의해 롤 모델이 되고 그의 기술들이 모방되고 있다.



쓸데없는 움직임이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가 없고 가볍게 기술로만 스피드를 끌어올려 앞에 있는 선수들을 쉽게 따돌린다. 가장 이상적인 스케이팅 자세와 어렸을 때부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쌓은 노련함, 그리고 같이 완성됐던 인코스, 아웃코스, 코너링 기술 뿐만 아니라 순발력, 스퍼트, 그리고 안정성, 지능적인 경기 운영과 시야, 지구력도 모두 최정상급이라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에도 굉장히 능하다. 레이스 중반에 1위로 치고 나오면 게임 오버라고 봐도 괜찮다.

아웃코스를 빠른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도 깔끔하고 굉장히 안정적으로 도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아무래도 심판의 입김이 중요한 운동 경기이다 보니 매번 반칙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 중국의 리자준과 부딪히면 100에 90은 이 두 사람에게 유리한 판정이 뜨게 되니 안현수는 이런 판정 논란 자체가 싫다고 아웃코스로 돌면서 동시에 같은 한국 선수들의 견제와 방해까지 받으면서도 금메달을 딴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작은 편인 데다가 힘과 몸싸움에도 밀리기 때문에 아웃코스로 깔끔하게 추월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애쓰는데 안현수가 모범적인 예다. 당연히 아웃코스로 선수를 추월하는 것은 인코스로 추월하는 것보다 몇 배로 힘이 들며 잘하지 않는 이상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굳이 언급하자면 세계 무대에서 안현수 정도의 아웃코스 추월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이호석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호석의 아웃코스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전 속력 아웃코스로 달리다 밖으로 흐르지 않고 안으로 탈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바로 안현수의 코너링 기술이다.

러시아로 귀화하고 나서도 스케이팅 기술만큼은 그 어느 선수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3/2014 시즌에 들어 인코스 기술이 상당히 더 날카로워졌는데 세계 각국 해설위원들이 신기술이라 칭할 정도의 고난이도급 인코스 패싱을 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인코스 추월을 시도할 때 코너를 돌면서 하지만 안현수는 코너를 돌고 난 후 안쪽으로 미끄러지듯이 파고들어 다음 코너링을 하기 전에 깔끔하게 추월해버린다. 사실 신기술은 아니고 안현수가 대한민국 선수로 활약할 시절 막바지에 즐겨 쓰던 기술이다. 안현수 이외에 이런 기술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선수들은 이호석, 곽윤기 정도의 수준급 테크니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두 선수들도 안현수의 인코스 기술 레벨에는 미치지 못한다.

달라진 점이라면 스타트가 상당히 좋아졌으며 발목 힘을 향상시켜 순간속도도 극대화되어 과거 한국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비교적 약하다고 지적되던 500m 종목에서 현재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정도가 되었다.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빅토르 안의 주 종목을 500m로 봐도 좋을 정도. 그리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기어코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토리노 올림픽 500m 동메달의 아쉬움까지 해소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로서 나이가 많고 무릎부상의 후유증으로 체력훈련을 과거처럼 소화할 수는 없는 몸상태이다 보니 지구력이 빅토르 안의 약점이 되고 있다. 체력소모가 심한 아웃코스 추월은 비교적 여유롭게 진행되는 중장거리 종목의 초반 레이스가 아니면 이제 거의 시도를 하지 않는 편이고 철저하게 인코스의 타이밍을 포착하여 특유의 스케이팅 기술로 부딪침 없이 깔끔하게 추월하는데 집중하는 편이다. 아쉽게도 지구력이 주된 변수로 작용하는 1500m에서는 이제 예전만큼의 활약은 보여주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빅토르 안은 이미 1500m에서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금메달을 따냈다.



러시아에 귀화하게된 과정

2010년 12월에 성남시청 쇼트트랙팀이 해체된다. 안현수는 소속팀도 없어지고 부상 여파로 인한 성적 부진으로 새로운 팀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훈련을 하면서 2011년 2월 평창 전국동계체전 일반부에 경기도대표로 출전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였다.

