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마다 다른 피자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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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마다 다른 피자의 형태


2017. 2. 25.

[이탈리아 피자]

이탈리아 본토의 피자는 크게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피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남부의 나폴리식 피자(Pizza Napolitana)는 풍족한 북부에 비해 토핑 등이 빈약한 편이지만, 철저한 인증제를 통한 특산물화로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하여 뛰어난 식감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나폴리 피자로는 피자 마리나라(Pizza Marinara)와 피자 마르게리타(Pizza Margherita)가 있다. 다만 모든 집이 이런 형태에 따르는 건 아닌데, 그래도 맛없는 집 찾기가 쉽지는 않다.



피자의 발상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것인지 나폴리 피자 제조법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된다고 한다.

중북부의 로마식 피자(Pizza Romana)는 가난한 남부의 나폴리식 보다는 풍족한 편이다. 토핑의 양, 종류도 다양해서, 값비싼 토핑 재료를 통해 매우 사치스런 피자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크게 두 분류로 나누면, 직사각형으로 구운 뒤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 가판대 피자와 흔히 우리가 이탈리아 피자라고 생각하는 식당 피자로 나눌 수 있다. 가판대 피자는 그냥 손으로 들고 먹지만 식당 피자는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는게 매너고, 피자 가장자리는 대개 먹지 않는다.



종종 피자 위에 생채소(거의 루콜라)를 올려서 먹는 경우도 있다. 사진 속의 채소도 루콜라.

이와 별개로 본토에서 떨어진 시칠리아 섬에도 특색있는 피자 문화가 발달하였는데, 도우를 반으로 접어 만드는 칼초네(Calzone)가 유명하다. 다만 칼초네도 나폴리가 기원인 건 별개의 이야기.


또한 여기에 대해서 의외의 사건으로 일이 터졌는데, 맥도날드에서 2015년 4월달에 피자 가게에서 해피밀을 달라고 하는 아이 광고로 해피밀을 알리려고 하다가 순식간에 이탈리아 사람들의 분노를 산 사건이 있다. 심지어는 이탈리아 엑스포 스폰서에 들었지만, 국회에서 철회 요청을 할 정도.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이탈리아의 피자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우리 버거를 먹으면 아이들도 또 오게 될거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식 피자]

미국의 피자는 한국의 짜장면과 비슷한 위치의 음식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 바로 돈은 없는데 사람이 많으면 거의 80%는 피자를 시켜먹는다. 단적으로 나홀로 집에에서도 출발 전날 온 가족이 모두 피자를 시켜 먹는다. 그래서 미국 대학교 기숙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가 피자 상자다.

북미를 배경으로 한 심즈 시리즈에서도 싼값에 피자상자로 된 앉는 가구를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핸드폰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도 있다! 이것도 값이 싼 편.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 미국식 피자가 보편화된 북미권에서 피자라 함은 길을 걷다가 배는 고프고 끼니는 간단히 때우고 싶을 경우, 그냥 보이는 피자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1.5불 내지는 비싸봐야 3불인 것을 한두조각씩 주문해서 가게 앞 간이테이블에 앉아서 먹거나, 테이블조차 없으면 그냥 서서 먹거나, 아예 여러 조각들로 한판을 채운 후 그대로 테이크아웃해서 전자렌지나 오븐에 살짝 데워 먹는 등의 흔한 음식이다. 한국으로 치면 길을 걷다가 끼니때우기용으로 김밥을 사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보스턴 피자라던지 피자전문 레스토랑에서는 제대로 포크와 나이프가 주어지지만 이런 레스토랑에서도 손으로 들고 먹는다고 흉보거나 하는 인식은 전혀 없고 꽤 자유로운 편.

