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시 장점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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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시 장점과 문제점


2017. 1. 31.

Mexico–United States barrier
제 2의 만리장성 미국-멕시코 국경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이민자 밀입국 방지를 내세우며 공약으로 내건 장벽.

<이미 존재하는 애리조나-멕시코 국경 장벽>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티후아나(멕시코) 국경 장벽. 왼쪽이 미국, 오른쪽이 멕시코.>

원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상당 부분에는 이미 장벽이 존재하지만, 트럼프의 공약은 이 장벽을 훨씬 크고 아름답게 견고하고 높게 만들어 밀입국자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길이가 약 3000km가 넘기 때문에 장벽의 길이도 그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만리장성 길이의 반이나 되는 엄청난 길이다.

트럼프가 경선 후보일 때만 해도 선거용 구호 정도로 취급되었으나, 그의 당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고, 트럼프가 당선되자 진짜로 건설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트럼프가 선거운동때 한 말과 달리 내각 인사들을 골드만삭스 출신들로 채워넣자 한때 진보진영에서는 트럼프가 장벽공약도 폐기할 것이라고 트럼프 지지자들을 약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이후 장벽에 대해서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멕시코에게서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멕시코는 장벽 비용을 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예상 모습]


밀입국자들이 넘어가기 힘들게 매우 높게 건설될 것으로 보이나, 베를린 장벽처럼 2중으로 건설하는 건 비용 문제 때문에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장점]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주자들은 멕시코 당국의 방관, 미국의 허술한 국경 감시를 틈타 광활한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다. 때문에 국경 전체를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장벽은 밀입국 방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밀입국 방지로 미국이 얻는 이득은

  • 마약, 납치, 갱단 범죄 예방
  • 범죄자 퇴로 차단
  • 효율적인 이민정책 수립 및 실행
  • 일자리 창출
  • 사회풍기 확립
  • 예산 절감


[문제점]

이 공약이 경선 때 황당무계한 취급을 받았던 이유는 다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봐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무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

트럼프의 자체 주장으로도 약 100억 달러, 비지니스 인사이더에서 추산한 비용으로는 25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어느 쪽이 맞든 간에 엄청난 비용임은 틀림없다. 후자에 따르면 이 돈으로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도 10척 넘게 뽑을 수 있다. 트럼프도 멕시코 쪽에서 알아서 낼 것이라고 주장하긴 했는데, 멕시코 측이 낼 법적 정당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가 미국만 좋은 일에 돈을 낼 필요도 없다. 멕시코 대통령은 미 대선 전부터 트럼프 측의 이런 주장에 "터무니 없다"며 일축했으며, 트럼프 당선 후에는 아예 트럼프와의 예정된 회동을 취소시켜 불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장벽 건설 비용은 120억~380억 달러(약 14조~44조 3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1월 26일 시점 트럼프는 수입 물품들에 대한 관세를 20% 매겨 비용을 충당하려고 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는 경우 비용 부담은 당연히 미국 소비자의 몫이 되기 때문에 큰 반발이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현 여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발도 극심할 것으로 보였다.



[원주민 보호구역 문제]


트럼프 측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문제지만 사실은 꽤 심각한 문제로, 애리조나 쪽 국경에서 약 75마일(약 120km) 정도 길이의 구역은 토호노 오오담 부족이라는 아메리카 원주민 자치구역이다. 자치구역에서 이걸 계속 반대하면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해결할 방도가 없다. 실제로 2006년에는 철조망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원주민 자치구역 문제가 나오자마자 쏙 들어갔을 정도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 장벽은 사실상 엄청나게 큰 개구멍을 뻥 뚫어놓은 결함투성이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원주민 보호구역은 미국-멕시코 양 측에 걸쳐 있다. 그리고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이 넘어올 때 원주민들이 보호해 주기도 하는 등 원주민들은 미국 정부보단 멕시코인에게 더 호의적이다.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도 원주민의 권익 따윈 신경조차 안 쓰던 트럼프의 행정부에게 안 그래도 공화당에 호의적이지도 않은 원주민들이 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이 지역의 모든 철조망을 자연 훼손이라며 반대하던 것이 이들 부족의 원래 성향이기도 한 게 가장 크지만. 그래도 트럼프 정부가 원한다면 원주민 지역은 엄연히 미 연방정부 소유의 땅이므로 반발이 있겠지만 지을 수 있다. 이미 사우스 다코타에 비슷한 방식으로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기도 했고.



[다른 방법으로 들어오는 불법체류자는?]

장벽은 멕시코에서 육로를 통해 밀입국하는 불법체류자에게만 효과적이다. 멕시코에서 비자를 가지고 와서 비자 만료 후에 돌아가지 않아 불법체류자가 되는 사람들이나, 아시아에서 오는 불법체류자는 이런 걸로는 절대로 막을 수 없다. 한 마디로 들어가는 건설비, 유지비에 비해 너무 대상이 제한적이라 쓸모가 없다는 것. 일단 멕시코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과 비용을 높인다고는 했다.

하지만 장벽 건설은 처음부터 육로를 통해 들어오는 중남미 불법 이주자들을 막기 위해 제기된 공약이었고, 아시아 출신 불법 이주자까지 막지 못하니까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통계에 따라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이민자가 육로를 통해 오는 숫자보다 많다는 주장도 있긴 한데, 세관을 거쳐야 하는 공항은 오히려 육로보다도 통제가 쉽기 때문에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하기만 하면 대다수의 비행기로 오는 불체자를 걸러낼 수 있다. 또한 장벽 건설 밖에도 트럼프는 이민 단속국 직원을 만 명 증원하고 국가안보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부서를 대폭 증대시키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지역 경찰이 불체자 단속업무까지 맡도록 할 수 있다고도 했다.