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어묵 비하 사건, 이영자는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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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어묵 비하 사건, 이영자는 무슨 죄?


2018. 5. 26.

MBC 세월호 어묵 비하 사건은 지금까지의 방송사들의 일베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다. 2018년 5월 5일, 9회에서 세월호 사고 당시 보도 화면을 배경만 블러 처리하여 방영해 세월호 어묵 비하 문제가 제기되었다. 하필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굳이 세월호 참사 당시의 보도를 배경을 블러 처리하여 방영한 것은 일베저장소 최악의 악행 중 하나인 어묵 비하 그 자체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모처럼 MBC가 제대로 된 아이템을 만나서 승승장구하려던 참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되었다. 

순전한 우연이라는 실드가 보이지만 방송을 보면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영상을 두 개나 드립삼아서 이어붙였는데 침몰하는 세월호가 나오는 부분을 블러 처리했다. 즉, 수없이 많은 보도 화면 중 일부러 방영 시점에서는 4년전 세월호 참사 당시의 화면을 고른 것이고 눈치채지 못하게 배경을 블러 처리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우연히 어묵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드립 소재로 쓰기 위해 우연히 그냥 '속보'로 검색해서 보도화면을 사용했는데 우연히 세월호 당시의 보도화면이 우연히 두 개나 걸려서 우연히 블러처리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세월호 사건을 떠나 토요일밤에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드립의 소재로 쓰기 위해 굳이 배가 침몰하고 있는 화면을 가져올 이유가 없다.



세월호 4주기 '로그북-세월호 잠수사들의 일기'

'일베' 세월호 조롱 폭식투쟁때 '삼성'이 후원해줬다.

기부천사로 명성을 떨치던 김장훈이 양지로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된 중요한 계기가 바로 어묵드립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사안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초대형 참사다. 어묵드립 하나로 인해 선한 이미지였던 김장훈이 하루아침에 3류 가수로 추락해 버렸던 전례도 있고, 어묵드립으로 인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있음을 감안하면 절대 생각해서도 안 될 반인륜적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편집을 하고 합성을 할 때부터 합성 소재로 사용된 뉴스가 어떤 뉴스인지 알고 사용했기 때문에 우연히라는 가정이 있을 수가 없다. 설령 백번양보해서 어묵드립을 몰라서 합성을 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을 웃게하는 예능 프로에 전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던 세월호 참사당시 뉴스를 사용한 것은 경솔한 행동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계층에서는 '세월호가 성역인가?'는 반응도 나오고 있으나 일베의 세월호 어묵드립은 지독한 고인드립으로 정치색이나 지지 정당을 떠나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될 짓이다. 무엇보다 공영방송에서는 절대 일어나면 안 되었을 일이다. 일례로 보수층에서 세월호와 대비시키는 천안함 피격사건의 경우에도 일부 진보언론과 지지층에서 음모론을 제기했을지 언정 상어드립과 같은 고인드립은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지탄을 받았었다.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MBC를 마지막 숨줄이나마 붙어 있게 해준 것이 무한도전과 일밤이 버틴 예능국이었다. 비록 보도국은 폐급이어도 예능은 '봐줄만 하다.'였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인해 예능국까지 일베가 침투해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심어주기 충분한 사건이다.

MBC의 정상화를 운운하면서 사장을 위시한 간부급이 교체되고도 일베를 걸러내지 못하게 되면 시청료도 받지 못하는 MBC로써는 예능 광고까지 안팔리면서 답이 없는 상황이 된다. 게다가 두 번째 사진의 최대현 아나운서는 김세의 기자와 함께 대표적인 MBC 내 극우 인물 중 하나였으며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TV에서 배제된 인물 1순위였다. 최승호 체제에서 이런 인물을 다시 재등장 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프로그램의 존폐가 걸린 사안이 분명하며 프로그램 종영과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TV리포트 보도에 따르면 이영자 본인도 이번 사건에 큰 충격 받아 이번 주 녹화에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작진에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고정 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 녹화에는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에서는 제작진에게 사실상 할 수 있는 최대의 항의를 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이영자는 세월호 사건을 매우 안타까워하던 사람이다.



스트레이트 '세월호 참사' 조롱자금 조달한 삼성 폭로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 할게요

세월호 보도장면을 조연출과 FD들이알고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조연출과 FD들은 세월호 어묵 드립같은 패륜적 드립을 '개그코드'라고 인식했던 것이다. 5월 11일 MBC측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최초보도한 YTN이 카카오톡 디자인의 그래픽을 사용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아직 카톡은 밝혀진게 없는 상태다.


