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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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2017. 4. 1.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 피아니스트.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가 되었다.

6세 때 피아노를, 7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0세 때 피아노에 전념하기로 결정한 뒤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이듬해인 음악춘추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각종 콩쿠르를 석권했다. 12세 때 단독으로 금호 영재 콘서트를 가졌고, 음악세계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예원학교에 입학했다. 2008년 15세 때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시작했다.


2009년, 16세에 최연소 및 아시아인 최초로 일본에서 열린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에 입상하면서 만 15세에 병역 혜택을 받게 되었다.

2011년, 서울예고 재학 중에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3위에 입상했다.


2012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 입학하여 현재까지 파리에 거주 중이다. 입학을 위해 불어 능력 검정시험(DELF)에서 B1(대학 입학이 가능한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미셸 베로프 교수를 사사하고 있으며 3년 째에 학사 취득 후 2년 석사 과정 중. 쇼팽 콩쿠르 우승 직후부터 이어지는 위너스 투어 콘서트와 여러 스케쥴로 인해 1년간 휴학했으나 2017년부터의 스케쥴이 더욱 빽빽해 일단은 학업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파리에서의 모습>


2014년에는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를 수상했으며 한국으로 돌아와 4주간의 군사훈련을 소화했다.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아시아인으로서는 3번째로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본선 1차-3차, 결선에 이르기까지 감정 기복없이 매 라운드를 압도적인 기량과 진화한 해석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쇼팽 콩쿠르 금메달을 시상하는 모습>


더불어 콩쿠르 위너스 갈라 콘서트 투어와 더불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의 쇼팽 콩쿠르 실황음반을 발매하게 되었다. 이례적으로 콩쿠르 시작 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우승자의 실황 음반을 발매하기로 약속되어 있었으므로 가능했던 일인데, 조성진 본인의 실력과 동시에 행운과 타이밍이 따라주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해당 음반은 국내외 1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대 히트 중. 2015년 연말 한국의 가온 앨범 결산차트 50위 중 35위(75,798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50위 권 내의 유일한 비非 아이돌 음반이다. 2016년 11월 현재까지 한국에서만 89,217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클래식 음반 사상 전례가 없는 대기록. 추가로 발매된 LP 역시 판매하는 사이트마다 품절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16년 2월 23일 쇼팽협회 레이블로 발매 예정인 블루시리즈, 즉 참가자들의 실황 녹음 음반 시리즈인 2번째 쇼팽 콩쿠르 실황음반 역시 선주문 2만장이 모두 소진되어 재주문에 들어갔다고 한다. 해당 음반은 첫번째 쇼팽 콩쿠르 실황음반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에서만 특별히 조성진의 연주 모습이 들어간 앨범커버로 발매될 예정이기도 하다. 


<시상식 후 열린 우승자 콘서트>

그런데 입상자 발표 후 예선부터 결선까지의 채점표가 공식 공개되면서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프랑스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레몽이 결선에서 조성진에게 10점 만점에 1점을 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최하점을 받았음에도 나머지 심사위원들로부터 9-10점을 얻어냄으로써 2위와 5점 차로 우승한 것이다. 앙트레몽은 본선 2차와 3차 통과여부에서도 17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조성진에게 'NO'로 의사를 표명했다. 심지어 이런 악용을 막기 위해 평가 점수를 1~100점에서 1~25점으로 바꾼 뒤 시작된 2015 콩쿨이었음에도 본인의 권위를 악용한 것이어서 관련업계에서 비판이 따르고 있다. 이 논란의 원인이 조성진의 지도교수 미셸 베로프와 앙트레몽의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베로프는 한국의 더 피아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필립은 일반적인 동료 관계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1점이나 no를 준 것은 나에게 반하는 행동이라 생각할 수 없고, 성진에게 반하는 행동이었다. 심사위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점수를 줄 권리가 있으나 대부분의 심사위원이 10점이나 9점을 주는 상황에서 혼자만 1점을 준 것은 어리석고 창피한 행동이었다." 라고 비판했다. 조성진 본인은 이 논란에 대한 질문에,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은 다를 수 있으며 그의 뜻을 존중한다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에 조성진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인터뷰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콩쿨 결선의 첫 번째 연주자였던 조성진의 연주를 듣고, 다른 연주자의 연주는 들을 것도 없이 조성진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정경화에게 보내왔다고 한다. 음악적인 성숙도는 물론, 기교 또한 훌륭하다고 칭찬하면서 직접 음반 녹음을 주선하고 싶다고까지 했다고. 짐머만은 결선 연주를 막 끝낸 조성진에게도 직접 메일을 보내 미리 우승을 축하하기도 했다.

경쟁을 싫어하고 신경이 곤두서 잠을 설치게 되는 등의 이유로 콩쿠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조성진은, 해당 대회 우승을 통해 더 이상 콩쿠르에 출전하지 않아도 되어 기쁘며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얻게 되어 행복하다고 인터뷰했다. 이전에는 한 해에 보통 15-20회 정도의 연주회를 가졌지만 쇼팽 콩쿠르 우승 후 2015년 연말~2017년까지 예정되어 있는 연주회만 80회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다만 이렇게까지 많은 연주는 사양하고 싶다며, 16년 이후부터는 스케쥴을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1월 5일, 프랑스 솔레아 Solea 매니지먼트와 전속 제너럴 계약을 했다. 2005년 설립된 젊은 매니지먼트로, 계속 파리에 거주하고 싶어하며 메이저급 매니지먼트사보다 연주 기회는 적더라도 기억에 남는 연주를 하고 싶어하는 점, 유럽과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점, 그리고 매니지먼트사의 내실이나 연주자와 매니저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그의 성격과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탈리아에서의 연주를 위해 거물급 연주자들이 대거 소속된 로렌초 발드리히 Lorenzo Baldrighi 매니지먼트와 이탈리아 로컬 매니지먼트 계약도 이뤄졌다. 일본에서는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래로 쭉 함께 일해온 재팬 아츠 Japan Arts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고, 스페인에서는 메뎀 뮤직 Medem Music 매니지먼트와, 미국에서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입상후 3년간 유럽과 미국에서의 연주 기회를 제공했던 오푸스 3 Opus 3 Artists 로컬 매니지먼트와도 인연을 맺었다.