미국에서 가난한 식사를 묘사하는 것 중 하나가 '피자 한판을 시켜서 아침, 점심, 저녁에 걸쳐 나눠먹었다.'이다. 실제로 피자 한판을 $12~15 시켜서 하루를 떼우는게 가장 싸게 먹히는 건 사실이다. 근데 10,000원이나 15,000원대 이하의 중저가형 피자라면 한국에서도 거의 마찬가지로 통용된다. 심지어 계산상으로 떡볶이 1인분보다 피자 1조각이 싼 경우도 있다.


아예 경기도 벌인다. 순서는 무조건 페페로니, 버섯, 치즈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뉴욕식 피자, 시카고식 피자, 세인트루이스식 피자, 디트로이트식 피자가 있다. 그 외에도 체인 피자가 있긴 한데, 체인쪽은 너도나도 잘 아는 3대 피자 체인 등에서 잘 써먹으니 넘어가고, 나머지가 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도(邪道) 취급받는 하와이언 피자도 있다.

뉴욕식 피자의 경우 도우가 굉장히 얇고, 굽고 나면 바삭거리고, 소스는 도우 위에 펼쳐 바른다고 해야 될 정도로 적게 바르며, 치즈 역시 빈틈만 없을 정도로 살짝 뿌린다. 또한 토핑도 굉장히 단순한데, 뉴욕의 피제리아에 간다면 토핑은 거의 치즈나 페퍼로니 또는 위 사진 속의 고기처럼 보이는 이탈리언 소시지 정도로 한정된다. 뉴욕 3주 지역(tri-state area)은 이탈리아 이주민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라 피제리아가 여기저기 많은 편이다. 뉴욕 피자는 미국식 피자 중에 이탈리언 피자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편이며, 나폴리식과 로마식의 중간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뉴욕식 피자도 사실 분파가 어떤 오븐을 쓰냐에 따라 갈린다. 제대로 된 석탄/장작 화덕을 쓰느냐 아니면 그냥 오븐을 쓰냐에 따라 다르다. 석탄 화덕은 더 건조하게 구워지며, 군데군데 탄 자국이 남지만, 오븐에서 구우면 더 기름지고 타지 않는다. 제대로 된 화덕 피자를 만드는 곳이라면 뉴욕시 브루클린의 Verde Coal Oven과 Grimaldi's가 있다. 둘다 Zagat 점수가 25점을 넘어가며 가격도 뉴욕치고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한 사람당 15불 정도 예상하면 되니 뉴욕에 가서 꼭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담으로 이탈리아계가 많이 살고 이탈리아 본토와 가장 가까운 피자를 먹을 수 있는 뉴욕이기 때문에 영화나 TV시리즈 등의 대중문화 속에서도 그런 점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C.S.I 라스베가스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에서 뉴욕팀과의 공조수사를 하는 에피소드 중에 극중 라스베가스와 뉴욕팀 간의 인물들의 첫 대면 장면에서, 라스베가스에서 (제대로 된) 피자를 먹을 수는 있냐고 묻는 장면이 유머코드로 나오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뉴욕피자를 표방하는 피자를 간혹 볼 수 있다.

시카고식은 도우를 발효시킨 뒤에 굉장히 깊은 그릇 바닥에 깔고 그 위에 토핑을 가득 채워 굽는데, 굽고 나면 전체 두께가 2~3cm로 굉장히 두꺼운 편이다. 거기다가 소스도 질척거릴 정도로 많이 쓰고, 치즈 역시 팬을 메울 정도로 뿌리며, 결정적으로 토핑도 가득 채우는 수준이다. 정통 시카고식 피자는 파이 도우에 토핑을 먼저 뿌리고 그 위에 치즈, 그리고 그 위에 토마토 소스를 붓기 때문에, 다른 피자들과 조리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게나 집안마다 스타일이 다른 것도 있고, 정통 시카고 피자라도 소스-토핑-치즈-소스 순서로 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 알고 있는 피자와 다른 특이한 모습 때문인지 개별 문서가 있다. 2014년 초부터는 한국에도 몇 개의 토종 체인점이 생기며 어느정도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며, 그 이전부터 UNO라는 시카고식 피자 전문점이 진출해있기도 했다.

