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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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


2016. 4. 11.

1865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자신의 죽음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는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문상객의 길다란 행렬을 보았다. 링컨은 그 행렬을 따라 관으로 다가갔는데, 관 안을 들여다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관 안에 자신의 시체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주 뒤 링컨은 극장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



이 사례에서 링컨이 자신의 죽음을 꿈꾸는 것처럼 미래의 사건에 대해 미리 인지하는 능력을 예지라 한다. 예지는 60-70%가 꿈에서 발생하지만 깨어 있을 때에도 경험할 수 있다.



예지로 알게 되는 사건은 대부분 죽음, 질병, 사고와 같이 불행한 일이며 배우자, 가족, 친구 등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은 거의 인지되지 않는 것이 예지의 한 특징이다. 링컨의 꿈은 보기드문 예외일 따름이다.



예지와 비슷한 심령능력으로는 예감(presentiment)과 예언(prophecy)이 있다. 예지와 예감의 차이는 또렷하지 않지만, 예지가 특정 사건을 인지하는 능력이라면 예감은 미지의 사건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능력이다. 따라서 예감은 불길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조기경보의 성격이 농후하다.



가령 1912년 4월 처녀항해 도중에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경우 승객 2천2백7명 중 1천5백2명이 죽었는데, 일부 승객의 운명이 예감에 의해 엇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출항 전에 갑자기 예약을 취소한 사람들이 많아 탑승객은 정원의 58%에 머물렀다. 불길한 생각이 들어 예약을 취소한 승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1966년 영국의 한 탄광에서는 석탄사태로 학교가 매몰되는 바람에 1백여명의 아이들이 죽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주 전에 적어도 2백여명의 주민이 재난을 예감하여 목숨을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67년 영국에서는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기경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영국예감국(BPB)이 설립되었다. 다음해에 미국에도 이와 유사한 조직이 발족된다.



예언은 모두 예지로부터 비롯되지만 모든 예지가 예언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예언에는 종교적인 영감이 개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언은 인류, 민족 또는 국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규모의 사건에 대해 종교적으로 영감을 받은 선견 또는 계시이다. 기독교나 회교의 경전은 수많은 예언을 포함하고 있다. 예언자들은 예수와 마호메트처럼 신의 뜻을 전달하도록 선택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랑스의 점성가인 노스트라다무스(1503-66)와 미국의 심령치료사인 에드가 케이시(1877-1945)는 심령능력에 의존한 예언가로 손꼽힌다. 특히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 8월 지구가 혜성과 충돌하여 인류가 멸망한다는 예언을 남겼다.



예지는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텔레파시와 투시보다 실험하기 쉬웠기 때문에 20세기 초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조셉 라인과 그의 부인인 루이자 라인에 의해 과학적인 설명이 시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