2016년 2월 2일, 1년만에 귀국하여 서울에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갈라 콘서트의 피날레 연주회이자 콩쿨 우승 후 첫 내한(!) 공연을 가졌다. 세간의 관심은 열광적이었으며 1일 2회 연주회라는 힘든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고 깊이있는 연주를 선보여 자국 팬들의 관심과 응원에 보답했다.

쇼팽 협회와의 계약으로 발매된 쇼팽 콩쿠르 실황 음반의 성공을 계기로 도이치 그라모폰 DG과 5년간의 전속 계약을 맺었다. 조성진의 첫 스튜디오 녹음 음반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4개의 발라드. 2016년 6월,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이탈리아의 지휘자 자난드리아 노세다(Gianandrea Noseda)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했으며 9월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4개의 발라드 녹음을 마무리지었다. 2016년 11월 25일 조성진의 이름을 걸고 발매될 첫 스튜디오 녹음 음반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 앨범은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조성진의 사진이 들어간 미니달력을 포함, 인터뷰와 쇼팽의 녹턴 20번이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된 디럭스반으로도 발매될 예정이기도 하다. 조성진은 해당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귀국하여 기자간담회와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등의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2016년 7월 15일 예술의 전당에서 서울시향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하였다.

2017년에는 국내에서도 서울 롯데콘서트홀(1/3~4)과 통영시 국제음악당(5/6), 대구광역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5/7)에서 독주회가 예정돼있다. 1월 3~4일의 롯데콘서트홀 공연은 지난 11월 티켓 오픈된 후 치열한 티켓팅 경쟁을 거쳐 진작에 매진되었다. 

1월 3일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쇼팽의 발라드 전곡, 앙코르로 드뷔시의 '월광'을, 4일에는 쇼팽의 24개 전주곡 전곡을 비롯해 베르크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각각 연주했다. 이틀 모두 연주 후에 수백명이 넘는 관객들의 싸인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는데, 연주에 이어 장시간의 싸인을 해주기 위해 손목 보호용 아대(위 사진을 참고)을 착용하는 '팬서비스 정신'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2월 22일에 모든 연주자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 카네기 홀에서 데뷔 공연을 가졌다. 공연 이틀을 앞두고 전석이 매진될 정도의 성황이었고, 청중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연주곡은 1월초 롯데 콘서트홀에서도 했던 베르크, 슈베르트, 쇼팽의 곡들로 이루어졌으며, 앙코르 곡으로 드뷔시 달빛, 쇼팽 발라드 1번, 그리고 바흐의 프랑스모음곡 5번 중 사라반드를 연주하였다.


2018년에는 한국 전국 투어가 예정되어있다고 한다.


프랑스 기자의 표현에 따르면 평온한 부처의 얼굴에, 유연한 상앗빛 손을 가진 수수한 모습에 고양이 같은 미소, 좋은 머릿결 등 곱상한 외모에 진중한 성격과 실력까지 겸비하여 국내는 물론 일본 등지에서도 꽤나 인기가 좋다. 크고 예쁜 손을 가져 손을 특히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또 인터뷰 영상들을 보면 외모와는 달리 목소리가 제법 낮고 부드러운데, 쇼팽 콩쿠르 우승 후 프랑스 라디오 공개방송에 출연하여 연주 후 불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인터뷰는 팬들을 열광케했다. 다만 영어는 불어만큼 능숙하지 않은 듯 하다는 게 팬들의 평. 

통통하던 어릴 적 모습이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구형규-띵똥(별명)과 닮았다며 띵똥이라는 별명이 있으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 유학 준비와 장염 등으로 체중이 줄었고, 군사훈련 그리고 파리 유학 후에는 파리를 걸어 돌아다니기를 즐기며 더욱 체중이 줄어 현재는 띵똥이란 별명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여러 인터뷰에서 그의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을 엿볼 수 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인터뷰를 무척 유연하게 잘한다.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는 조성진의 취미는 목욕(반신욕) 그리고 인터넷으로 각종 베이커리, 디저트 가게나 맛집을 조사한 뒤 찾아가 맛을 보는 것. 좋아하는 음식은 이탈리아 요리(특히 파스타), 프랑스 요리, 일본 요리, 각종 디저트(특히 티라미수 케이크) 등. 맛있는 음식은 대부분 좋아하지만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하고, 김치는 신 맛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와인과 맥주를 즐기는 편. 유럽에 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다 가보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 하지만 혼자있을 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단 남이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장시간 연습에 매진하는 스타일은 아니며 하루 4-5시간을 연습 시간으로 정해놓고 집중 연습한다고 한다. 여가 시간에는 축구나 야구를 보기도 한단다. 수영으로 체력을 기르고 책, 공연, 전시, 영화관람 등 문화 생활을 많이 하러 다니지만 잠도 많이 자는 게으른 편이라고. 

연주회 프로그램은 어렸을 때부터 본인이 직접 선곡한다. 다만 앙코르는 보통 2-3곡, 최대 5곡까지로 정해두고 있는데 그의 표현을 빌려 설명하자면 앙코르는 디저트와 같아서,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관객들에게) 좋지 않으므로 너무 많은 앙코르 연주는 지양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