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으로 만든 천연 감미료 조청
본문 바로가기

곡식으로 만든 천연 감미료 조청


2017. 8. 10.

조청은 물엿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찬 물에 넣어도 잘 저어 주면 물과 섞이는 물엿과 달리, 조청은 찬 물에 넣고 저으면 숟가락에 마구 엉겨붙는다.


조청은 맥아를 이용하여 보리나 쌀에 들어있는 녹말을 맥아(엿기름)의 효소를 사용하여 추출한 후 정제하지 않은 그대로 건더기만 걸러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지만 물엿은 옥수수나 기타 각종 식물에서 인공적으로 분쇄 및 화학처리하여 얻어낸 녹말을 이당류로 분해하여 얻어낸 것으로 어떠한 향기도 없는 당분 99%로 이루어진 공산품을 의미한다. 조청에는 당분 외에 약간의 섬유질과 같은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 갈색빛을 띄게 된다. 

가래떡을 이것에 찍어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을 느낄 수 있으며 조청이 없을 땐 꿀에 찍어먹기도 한다.
원재료에 따라 현미 조청, 쌀 조청 등으로 나뉘며 정말 드물게 수수 조청이나 양파, 도라지, 생강, 호박등 여러 재료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쌀 조청을 제외하면 가격이 확 튈 정도로 보기 드물고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시판중인 투명한 빛깔의 물엿은 옥수수, 각종 전분을 주로 사용하며 마지막 과정에서 당분을 제외한 모든 불순물을 인공적으로 걸러내기 때문에 투명하다.


사실 일반 가정집에서도 만들려면 굳이 못 만들 이유는 없다.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식혜나 엿과 동일하며, 조리시간에 따른 수분함량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식혜를 졸여서 적당히 점성이 있게 만들면 조청, 더 졸여서 수분을 완전히 날려 굳히면 엿이 된다.
문제는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는 것과 가스비. 조청 1kg을 얻으려면 쌀 2kg에 엿기름 500g을 때려부어 6시간동안 삭히고, 그걸 또 한 나절 꼬박 졸여야한다. 장작으로 불을 때서 요리하는 옛날식 부엌이 아니라면, 가스비 고지서 받고 뒷목 짚을 각오는 하자. 보통 할머니 연세정도 되는 분들이 만드시는데 이거 만들줄 아는 분들은 어지간한 양반가 음식은 만들줄 안다고 보면 된다. 왜냐면 보다시피 쌀과 장작이 엄청 들어가기 때문.

약간 된 밥(=고두밥, 또는 익힌 감자, 고구마 등)과 엿기름을 같이 넣어 삭힌 뒤, 따뜻한 곳에 오래 두면 밥알이 동동 뜬 식혜가 나오는데 이 상태에서 건더기는 빼내고 적당히 졸여내면 조청이 된다. 계속 졸이면 그대로 엿이 된다. 굳은 정도에 따라서도 묽은조청이나 된조청 등으로 구분하며, 엿과는 달리 아무리 식혀도 딱딱하게 굳어지지 않는다. 물론 얼리면 굳어지지만.

판엿이 되기 전 묽은 덩어리를 계속 늘여주면서 공기를 섞어주면 덜 단단한 하얀색 엿이 나온다.

떡이나 한과 에 사용되며,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가래떡을 노릇하게 구워 조청에 찍어먹으면 일품이다. 물엿이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 물엿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물엿을 넣은 요리는 적절하게 윤기가 나기 때문에 이를 위해 넣는 경우도 있다. 다만 조청은 쌀을 대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재료는 아니었고 주로 궁궐 수랏상이나 양반집에서 사용되는 요리 재료였다.

꿀단지를 숨겨놓고 먹던 훈장님이 나오는 전래동화에서 등장하는 꿀단지는 본래 조청이 들어있는 단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