여담으로 뉴욕식 피자광인 미국의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는 시카고 피자에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다.

세인트루이스식 피자는 씬피자의 고장. 중력분, 녹말, 베이킹파우더를 이용한, 발효시키지 않은 얇고 바삭한 도우를 사용하여 뉴욕식이나 이탈리아식과도 다소 다르다. 마치 참 크래커 씹는 느낌이 난다. 소스에 오레가노를 첨가하는게 특징이고, 동그란 모양이지만 일반적인 부채꼴 모양이 아닌 사각형으로 잘라 먹는다. 참고로 피자에땅의 피타?도우 피자는 뉴욕식이 아니라 세인트루이스식 도우와 가장 가까운 형태다.


디트로이트식 피자는 시실리안 사각 피자라고도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네모난 피자다. 네모난 팬에 거의 빵에 가까울 정도로 두꺼운 도우를 사용하여 만들며 토핑으로는 올리브와 페페로니를 많이 사용하고 치즈를 많이 뿌려 만든다. 사각형 피자이므로 사각형으로 잘라 먹는다.

또 한 가지 특이한 피자는 하와이언 피자. 1962년 캐나다의 Satellite Restaurant에서 독일 음식인 Toast Hawaii라는 샌드위치에 영감을 얻어 처음 개발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파인애플과 햄, 치즈, 토마토 소스이며 미국 본토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주 질색한다. 미드 하와이 파이브 오 에서도 대노가 하와이언 피자를 보고 불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에서는 분노를 담당하는 감정인 버럭이가 브로콜리 피자를 보자 "잘하는 짓이다. 샌프란시스코. 피자를 망쳤어. 처음에는 하와이 놈들이 그러더니만 이번엔 너까지."라면서 하와이안 피자를 깠고 퓨처라마에서는 아예 하와이안 피자를 본 레귤러 캐릭터들이 다 질색하며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허미스는 아예 "Poisoned with pineapple"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한국에서도 웬만한 배달 피자(미국식 피자) 매장에서 구색 갖추기 식으로 메뉴에 꼭 들어가 있으나,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적인 피자로 손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구워진 파인애플 때문에 들쩍지근한 맛이 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다만 하와이언 피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전체 피자 판매고의 15%를 점한다고 한다. 핫소스를 조금 뿌려먹으면 맛있다. 2017년 2월에는 아이슬란드 대통령 귀드니 요하네손이 피자에 파인애플토핑을 올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라는 소신발언을? 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초콜릿 피자!도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건 이스라엘계 초콜릿 카페 체인인 맥스 브레너라는 브랜드인데, 뉴욕 등지에 지점이 있고 한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도 들어와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미국 등지에 비해 양이 적은것같다. 한국 맥스브래너에서 파는것 조차도 한조각 먹으면 꽤나 칼로리 폭탄일것 같은 느낌이다. 이외에도 초콜릿 카페를 취급하는 식당은 소수 있다. 경리단길의 모 카페라거나... 

"TV Dinner"라는게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냉동식품이 설치는 미국답게도 냉동식 피자란게 있는데, 이건 정말 집에서 오븐에서 굽기만 하면 되게끔 딱딱하고 잘 안 부풀어오르는 도우위에 소스, 치즈, 토핑을 올려서 얼린걸 파는 것이다. 물론 일부 브랜드의 경우 배달되는 체인점 피자처럼 빵이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있으나, 그 역시도 사실 좀 미묘하다. 이건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맛은 전혀 다르겠지만. 다만 TESCO의 자체상품인 화덕식 냉동피자는 오븐에 구우면 먹을 만한 물건이 된다. 간혹 전자렌지에 돌리는 종류도 있는데 맛은 보장 못한다.


