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 김두한 4달러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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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 김두한 4달러 협상


2017. 8. 30.

야인시대 中
6.25 전쟁 당시 미군의 군수물자를 운반하던 노무자들의 파업 후 임금 협상 과정에서, 김두한 측이 미군을 상대로 노무자 일급을 하루 1달러에서 4달러로 4배나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나온 장면이다. 얼마 되지 않는 돈같아 보일 수 있지만, 당시 4달러를 현대의 달러화의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34달러가 넘는 돈이다. 현재를 바탕으로 따지자면 대략 8.5달러(8000원)를 34달러(30000원)로 올리는 셈. 거기다가 당시 한국내에서의 달러의 위상을 감안한다면… 

드라마의 맥락을 보자면, 김두한이라는 사람이 분명 무식하고 막무가내인 사람이지만 약자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온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극중 김두한은 자신을 소개할 때 십중팔구 시작을 "본인은 교동보통국민학교를 중퇴했으며…무식하지만 의가 무엇인지는 아는 사람이다." 식으로 소개하는데 이게 이 작품에서 김두한의 캐릭터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주인공 보정 치고는 내용의 개연성과 사건 전개가 너무나 개판이다보니 오히려 병맛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2달러로 합의를 보려던 미군 준장(보직은 군수사령관)을 상대로 완고하게 "4딸라!"만 외친 덕에 1분도 지나지 않아 일급 4달러로 합의를 보게 된다. 특히 "오케이, 땡큐, 오케이, 4딸라"라고 외치는 장면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무엇보다 4달러라는 협상 결과 자체보다는 어떤 말재주도 제안도 없이 우격다짐으로 임금을 4배나 올린 게 우스운 부분이다. 게다가, 영어도 안 통하는 김두한이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도 우스운 부분이다.


대본
김두한: 1달러는 너무 적소. 4딸라쯤 합시다.
미군: (코웃음)
김종원: 4딸라?
김두한: 4딸라. 일급 4딸라로 합시다.
김종원: 어떻게 1딸라 임금을 4배나 올린단 말이오? 1.5딸라 합시다.
김두한: 4딸라.
미군: 2 dollars. That's double, double! (2달러. 2배요, 2배!)
김두한: 4딸라.
미군: 2 dollars 50. (2.5달러.)
김두한: 4딸라.
미군: I can't believe this. This is ridiculous… 3 dollars! (말도 안돼… 3달러.)
김종원: 이봐 김두한, 3배야. 3배까지 올라갔어. 이건 말도 안되는 인상이야.
김두한: 4↘딸↗라↗!!
미군: The hell with this… All right. 4 dollars! (미치겠구만… 좋다. 4달러!)
김두한: 오케이, 땡큐! 오케이! 4딸라!!

여담

김두한/생애 문서와 김두한/야인시대 3부 문서에서 보듯이 역사적 근거는 없다. 말년의 김두한의 노동자와 사민주의 지지주장에만 기반할 뿐이다.


이때 일급 4달러는 연봉으로 환산할 경우 일요일 및 공휴일을 제외하고 1년에 280일을 일한다고 해도 대략 1,100달러 가량이다. 이는 1950년 당시, 미국의 1인당 GDP인 1,116달러에 근접하는 수치이며 한국전쟁 직후, 한국의 1인당 GDP가 67달러 밖에 안 됐음을 감안한다면 엄청나게 큰 금액이었다. 이는 일급이 기존 1달러였다고 해도 다르지 않은데, 주급을 일급으로 잘못 말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임금이다. 아마도 제작진이 당시 달러 대비 환율을 적용한 듯 싶다. 여담이지만 당시의 1달러와 50센트짜리 주화는 은으로 된 은화였다.

굳이 개연성을 넣어보자면 당시 전황이 급박한데 노동자들의 파업은 상당히 위협적일수 있어서 어떻게든 타협을 해야 했는데다가 이 장면 직전에 김종원과 김두한이 서로 말싸움을 하다가 총을 들이민걸 말로하자며 간신히 말렸는데 미군입장으로는 공산주의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왔는데 시민이 불만을 품고 일으킨 파업을 강제 진압 할수도 없고 더군다나 노조 대표와 계엄사령관이 서로 총질을 해대는 끔찍한 결과라도 나온다면 엄청난 문제가 되었을것이다. 이 상황에 사딸라만 외쳐대니 에라 모르겠다 하고 합의한걸지도. 적어도 장기 파업으로 보급품을 못받고 후방에 공산당 동조세력을 만드는것보단 나을테니까. 

당시 이 협상에서 김두한을 상대했던 그 미8군 소속 미군준장은 휴전 후 김두한을 찾아가서 현재 한국에 쌓인 막대한 양의 UN군수물자를 한국에 싼 가격으로 불하하는 중대한 업무를 맡기는데, 미군이 김두한을 지목한 이유는 과거 파업 당시 다수 근로자들의 권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모습에 감명받아 그를 적임자로 여겼던 것. 물론 김두한은 혼자서만 독식할 수 없다고 해서 다수 조직들을 입찰에 참여시켜 이는 건중친목회 발족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