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사진찍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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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사진찍은 이유


2017. 5. 3.

윈스턴 처칠을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 중 하나인데, 하필 이런 험상궂은 표정으로 찍힌 것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얽혀있다.

사진작가는 유서프 카시(Yousuf Karsh, 1908년~2002년). 터키 출신의(부모는 아르메니아계) 캐나다 사진작가. 20세기 인물사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사진가로 이 사진을 찍고 난 뒤에 사진계에서 일약 대스타가 된다. 처칠과 사진 찍을 당시 처칠이 말하길, "자네는 사람을 괴롭히는 데 소질이 있군. 그럼 욕 먹고 오래 못 살 거야." 그런데 보시다시피 (한 세대 차이는 있지만) 향년 94세로 처칠 나이보다 더 오래 살았다.유서프 카시는 이 사진을 찍으면서 전쟁을 치르며 영국을 이끄는 그의 카리스마를 담아내려 했는데, 처칠이 도무지 입에서 시가를 놓질 않자 참다 못한 카시가 처칠이 입에 문 시가를 손으로 쏙 잡아빼버렸다. 이에 열받은 처칠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는데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에 담아낸 것이 바로 위 사진이다.



참고로 이 사진은 2016년 9월 발행된 영국 5파운드 폴리머 신권 뒷면의 처칠 경 사진으로 사용되었다!
처칠은 사진을 찍은 후 잠깐 침묵하다가 웃으면서 "한 장 더 찍으시게."라고 했다. 그리고는 촬영 뒤 카시에게 악수를 청하며 "당신은 으르렁거리는 사자도 가만히 사진 찍게 할 수 있군."이라고 했다고. 이 때문에 이 사진은 사진사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진이 되었다. 처칠도 이 사진을 보고는 마음에 들어했다.


직후에 다시 찍은 사진. 기분이 풀어졌는지 윗 사진과는 달리 후덕한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