<전지적 참견 시점>제작진입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하였습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여 사용하겠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공식 사과는 (사실 최승호 사장의 사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것이라 보도자료가 있는 공식 사과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엄밀히, 철저히 조사'한 후 '책임을 지겠다'는 식의 모호한 대책 언급만 하고 있어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제작진은 이미 항의가 올라오는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 처리하는 대응을 보여 논란을 스스로 키운 바 있다. 제작진과 최승호 사장 본인의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드러나는데 제작진이 이미 "자료를 제공하는 직원"이라고 유력한 용의자를 지목한 상태에서 외부전문가 조사위원회가 꾸리는 것은 결국 보여주기 식 대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승호 사장의 이영자 언급은 뜬금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 세 건의 사과문에는 자신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 그저 모호하게 방송 중 세월호 보도자료가 언급되었다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어묵드립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다. '편집과정 중 우연히 세월호 보도자료가 끼어들어갔네? 미안~'하는 식으로 사태를 축소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기 충분한 정황이다. 제작진은 왜 세월호 보도자료를 예능프로그램에 사용하였는지가 아니라, 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세월호 보도자료를 사용하였는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

2018년 5월 10일, 제작진들이 해당 영상을 알고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썼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위에서 언급된 사과문이 왜 그 모양일 수 밖에 없는지가 드러났다.



윤서인 조두순 사건 피해자 우롱 사건

세월호와 똑같은 한성호 침몰 사고

이영자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며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아파했던 사람이었다.


MBC가 최승호 사장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고, 여기에 이영자까지 전참시 녹화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녀 입장에서는 본인의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어이 없이 일베충의 더러운 장난질에 본인 얼굴이 팔렸고, 동영상은 다 내려졌다곤 해도 캡쳐 이미지가 마구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며, 포털 검색어에 세월호 오뎅비하 이영자가 제공되고 있는 상황(즉, 이영자가 세월호를 어묵으로 비하했다는 오해를 받는 상황)이니 고소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최근 무한도전 종영 이후 MBC로서는 새로운 대박 예능이 간절한 상황이고, 전참시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참이었다. 거기다 전참시 화제성의 90%는 그녀가 만들어 내고 있는데 MBC가 공로를 치하하지는 못할 망정, 그녀의 얼굴에 제대로 먹칠을 한 셈. 

이영자는 세월호 참사를 비하한 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세월호 유가족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감동적인 언행을 보여주어 극찬을 받았던 사람이다. 저 고인드립도 절대 이영자의 컨셉이 아니라 제작 실무진의 그릇된 생각에서 빚어진 사태이므로 그녀는 이 사건에서 무고한 피해자다.

이에 이영자는 다음에 예정된 녹화에 불참할 것을 통보했고,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다른 일정은 취소 없이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MBC의 다음 대처가 부족할 경우, 계속해서 녹화에 불참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MBC에게 모든 것을 미뤄버렸지만 최종 의사 결정권은 본인이 쥐고 있겠다는 방송경력 27년 베테랑다운 영리한 행보며 사실상 보이콧이다. 물론 이영자 정도 되기 때문에 방송국을 상대로 이런 대처가 가능한 것이지, 아무리 100% 방송국 과실이라고 하더라도 대체 가능한 힘없는 무명or신인 연예인이었다면 항의는커녕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프로그램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참여해야만 했을 것이다.

방송은 매주 마감이 칼같이 돌아오는 업계이기에 녹화일에 맞춘 출연자들의 섭외 및 스케쥴 조절에 매우 민감하다. 더군다나 이영자는 전참시의 알파이자 오메가이기 때문에 그녀의 녹화 불참 통보는 1~2주 결방 수준이 아니라 프로그램 종영까지도 상정해야 하는 심각한 리스크다. 거기다 종영을 하더라도 MBC의 내부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메인 출연자의 보이콧에 의한 종영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이것은 MBC의 엄청난 흑역사로 기억될 것이 뻔하다. 향후 MBC의 대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며, 본인에게 닥친 악질적인 모함에 가까운 위기를 "MBC 하기 나름"으로 반전시켜 이미지 회복은 물론 상승까지 불러온 그녀의 신의 한수를 시청자들이 응원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질질 끌수록 MBC가 불리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한편 MBC는 1차 조사를 마쳤으나 통상적 제작 절차에 따라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문제가 된 장면을 거르지 못한건 실수에 불과하다는 원론적인 결론을 내렸다. 도리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PD들이 MBC 정상화 파업에 참여하는 등 사내 평판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말을 조사 결과랍시고 내놓았다. MBC 정상화가 사실은 파벌끼리의 정치싸움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에 참으로 걸맞는 발언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고인이 된 자식을 조롱한 방송을 제작한 PD들은 사실은 우리 편이고 좋은 사람들이라 일부러 그런 일을 했을 리 없으니 당신의 착각이라며 감싼 것이다.

이에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결국 잘못한 사람은 없고 우리만 또 죽었다."며 조사 결과에 대해 비판했다. 이런 행태로 보아 책임자 징계 없이 프로그램만 없애고 사건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