2011년 4월 16일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쇼트트랙 종합선수권에 출전하였으나 5위에 그치면서 4위까지 주어지는 국가대표 진입에 실패한다. 참고로 만약 이 때 러시아에 안 가고 한국에 머물렀으면 대표팀에 뽑혔을 것이다. 이정수가 2차 월드컵에서 부상당하면서 선발전 차순위자였던 안현수가 대체선발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러시아행은 이미 결정된 터라 무의미한 가정.

이 때 이미 결정된 러시아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하였다. 이 당시만 해도 러시아에 간 건 1년 일정이었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했지만 러시아 측이 원한 건 처음부터 귀화였고 결국 안현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2011년 8월 17일부로 러시아 귀화 신청을 한다.

2011년 한 해가 저물기 직전인 12월 29일에 러시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안현수에게 직접 러시아 국적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였고 안현수는 러시아 이름을 소련 시절 명성을 떨친 고려인 출신의 록 가수 빅토르 최의 이름을 따 빅토르 안으로 정했다.

이 후 미니홈피에다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 소멸된다고 들었다.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 고 마치 한국 국적이 상실되는 걸 모르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적었지만 이는 국내 여론을 고려한 언론 플레이다. 왜냐하면 안현수는 귀화 직전에 올림픽 금메달 연금 4년치를 일시불로 받아갔기 때문. 대한체육회의 연금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국적이 상실되는 자는 국적 상실 이전에 연금을 일시불로 최대 4년치를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안현수는 이 국적상실 규정에 따라 연금을 미리 일시불로 받아간 것. 즉 본인이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된다는 것을 미리 잘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귀화 이 후 빅토르 안은 한 인터뷰에서 "내 가슴에 어느 나라 국기가 달리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운동에 집중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생각을 했고 결정에 대한 책임도 크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제 선택이기 때문에 각오도 하고 있다. 그리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준비해서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고 했다. 실제로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성장한 국력을 보여주려는 러시아는 그를 스카웃하려고 끊임없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의 실력이 필요하다고 러브콜을 함과 동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모스크바 시청에서는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겠다" 고 제안했다.

이제는 명백해진 사실이지만, 결국 한국대표로는 못 나가게 되니까 러시아로 귀화한 것이다. 빙상연맹이 잘못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문제로 안현수가 옹호받을 이유는 될 수 없다. 애초에 안현수 측의 특혜요구를 거절한 것은 과거의 경력과 무관하게 공정하게 선발대회를 치렀다는 의미이므로 칭찬을 받는다면 모를까 비난받을 일은 절대 아니다. 안현수는 한국이 특혜를 주지 않자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여 국적을 변경한 것 뿐이다. 국적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리긴 하겠지만, 망명이나 이민이 보편화된 지금 시대에 이것을 죄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안현수를 비판한다면 그가 빙상에 특혜를 요구한 것을 비판해야지, 러시아로 망명한 것은 비판할 문제가 아니다.



빅토르 안이 파벌과 관계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 분명한 이상, 한국에서도 파벌다툼의 희생양이라면서 비운의 영웅으로 포장하고 열광할 이유가 없다. 그냥 한 명의 러시아인으로서 한국과 더 이상 무관한 인물일 뿐이다. 참고로 빅토르는 국적세탁 전 올림픽 때문에 국적 바꾸는 건 비겁하다고 직접 일침을 날린 적이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쇼트트랙 팬들에게 매우 여론이 안 좋다. 2002년 국대 데뷔부터 당시 국대 감독 전명규의 특혜로 발탁된 경력이 있는 파벌싸움의 당사자가 귀화 과정에서 언론플레이로 파벌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빅똘안" 이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게 대부분일 정도. 평창 올림픽 출전불가에 대해서도 디시인사이드 빙상갤러리처럼 쇼트트랙 팬이 많은 커뮤니티는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쾌재를 불렀다.

"존경의 대상이면서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김동성이 없으니 안현수… 거기다 안현수는 김동성보다 더 강하고 꾸준하다. 나에겐 재앙이면서도 축복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골드를 놓쳤지만 또 그와 같은 시대에 경기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아폴로 안톤 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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