[한국의 피자]

한국에서는 개화기 이후 세계의 풍물을 소개한 책에나 소개되는 정도였고, 본격적인 이탈리아 음식은 1960년대 이후 정착하게 되었다. 시청 옆 을지로 입구에 한국 최초의 이탈리아 음식점인 "라 칸티나"가 개업하면서 피자와 파스타를 비롯한 이탈리아 음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1970년대까지 피자는 서울의 양식집에서 조금씩 소개 되었고, 대형 호텔의 식당에서나 간혹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아시안 게임을 기점으로 레스토랑과 롯데의 냉동피자 등을 통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90년 이후 출생자들은 피자헛이 최초로 한국에서 피자를 선보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경로는 소위 경양식당으로 불리우던 레스토랑에서 메뉴의 한가지로 취급할 때부터다. 당시에 흔히 불리던 명칭은 "피자파이".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즘 모 업체처럼 파이 크러스트를 이용해 만든 피자는 아니고 일반적인 도우를 이용한 피자였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음식이름인 피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파이'를 붙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이 때는 모조치즈가 발명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어딜 가든 천연치즈 토핑이었고, 현재의 배달피자처럼 다양한 토핑이 있는 게 아니라 피자치즈 + 햄, 피망 같은 기본적인 토핑이 전부였다. 그 대신 치즈는 꽤 풍성하게 얹어서 베어 물고 잡아 당기면 쭉쭉 늘어지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스테이크 다음으로 비싼 메뉴인만큼 접시에 툭 담아 내는 게 아니라 철제 받침대 위에 피자를 올려놓고 그 밑에 촛불을 켜놓아 먹는 동안에 식거나 피자치즈가 굳지 않도록 보온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피자헛이 등장하면서 경양식당 피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피자는 돈이 없어서 먹는 음식이지만 한국의 피자는 그 반대다. 메이커 피자 기준으로 한판에 3만원대 초반이라는 패스트푸드 3대장 중에서도 꽤나 부담이 가는 가격을 자랑한다. 패스트푸드 주제에! 그래도 몇몇 피자 가게에서 5,000~17,000 미만으로 일반 피자 1판 정도 사 먹을 수 있는 가격인 곳도 있긴 하지만 브랜드로 넘어가면 돈 깨지는건 시간문제다. 다만 브랜드 피자라고 하더라도, 메뉴와 할인을 잘 선택하면 싸게 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도미노피자에서 매장을 직접 방문하면 30%할인이 되는데(일부 지점 제외), 이 경우 치즈피자나 페퍼로니피자를 주문하면 10,000원 약간 넘는 가격으로 미디엄 사이즈를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중저가 브랜드에 비하면 이것도 비싸긴 하지만... 10,000원대 미만의 중저가 브랜드가 많아서인지 피자는 치킨에 비해서 이상할정도로 가격 논란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한국의 피자는 미국식에서 '변화'된 형태이지, 결코 미국식이 아니다. 피자의 기본 모습인 도우와 토핑의 조합이라는 점만 남겨놓고, 온갖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는 일본 피자헛도 마찬가지. 가지 토핑 피자도 존재한 적이 있다.

도우 측면에서는 이단 찰도우, 치즈크러스트부터 시작해서 정말 다양하고, 토핑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미 해외에서는 안초비를 제외하면 금기시 되는 치즈+해물 조합, 미국인들이 피자랑 따로 먹으면 좋아하지만 같이 먹으면 혀를 내두르는 고구마 무스 등등. 또한 미국인들은, 피자에 옥수수가 들어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피자에 도대체 왜 옥수수가 들어가냐는 반응. 또 브랜드를 막론하고 포테이토 피자 메뉴가 꼭 있고 또 인기있는 것도 한국만의 특징인데, 외국인들은 상당히 이상하게 생각한다. 왜 이상한고 하니, 햄버거 빵 사이에 패티로 고기 대신 감자를 끼워먹는다고 생각해 보자. ????

