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대학원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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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대학원의 장단점


2017. 4. 6.

시간제 대학원은 주간과 달리 주로 야간이나 주말, 사이버 강의 등을 이용해 수업하는 곳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5학기 졸업이 필수인 곳이 많다.

전문대학원의 경우 MBA (경영전문대학원)을 제외하면 시간제 대학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수대학원은 석사학위과정만 설치 가능하다. 따라서 시간제 대학원의 대부분은 석사 과정이다.


시간제 대학원의 비중 역시 생각보다 높아서 한국에서 연간 8만여명의 석사가 나온다고 치면 그 중 4만여명은 특수대학원 출신이고 그 대부분이 시간제 대학원 출신이다.

시간제 대학원은 전일제 대학원에 비해 수업 강도나 난이도가 훨씬 느슨하다. 전일제는 주당 60~90(!!)시간을 수업/공부/연구 등에 이용할 것을 전제로 과정이 짜여져 있지만(즉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시간제는 주당 10~15시간 정도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생기는 차이다. 설립 취지 자체가 사회인도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직장과 병행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공부시킨다. 졸업논문 없이도 논문제출자격시험 비슷하게 졸업 시험만 치면 무난히 졸업을 시켜주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입학 허가를 받기도 쉽다. 입학 사정을 할 때, 출신 학부와 성적뿐만 아니라, 직장/사회 경력과 직급까지 고려해서 선발한다. 그렇다고 특수대학원 석사 학위로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유사 계열의 경우 대부분 받아준다. 그만큼 교수들 입장에서 학생지도를 할 때 연구실적, 연구품질에 대해 기대하는 수준도 낮은 편이다. 그리고 느슨한 것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사회에서는 자기 학부 전공과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전공무관으로 석사과정에 입학해서 원하는 지식을 배울 수 있다.


다만, 꼭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공부의 강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학계에 업적을 남기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그리고 일반대학원 출신들은 시간제 대학원 출신들을 연구능력 면에서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개설되는 학교와 학과가 많지 않아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이 없는 경우도 있다. 또 시간제 대학원은 중장년층과 사립대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개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대학원에 비해 등록금이 훨씬 비싸다. 사립대의 경우 3,500만원 정도를 생각하면 될 텐데 이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학부 때의 전공을 석사 과정에서 심도있게 공부할 목적으로 갔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언급했듯 시간제 대학원에 입학하는 사람들 중에는 학부 때 전혀 다른 전공을 했던 사람도 많아 그래서 학부 수업을 다시 하는 경우도 많으며 애초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전공을 많이 나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원들에서도 종종 학위 논문을 쓰기도 하지만, 그 퀄리티로 따지자면 일반대학원에서 나오는 학위논문과는 현실적으로 엄청난 격차가 있다. 당장 초록만 읽어봐도 횡설수설하는 만연체 문장 예닐곱 개가 용지 두세 장에 걸쳐서 나오고 있으면 일반대학원 학생들 입장에서는 입에서 절로 험한 말이 나올 것이다. 굳이 논문을 쓰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이들의 학위논문은 정말로 자기만족용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경영학, 행정학, 신학, 사회복지학, 상담심리학, 유아교육학 같은 분야에서는 이런 논문들의 비중이 워낙 높아서, 자기가 인용할 논문의 옥석을 정말로 잘 가려야 한다. RISS 학위논문 검색에서 이런 양산형 논문들을 검색창 상단에 올리는 탓에 학위논문에는 손이 안 간다고 말하는 연구자들도 가끔 있을 정도. 당연히 인용이 잘 될 리도 없고 학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도 못하며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도 거의 없다. 안타깝게도 연구윤리 역시 그만큼 희박해서, 표절과 같은 연구부정행위들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학위를 지닌 정치인들이나 유명인사들은 정부에 임명직으로 들어갈 때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논란으로 탈탈 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제 대학원은 이미 직업을 가진 사회인의 재교육 차원에서 운영된다. 기업 등에서 진급이나 기타 자격 부여 등에서 대학원 학위를 요구할 때 이 쪽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산학연계로 특정 기업 또는 기술에 맞춘 과정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학생 입장에서도 소위 '학벌 세탁' 을 하거나, 인맥 형성 목적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물론 본인이 원할 경우 백수 상태에서 틈틈이 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취준생으로 있으면서 인생의 공백기를 늘리기 싫다거나, 한국 대학원 특유의 잡무와 위계질서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독학하는 셈 치고 이런 길을 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시간제 대학원에는 성적 장학금이 거의 없다. 돈이 궁한 대학교 측과 상위권 대학 학위가 궁한 중상류층 중년 학생들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지면서 생기는 일. 하지만 재직자 할인은 꽤 많은 편이며, 고위 공무원이나 전문직의 경우 공짜로 다닐 수 있는 경우조차 있다. 학교측에서 인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등록금 사정 때문에 대개의 '석사과정 학생'은 30~40대다.

박사도 시간제 대학원으로 다니는 게 가능하다.

1. 학교에서 아예 시간제는 불허하는 케이스
2. 열어는 주는데 월~목 낮에 강의를 들어야 하는 케이스.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전문직, 백수, 사업가들이 이렇게 한다.
3. 주말이나 저녁에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케이스.
이 때문에 원서를 내기 전에 미리 교수와 컨택해서 시간제가 주말이나 야간에 가능한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이공계 연구원의 경우 기업에서 연구원들의 박사 취득을 장려하는 곳이 많다. 이런 회사는 3~4년간 직장과 박사를 병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1주일에 목요일 야간 하루 가면 되는 구조라면 목요일은 오후 4시쯤 집에 보내준다. 논문은 회사에서 연구하던 결과물을 쓰면 된다. 회사에서 대학원 학비 대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일은 전혀 줄여주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날은 밤 11시까지 야근해야 한다.

박사과정이 요구하는 최소 공부량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교수에게 뇌물성 대접을 해서 보복을 막아놓은 다음 일반대학원생을 착취해서 학위를 따는 파렴치한 케이스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실수를 가장해 발표 USB를 훔친 뒤 남이 준비해놓은 PPT로 발표해버린다든지(!), 있지도 않은 교수님의 명령을 조작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시킨다든지 하는 식이다. 단순히 달변가라고 이렇게 파렴치하게 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니고, 교수에게 얼마나 뇌물성 대접을 해놓느냐, 교수가 얼마나 배짱좋게 쉴드를 쳐 주는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경영학의 경우 MBA 따고 Ph.D. 가는 게 제도적으로 가능하긴 하나, 논문을 읽고 쓰는 '연구' 능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 쉬우니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

  • 회계학의 경우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는 아예 파트 박사가 안 된다. 한양대, 서강대의 경우 주중 낮에 수업 있다. 중앙대는 야간에 가능하다.
  • 재무관리의 경우 중앙대, 한국외대는 야간에 가능하다.
  • 군사학: 아주대 (네트워크중심전)
  • 정책학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KDI 국제정책대학원(세종)에서 가능하다.
  • 국제개발: KDI 국제정책대학원(세종)
  • 산업공학: 성균관대(수원)
  • 토목공학 (지반공학, 수공학): 수원대에서 가능하다.
  • 에너지환경정책학 : 서울과기대
  • 소프트웨어공학 : 성균관대(수원)
  • 생명공학: 연세대 본교(생물소재공학), 경북대(생물화학공학), 고려대 본교(식품미생물학)
위 언급 외에도 KAIST는 상당수의 전공을 시간제로 제공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경우 회사에서 위탁해서 입학할 경우 회사의 동의를 받아 시간제로 재학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