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제작자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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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제작자의 의도


2016. 1. 4.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터무니없는 남편 낚시질에 질린 응답시리즈 일부 매니아들에겐 결코 반갑지 않은 구절이지만

추억여행에 '남편찾기'란 양념을 꼭 뿌리고야 마는 감독과 작가는 참 좋아하는 것 같은 구절

예능국 출신답게 '극적인 재미'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듯한 감독과 작가의 성향이 물씬 드러나는..


그 '극적인' 감정의 주체는 응당 시청자가 되길 바라기에

감독과 작가는 자신들이 이끄는 방향으로 최대한 시청자가 따라오길 원해


모든 드라마와 예능이 시청자의 반응을 어느정도 예견하며 유도를 하긴 하지만

예능에서 드라마로 넘어 온 응답의 감독과 작가는 정도에서 차이를 보여

0회 시청'지도'서 


소개도 아니고 안내도 아니고 설명도 아닌 '지도'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가르치고 이끄는 것


'이렇게 봐 주십사'가 아닌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저 따라오세요'

제작자와 시청자의 관계가 수직적 관계가 되는 것을 의도하고 강조하는 듯해


물론 그 방법이 장점만 있고 의도대로 모든 게 순탄히 흘러가진 않는다는 것을 감독과 작가도 이미 알거야


하지만 감독 작가도 알고 응답시리즈 매니아들도 다 아는 사실,

그 자체가 응답시리즈의 특색이 되었고 그 특색에 물든 매니아가 적지 않으며

그 어느 드라마보다 장면, 대사, 소품 하나 하나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가며 수많은 해석이 쏟아진다는 것

이러한 행위들로 이미 그들의 '지도'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감상하는 시청자가 된 것은 부정할 수가 없지


그것은 곧,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작가가 초지일관 자신있을 수 있는 이유이자

(그 자신감으로 일어나는 부수적 폐단에 대한 것은 이미 낚인 시청자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 이 글에선 논외로 두겠음)

전작 전전작의 0회에선 붙지 않았던 '시청지도서'란 부제를 3번째 시리즈에선 굳이 단 이유 


한 번 정했던 응답시리즈의 골조, 이미 청사진을 그려 놓았을 결론까지 

시청자의 피드백과 관계없이 직진하는 것도 그런 맥락인거야




시청자도 마냥 호구이지만은 않아

일부 매니아들은 응답시리즈를 그냥 시청한 게 아니라

매니아에 걸맞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사람들이니

감독과 작가의 성향은 물론 응답시리즈의 기본 골조에 대해서는 빠삭해질 수밖에..


그래서 감독과 작가의 '끝끝아'에 민감한 건지도 모르겠어


이미 그들의 '지도'에 이끌림을 인정한 시청자를 두고서 '끝끝아'를 외치는 건

'지도'의 정도를 넘어서는 일방적인 휘두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거든

은연중에 느끼는 것과 여실히 느끼는 것에 대한 감상의 차이는 생기기 마련이고

단순히 '극적인 재미'을 위함이 아닌 '극적인 남편찾기'를 위한 것으로 주객전도가 되었을 때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거든

전작에서도 그러한 '지도'적인 의도가 표면적으로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부터 

시청자의 피로감이 짙어지기 시작했거든


짧지 않은 애달픔의 끝에 이루어진 커플의 애정 어린 전화통화 뒤로

TV 속 인터뷰에서 정면을 응시하며 요기베라의 명언을 읊는 우완투수의 대사는

사실 작가의 대변이나 다름없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결국 남주에게 모친상을 겪게하고 나름 힘겹게 미래를 약속한 커플을 파혼으로까지 치닫게 한 의지




이번엔 동일 일화의 입을 빌려 예고까지 했으니 어련하실까

공개고백 - 분홍셔츠의 오해 - 지갑 속 사진



끝사랑은 가족입니다.

가족극에 더 힘을 실겠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감독과 작가는 끊임없이 '극적인 남편찾기'를 위해 적은 분량으로도 열을 올리고 있었지


2015년 이미 완성된 커플을 두고 여러 해석이 깃든 스토리텔링이었다.라는 건

감독과 작가의 익숙한 장난질을 눈감아주는 응답시리즈 팬의 자기위안이고

극의 기초적인 서사구조를 갖춰다한들

'극적인 남편찾기'로 일부 불필요한 것들이 생긴 것은 외면할 수가 없어



한 골목 불알친구라는 5인방의 관계성을 두고

굳이 그리고 말겠다는 5인방 내 삼각관계를 

물고 물리는 짝사랑만으로 큰 상처없이 그려내길 바랐던 기대를 져버리고


청춘들에게 일련의 사건들로 마음의 큰 생채기를 만들고 나서야

앞서 바랐던 유사짝사랑의 상태를 4회를 남겨두고 만들어버린 잔인한 작태에

'끝끝아'를 향한 제작자의 무한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깨닫고나니


휘둘릴 때 휘둘리더라도 

낚시대를 쥔 주인이 나를 바다로 풀어주려고 낚시대를 휘두르는 것인지

나를 낚아 끌어 올리려고 낚시대를 휘두르는 것인지는 제대로 분간은 하고 휘둘려야겠다는

응답시리즈만 벌써 3번째인 시청자의 오기도 굳건해지게 되는 것



그리고 감독과 작가가 단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시청자를 믿고 자만하여 발전없는 일관성을 유지해도

다음시리즈가 또 나올 때엔 더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떡밥을 물고 낚싯바늘에 꿰인 다 잡은 것 같은 물고기도 놓칠 수 있다는 것


물론 '끝끝아'성애자인 감독과 작가는 변함이 없을 것 같아 안타깝지만..




다음엔 미뤄두었던 덕선이 얘기를 주절거려보고 싶어서

감독과 작가의 의도를 먼저 얘기해봤어

의도에 중점을 두고자..

 

우선은 비하인드로 훈훈한 여운을 더 즐긴 뒤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