이미 해외 사람들이 한국의 피자를 보면 거의 '별개의 요리'로 인식하는 정도이니 말 다했다.하지만 미국피자와 이탈리아피자도 별개의 요리수준이라 외국에서도 많이 서로 다르다고 별개로 보는 경우도 있다. 이상하다고 여기긴 해도 먹어보면 맛있다든지 괜찮다는 반응도 얼마든지 있다. 위 영상만 하더라도 한국형 피자의 모든것(치즈 크러스트+고구마 무스+감자토핑+해산물토핑)이 들어있음에도 호평을 한다.

한국인들이 워낙 복잡한 피자에 익숙해서 얇고 토핑이 단순한 이탈리아식 피자는 드문 편이나 그래도 일부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을 통해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이름만 이탈리아식이라고 해 놓고는 피자 반죽 대신 토르티야를 쓰며 이 이상 불가능할 정도의 재료 원가 절감을 해대는 곳에선 먹지말자. 물론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토르티야에 만드는 게 더 편하지만... 또한 상당수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에서 파는 피자도 실제 이탈리아식 피자와는 전혀 딴판이다. 한국식 이탈리아 피자라고나 할까. 주로 토마토 소스의 맛과 치즈의 토핑 방법에서 차이가 나는데, 이탈리아식은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덩어리째 숭덩숭덩 올리고 굽는 느낌이고 한국식 이탈리아 피자는 둘 다 잘 펴발라서 굽는달까.

한국 피자는 특히 토핑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맛있는 피자집이라고 하면 주로 도우와 치즈, 토마토 소스의 맛과 조화로 평가하지만 한국 피자는 토핑으로 무엇을 넣느냐가 우선시 된다. 토핑의 다양성을 중시하다 보니 토마토 소스나 치즈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심한 경우 치즈를 들춰보면 토마토 소스를 뿌린 건지 안 뿌린 건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일부 외국인은 마요네즈 소스나 사워크림 소스를 뿌려먹는 한국이나 일본피자를 보고 괴식이라고 비웃는 경우도 보인다.

-사찰 피자-

<바쁜 사람은 7분 10초부터>

한국식 피자에서 파생된 불교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만드는 피자이다. 원조는 누군지는 모르나 출가 후 속가의 피자를 그리워한 한 불쌍한 스님이 피자를 먹기 위해 사찰식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젊은 신세대 스님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음식인데 우선 도우가 다르다. 감자를 삶아서 으깨어 도우를 만들거나 감자를 갈아 소금간을 한 이후에 천으로 물을 짜주거나 감자를 갈아 감자전으로 도우를 만든다. 이후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소금간을 해준 이후에 야채로 토핑을 한다. 김치나 온갖 야채를 버무려 얹고 피자 치즈를 뿌리거나 마를 갈아 피자치즈 대용으로 얹어서 구워먹으면 된다고 한다. 혹은 일반 피자와 같은 방식으로 해서 연근도 투입해서 연근 피자를 만들어먹는 경우도 있다.

가끔 일반 피자집에서도 스님들을 볼 수 있는데, 순수 치즈 피자나 야채 피자, 감자 피자, 고구마 피자 등 육류나 어패류가 들어가지 않은 순수 채식 토핑이 들어간 메뉴를 주문해 먹는다.
대부분의 절집들이 산간에 있기 때문에 보기 힘들긴 하나, 일부 시내에 가까이 있는 절집들의 경우, 사찰 근처의 동네 피자집들은 아예 대놓고 스님 전용 메뉴를 만들어 스님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사실 우유나 유제품의 경우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뒤 처음 공양받은 것이 우유죽이라 종파나 사찰에 따라 허용하는 곳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먹어도 큰 상관은 없다고 한다. 애초에 석가모니는 육식 자체를 금지한 적도 없고 이건 동아시아 불교의 특징이다.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은 금요일과 사순절에는 금육재를 지키기 위해 고기가 안 들어간 피자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