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통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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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통조림


2016. 3. 18.

<요리의 타임캡슐 나폴레옹이 군대를 위해 공모하다>



어패류에서 육류, 과일, 채소 등을 살균, 밀봉된 캔에 담아 오래도록 저장할 수 있도록 한 통조림의 등장은 일반 시민들의 식생활은 물론이고 군인들, 등산객과 탐험가들의 식단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먼 나라의 열대 과일을 추운 오지에서 맛볼 수 있고, 삭막한 겨울철에도 여름의 풍요로움을 즐기며, 집 근처 가게에서 원양에서만 잡히는 수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통조림의 제조 원리는 1804년에 프랑스 파리의 제과업자 아페르(1752~1841년)에 의해 개발되었다. 당시 나폴레옹은 누구든지 자신의 군대에 변질되지 않는 음식을 공급하는 자에게 포상을 내리겠노라고 선전하였다. 군용 식량으로서 사용할 장기 보존용 식품 저장법을 공모한 것이다.



아페르는 살균의 구체적인 원리를 알지는 못하였으나 음식을 가열하여 박테리아를 죽인 후, 밀폐된 용기에 담아 음식을 보관하면 장기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결국 나폴레옹의 공모에서 보통 병에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병조림인 아페르 밀봉 용기가 채택되었다.



1810년에는 영국인 듀랜드가 양철로 만든 밀봉 용기 깡통을 개발하여 특허를 얻었다. 1812년, 양철로 만든 밀봉 용기에 담긴 식품, 즉 요즘과 같은 통조림 식품이 최초로 등장하였고, 그 제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때는 깡통에 내용물을 채우고 조그만 구멍만을 남겨 둔 채 100℃이상으로 가열한 후 그 조그만 구멍을 메꾸고 다시 한번 가열하는 중에 용기가 폭발하여 죽고 다치는 사람이 생겼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대규모의 통조림 제조는 1821년, 미국 보스턴에 통조림 공장이 건설된 이후부터였다. 그 뒤 양철 깡통 제조가 기계화되고 밀봉법이 납땜식에서 보다 발전된 형태로 개량되면서 미국 각지에서 통조림 제조의 기업화가 추진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통조림 공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통조림 세상>


용기의 재료로는 초기 통조림 제조 시기부터 지금까지 널리 쓰이는 것은 양철이고 알루미늄 등도 사용된다. 통조림 제조 방법도 식품을 먼저 채우고 밀봉하여 가열 살균하거나, 미리 살균한 식품에 저장성을 갖게 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서 초창기의 제조 원리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통조림의 종류만은 훨씬 다양해져서 어패류만 해도 삶은 것에서 소금절이, 양념구이, 향신료로 조미한 것 등등 수많은 종류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밖에도 각종 재료를 배합한 요리 통조림과 스프, 밥, 맥주, 각종 음료, 낙농 제품 등도 통조림 군에 속하며, 이유식, 환자식, 애완동물용 등 특수 용도에 쓰이는 통조림까지 합하면 현대의 우리는 가히 통조림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를 빼고 밀봉, 높은 진공도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가열 살균되므로 과일과 채소 등의 비타민과 기타 영양소가 가정에서 조리된 경우에 비하여 많이 남게 되고, 어패류 등도 고압 살균되므로 영양분이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상태여서 식중독이나 전염병의 위험도 없다. 또 날것에 비하여 중간 경비도 적게 들고 남김없이 먹을 수 있어 경제 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통조림의 큰 장점은 역시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는 것. 신맛의 통조림은 3~4년, 그 외의 것은 4~5년간이나 제 맛을 유지할 수가 있다. 200여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신비한 요리 타임캡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